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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미-북 관계 찬물 끼얹은 '화성 12' 미사일


A missile is launched during a long and medium-range ballistic rocket launch drill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in Pyongyang on Aug. 30, 2017.
A missile is launched during a long and medium-range ballistic rocket launch drill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in Pyongyang on Aug. 30, 2017.

매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일파만파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한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일본을 위협하는 한편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는데요. 화성-12형 발사가 몰고 온 군사적, 정치적 파장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 5시 57분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해 2천700km를 날아가 6시12분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발사 다음날인 30일 북한은 이 미사일이 화성-12형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북한TV]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화성-12형' 로케트 발사가 성과적으로 진행된데 대하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하는 가운데 화성-12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하는 가운데 화성-12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하겠다는 대미 위협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괌 주변을 화성-12형 미사일 4발로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이번에 방향을 살짝 바꿔서 발사했다는 겁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괌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 12형을 쐈다는 점, 괌에 근접하는 사거리 충분히 확보했다고 봐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이나 김락겸의 말이 허언이 아니고 실제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 실제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풍긴 거죠.”

화성-12형은 북한이 개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최초로 ‘화성-12형’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당시 북한 TV 보도입니다.

[녹취 : 조선중앙TV] “최대 정점 고도 2천111.5km까지 상승 비행하여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습니다.”

북한은 당시 화성-12형을 거의 90도 각도로 고각발사했는데,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4천5백~5천km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화성-12형은 2천700km가량 비행하는데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비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또는 처음부터 연료량을 줄여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당국은 북한이 이번 화성-12형 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 기술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이번 발사는 대기권 재진입 보다 미사일 운용에 초점을 맞췄으며 북한 당국도 관측시설이 없어 재진입 성공 여부를 모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I think they want to test full range..”

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의 이번 화성-12형 발사는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한 미-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하면서 “그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But, Kim Jong Un, I respect the fact that I believe he is starting to respect us,..

같은 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 정권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런 변화가 미국이 기대해 온 대화 신호의 출발점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태평양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겁니다.

이 때문인지 미사일 발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15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북한 정권이 이웃나라와 유엔의 모든 회원국, 그리고 용인할 수 있는 국제적 행동의 최소한의 기준 마저 경멸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선택 방안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40분 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두 지도자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국제사회가 여기에 동참하도록 최대한 설득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의 화성-12형 발사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통해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을 보여주라고 지시했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입니다.

[녹취: 윤영찬]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이 내용을 보고 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오전 9시 20분쯤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MK-84 폭탄 8발을 (강원도)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미국대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미국대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이어 29일 오후 미 동부 뉴욕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All of us the US, Japan… “헤일리 대사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유럽나라들과, 아프리카, 남미 나라들이 하나가 돼, 북한의 충격적 행위를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왕이 부장은 30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사회의 비확산 체제를 훼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부장은 새로운 대북 제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안보리 합의에 근거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9절을 맞아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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