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현지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커스텐 닐슨 백악관 비서실 차장을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할 예정입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여성에게 문호를 대폭 개방한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을 휩쓴 산불로 지금까지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습니다. 산불은 6만9천 헥타르를 불살랐는데요. 이 과정에서 주택과 사업체 3천500채가 소실됐고 주민 2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현재 소방대원 약 8천 명이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산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던데요. 산불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산불은 지난 8일에 시작됐습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많이 불면서 산불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화재 현장을 직접 다녀온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강승구 회장은 VOA에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녹취: 강승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회장] “순식간에 산불이 발생해서 여기저기 불꽃들이 튀고 화마가 지나간 자리는 재밖에 없더라고요. 거기다 메케한 연기에 정말 참혹한 현장을 제가 보고 왔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북부에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한인들 피해는 없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강 회장이 한인들이 밀집돼 있는 산타로사 지역을 다녀왔다고 했는데요. 한인 피해 상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강승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회장] “그쪽 지역이 한인 중에서는 전문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에요. 특히 산 위에 집을 짓고 사는 분들은 조용하고 나름대로 프라이빗 하게 사시는데 고가의 집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파악한 상황으로는 한인들의 집이 전소된 것은 10채 이상, 11채가 전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또 한인들이 갖고 있는 상가들도 전소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재산손실은 많지만 인명피해는 없는 거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여름에도 미국 서부는 산불로 큰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까? 10월에 또다시 이렇게 산불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봄에 우기가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지나 10월이 되면, 캘리포니아 지역이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산불이 쉽게 퍼진다고 합니다. 거기다 10월에 부는 강한 바람도 한몫하는데요. 최대 시속 80k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화재 지역에서 며칠째 불고 있는데,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시속 130km의 허리케인급 바람이 불기도 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유난히 가뭄이 심했던 지난여름 동안 바짝 마른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것도 산불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데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산불이 덮친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이 와인 즉 포도주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와인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주에 양조장 약 4천700개가 있는데요. 특히 피해가 큰 소노마와 나파 지역은 고급 와인 산지입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많은 양조장이 전소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또한, 직접 화재 피해를 보지는 않았더라도 화재로 인한 그을음이나 연기가 포도 향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 탓에 양조장 업계가 시름에 빠져있습니다.
진행자) 화재 현장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역 당국은 물론이고 한인회 차원에서도 구호와 지원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강승구 회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강승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회장] “제리 브라운 주지사께서 화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또 주 방위군을 투입해서 질서를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 지역 일대는 사실 저희가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 돼 버렸어요. 모든 길을 차단했고요. 그래서 거의 다 대피한 상황에서 저희 한인회가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은 한인회관을 오픈 해서 집을 잃은 분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쉘터(보호소)를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런 가운데 백악관도 캘리포니아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규정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구호 자금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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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백악관이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를 발표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백악관이 어제(11일) 발표했는데요.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커스텐 닐슨 현 백악관 비서실 차장을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닐슨 지명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닐슨 지명자는 존 켈리 현 백악관 비서실장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켈리 장관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는데요. 켈리 장관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함께 백악관으로 들어와 비서실 차장을 맡았습니다. 닐슨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정부 때 국토안보부 관리로 일했는데요. 이곳 출신이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간 국토안보부는 대행 체제 아래 있었죠?
기자) 네. 일레인 듀크 국토안보부 차관이 장관 소임을 대행했습니다. 듀크 대행은 그간 미국 남부와 카리브해를 연이어 덮친 허리케인에 대한 연방 정부의 대응을 지휘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는 9.11 테러가 난 이듬해인 2002년에 신설된 부처입니다. 테러공격 예방과 미 국민과 주요 국가기간시설, 자원 보호 등의 임무를 맡은 국토안보부는 현재 15개 부처 가운데 인원 면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큽니다.
진행자) 사실 닐슨 지명자는 그간 켈리 비서실장의 심복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라인스 프리버스 초대 비서실장의 자리를 대체한 켈리 실장이 해이해진 백악관의 기강을 잡으려고 노력했는데요. 닐슨 지명자는 이 과정에서 켈리 실장의 요구를 충실하게 실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켈리 실장이 닐슨 지명자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죠.
진행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닐슨 지명자를 지명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네. 백악관 측은 닐슨 지명자가 국토안보 정책과 주요 사회기반시설 그리고 비상 관리 분야에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닐슨 지명자의 임명 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하죠?
기자) 맞습니다. 장관은 연방 상원이 인준해 줘야 합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긴 한데요. 닐슨 지명자는 국토안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서 연방 상원에서 무난하게 인준될 것으로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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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Boy Scouts) 연맹이 어제(11일) 중요한 발표를 했군요?
기자) 네.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단원으로 여자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맹 측은 이사회가 ‘컵스카우트’에 여자아이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란 게 뭘 하는 곳이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보이스카우트는 전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시민 정신을 심어주고 야외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활동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조직인데요. 특히 미래 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11일) 나온 발표는 컵스카우트에 여자아이들을 받아 들기로 했다는 건데 그럼 컵스카우트는 뭔가요?
기자) 네. 보이스카우트 안에 나이별로 구성된 조직이 있는데요. 만 7세에서 11살 반 사이 소년들의 조직이 바로 컵스카우트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여자는 전혀 보이스카우트에 참가할 수 없었습니까?
진행자) 아닙니다. 벤처스카우트 등 몇몇 조직에 여성이 참여하기는 했는데요. 이번에 문호를 대폭 확대한 겁니다. 여자아이들을 위해서는 걸스카우트 연맹이 따로 있는데요. 보이스카우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 규모가 큰 조직입니다.
진행자) 걸스카우트가 있는데, 왜 보이스카우트 측에서 여자아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측은 여자 단원들을 받아들여달라는 외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맹 측은 지도력을 키우는 데 보이스카우트 프로그램만 한 것이 없는데, 이걸 남자뿐 아니라 여자아이들에게도 제공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단원 수를 늘리기 위해서란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최근에 단원 수가 줄어 고민이라는 소식을 본 기억이 있는데, 문호 개방이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미국 보이스카우트 단원 수가 1/3 수준으로 감소했다는데요. 걸스카우트 쪽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조처가 걸스카우트 쪽에 좋지 않은 소식이로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걸스카우트 연맹 측은 지난 8월에 보이스카우트 연맹 측에 서신을 보내 보이스카우트가 단원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자아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는데요. 걸스카우트 측은 여자 아이들이 여자들만의 환경에서 더 잘 자랄 수 있다고 반박했고요. 걸스카우트는 여자들만의 단체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을 이번 조처 말고도 최근 몇 년 새 눈길을 끄는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13년에 동성애자를 받아들였고요. 2015년에는 동성애자가 스카우트 지도자가 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또 올해 초에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를 단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