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한반도 소식을 정리해 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적극적이고 평화적인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유엔 기구를 통한 8백만 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미국 본토에 주둔한 포병부대가 한국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중심으로 오늘도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첫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미 동부시각으로 21일 오전에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22분 동안 연설하면서 국제사회의 현안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유엔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적극적인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하지만 긴장 격화나 우발적 충돌로 평화가 깨지는 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평화”를 30번 이상이나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평화를 그렇기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그 만큼한반도 상황이 위중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6.25 한국 전쟁 실향민의 아들인 점을 강조하면서 평화를 지킬 역사적 책무가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입니다. 또한 나에게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유엔 지도부에 북한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역할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띕니다.
기자) 네,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말을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특별히 나는 안보리 이사국들을 비롯한 유엔의 지도자들에게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신속하게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 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에 함께 분노하고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정권에는 어떤 메시지를 보냈습니까?
기자) 북한의 붕괴나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며 조속히 비핵화를 결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이 모든 움직일 수 없는 사실들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중요성도 상당히 강조했는데요. 전날에는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대규모 행사도 열었다고요?
기자) 네, 20일 밤에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평창의 밤’ 사를 열었습니다. 뉴욕의 명소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었는데, 유엔총회 참가를 위해 뉴욕을 찾은 많은 나라 대표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안전과 과거 성공적으로 치러낸 국제 행사들을 강조하며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치를 자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에서 평창올림픽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는데, 그런 우려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올림픽 참가 중요성을 상당히 강조했는데요. 어렵더라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과 평창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도전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것은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성사시키는 겁니다. 지금 긴장이 고조돼 있지만 그래서 더욱 평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점에 남북이 함께한다면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진행자) 이날 행사에 평창올림픽 메달도 처음으로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서울과 뉴욕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메달이 공개됐습니다.
[녹취: 메달 공개 행사 음악]
총 259 세트가 제작됐는데 한국의 정신을 강조한 한글이 메달과 리본에 녹아있다고 조직위원회는 설명했습니다. 측면에 한글 자음들을 나열해 입체감을 더했다는 겁니다. 금메달은 무게가 586g인데 금메달과 은메달은 순도가 99.9%인 순은으로 제작했고 금메달은 순금 6g 이상을 도금하도록 한 IOC의 규정을 준수했다고 조직위는 밝혔습니다. 조직위는 또 올림픽 기념 2천원권 지폐가 모두 매진됐고 기념주화도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간 열립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듣고 계십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군요
기자) 네, 국제기구를 통해 영유아와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21일) 통일부 장관 주재로 정부 각 부처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오늘 개최된 제28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는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분리하여 지속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에 따라서 두 국제기구 대북 지원사업에 대한 8백만 달러 지원 방침을 심의 의결하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만간 지원이 이뤄지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조 대변인은 “실제 지원 시기와 규모는 남북관계 상황 등 전반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 위협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대북 지원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이 나라 안팎에서 제기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이런 방침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었습니다. 대신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훼손할 수 있다며 재고를 당부했었습니다.
진행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했는데, 어떤 견해를 보였습니까?
기자)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히 제재해야 하지만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명균 장관]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추진한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밝혀왔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한 제재로 대응하면서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은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 장관은 국제기구가 엄격한 투명성 기준에 따라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지원이 취약계층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점도 지원을 결정하는데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800만 달러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겁니까?
기자) 영양식품과 의료 지원입니다.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의 아동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영양을 강화하기 위한 식품 제공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 450만 달러를 지원합니다. 또 유니세프가 역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백신, 필수의약품, 영양실조 치료제 지원에 350만 달러를 지원합니다.
진행자) 해당 국제기구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환영을 표시한 데 이어 21일은 유니세프 서울사무소가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카린 훌쇼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장은 성명에서 “이린이는 어린이일 뿐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의 5살 이하 아동들이 만성영양결핍, 물과 적합한 위생시설 부족, 부적절한 의료 서비스 등으로 건강과 복지에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만 명의 아동이 사망과 발육 지체의 위험, 35만 명의 5살 이하 아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응한 백신 투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취약계층의 상황이 계속 열악하기 때문에 지원이 시급하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니세프의 성명은 대북 지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한국 정부의 지원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의 민생 문제는 북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열악한 복지와 의료, 민생 개선을 위해 써야 할 국가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투입하기 때문에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북 지원보다 북한 정권에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인 최대의 압박 기조 역시 이런 맥락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북한 정권이 수 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아사한 것과,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구금과 고문, 살해, 압제를 당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듣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미국 본토에 주둔한 포병부대가 한국에서 실사격 훈련을 했습니다. 주한 미 8군사령부는 오늘(21일) 미 8군과 미 본토 포트 브래그(Fort Bragg)에 있는 18야전포병여단이 충청남도 대천에서 ‘비상전개 준비태세 연습’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포트 브래그는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시설이 집중된 육군기지입니다. 미군에 따르면 이 기지의 현역 병력은5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미 본토 병력이 한국으로 이동해 합동훈련을 했다는 얘기인데, 어떤 훈련을 했습니까?
기자) 서해상에서 장거리 정밀탄 실사격 훈련을 했습니다. 특히 부대원들에게 예고 없이 훈련을 시작해 군의 고속기동 포병로켓 체계를 점검했다고 8군은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의 갑작스런 도발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한 준비태세 강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토머스 밴달 8군 사령관은 이번 연습이 한반도 어디서든 미 본토 부대와 통합해 동맹 보호를 위한 합동전력을 운용할 수 있는 미군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여자 배구 남북한 경기 결과 알아볼까요?
기자) 태국에서 열린 2018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B조 예선에서 남북한이 대결했는데 한국이 3대 0으로 이겼습니다. 이 경기는 한국이 세계 랭킹 10위이고 북한은 115위이기 때문에 경기가 싱겁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하지만 2, 3세트에 25대 23, 25대19로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정진심 선수가 한국의 세계 정상급 선수인 김연경 선수에 버금가는 실력을 발휘해 국제 배구인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