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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북한 아동인권 고발 연극, 미국 순회공연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나우’가 미국에서 북한 아동들의 인권을 알리는 연극을 미국에서 순회 공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교에서 열린 연극 '우리는 행복합니다'의 마지막 장면.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나우’가 미국에서 북한 아동들의 인권을 알리는 연극을 미국에서 순회 공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교에서 열린 연극 '우리는 행복합니다'의 마지막 장면.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가 미국에서 북한 아동들의 인권을 알리는 연극을 공연했습니다. 북한 `꽃제비'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북한 아동인권 고발 연극, 미국 순회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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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녹취: “ Tofu, Tofu, Delicious Tofu, I have to buy rice, I have to feed my..”

장마당에서 두부를 팔고 있는 북한 여성. 자식에게 줄 쌀을 사기 위해 두부를 판다고 말하며 목청껏 소리칩니다.

[현장음 녹취]“My father died last month, I bought my father’s clothes..”

여성의 옆에 앉은 행색이 초라한 청소년은 아버지가 지난달에 굶어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옷을 팔러 나왔다고 말합니다.

목에 빨간 수건을 두르고 완장을 찬 또 다른 청소년은 보위부 간부인 아버지를 두고 꽃제비들을 괴롭히는 북한 학생입니다.

[현장음 녹취]“Hey what are you doing here, I’m asking you!” idiot, Go to school..”

이 학생은 같은 또래 꽃제비들의 물건을 발로 차고 욕을 하며 학교에 가라고 놀려댑니다.

[현장음 녹취:“I’m going home, I’m going home.. It’s not far, just close by…”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노래를 힘없이 부르며 등장하는 꽃제비 소녀는 며칠 동안 굶은 탓에 비틀거리고, 소녀의 남동생도 굶주린 배를 쥐고 누이를 위해 구걸합니다.

목발을 집고 등장하는 장애인 꽃제비는 중국을 몰래 오가며 구한 CD, DVD, 과일 등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요, 이 물건들을 팔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빌어먹고 사는 꽃제비들의 비참한 현실을 그린 영어창작극 `우리는 행복합니다'의 미국 순회공연.

이번 공연은 한국 내 탈북자 구출 지원단체 ‘나우’가 지난달 29일 미 오하이오주 볼링그린대학교에서 2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시작했습니다.

이어 매사츄세츠주 하버드대학 공공정책 전문대학원,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 민간단체, 그리고 뉴욕의 유명 관광지 센트럴 파크의 거리에서 공연됐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지난 6일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교내 북한인권 모임 THiNK의 후원으로 열렸는데요, 학생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진지한 태도로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북한에서 한 쪽 팔과 다리를 잃은 장애인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꽃제비로 출연해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보안요원의 발길질에 쓰러지며 신음하는 장면에서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탄성이 들렸습니다.

지 대표는 오래 전 자신의 탈북 당시 심정을 그대로 표현하며, 공연의 주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현장음 녹취]“What kind of life is this? There is no life here, there is no hope here...”

“도대체 이것이 삶인가? 이 곳은 삶도 희망도 없다. 국경을 넘어가면 희망도 삶도 자유도 있다. 학교도 다닐 수 있다. 함께 그 곳으로 가자.”라는 뜻입니다.

연극 ‘우리는 행복합니다’는 탈북 행렬에 동참하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은 누이의 주검 앞에서 절규하는 꽃제비 소년의 통곡과 함께 막을 내리고, 관객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갈채를 보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학생들은 탈북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는데요, 북한 당국에 의해 세뇌 당해 본 경험이 어떤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역할 등을 물었고, 탈북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말했습니다.

학생들과 탈북자들의 대화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는데요, 조지타운대 THiNK의 윤여은 회장은 `VOA'에, 실제 꽃제비로 살았던 탈북 학생들과 미국 학생들의 만남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여은]“일 대 일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관심도를 끌어 올리고, 주변 변두리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보면 자기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크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교 졸업생인 샤킬 제임스 씨는 연극을 통한 북한인권에 대한 접근이 매우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샤킬 제임스]“ Even though through acting it still kinds opens your eyes and think oh, that things actually happen…”

관객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면서 북한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학교 재학생인 마리나 부스 씨는 북한의 아동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정치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 개월 동안 영어대사를 외우며 공연을 준비했던 탈북자들의 소감도 남달랐습니다. 지난 2008년 탈북해 이듬해 한국에 입국한 주일룡 씨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미국까지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주일룡]“저는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가 이렇게 연극하고 대화하는 지금 북한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그냥 그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심장 뛰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주 씨는 이런 활동이 북한의 굶주린 꽃제비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며 멀리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주일룡]“북한만 벗어나면 그 밖에는 인권이란 게 있어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세 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밖에서 여러분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으니까,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꼭 살아 남으세요. 통일되면 봅시다.”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VOA'에 이번 미국 순회공연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꽃제비 출신 탈북자들의 경험이 담긴 극을 통해 미 주류사회에 보다 강한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오는 20일 유엔에서 있을 북한 아동인권 보고서 심리를 겨냥한 것입니다. 지성호 대표입니다.

[녹취:지성호] “유엔에서 북한 아동권 심의가 있어요, 학생들도 학업 중에 이렇게 한 이유가 그 것 때문이죠. 목적이 있죠. 북한은 2016년도에 유엔에 아동보고서를 제출했죠. 북한은 아동들을 잘 보호하고 있고, 김정은이 들어선 뒤 아동권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읽었어요. 너무 설득력 있게 만든 거죠. 그래서 우리는 어둠 속에 북한이 묻으려는 진실을 까밝히려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구출지원 단체 나우가 북한 아동인권 문제를 들고 국제사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지 대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지성호] “일단 이번 행사는 시작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북한인권을 알리는 케이스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연극이란 방법으로 문화 컨텐츠로 다가가서 진실에 대한 공감을 갖게 하는 노력, 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사회나 대학교가 컨택해 준다면 달려가서 실상을 보여주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성호 대표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순회공연의 내용과 사진을 소개했는데요, 지난 7일 백악관 광장에서의 야외공연과 민간단체에서의 간담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하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꽃제비 연극- WE ARE HAPPY 우리는 행복합니다. 미국 7개 주 12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합니다.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함을 강요 당해야 하는 북한 어린이들의 슬픈 현실.. 함께 울어준 미국 시민들에게 감사하고, 고통 받는 북한의 어린이들의 인권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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