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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스 법무장관, 트럼프 대화 내용 공개 거부...성폭력 경험 공유 '미투' 캠페인 화제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18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18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부 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비 와인스틴 성추문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을 당한 경험을 공유하는 트위터 해시태그가 화제입니다. 미국에서 최근 몇 년간 C형 간염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어제(18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 나왔군요?

기자) 네. 상원 법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였는데요. 세션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의원이 의회 청문회에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장관에 지명됐을 때 인준청문회가 있었고요. 지난 6월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있었으니까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어제 청문회장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내용이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해임, 그리고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한 문답이 단연 화제였고요. 또 이민문제와 성 소수자 권리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알아볼까요? 오늘(19일) 아침에 나온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이른바 ‘행정특권’(executive privilege)을 두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행정특권’이라면 입법·사법기관의 정보 요청에 대해 행정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입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코미 전 FBI 국장 해임과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세션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라고 다그쳤습니다. 대통령이 해당 항목에 대해 행정특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니까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세션스 장관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녹취: 세션스 장관] “Consistent with long standing…”

기자) 행정부 정책과 관행에 따라 자신이 행정특권을 발동할 수도 없고, 대통령과의 대화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장차 행정특권을 발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보호하겠다고 세션스 장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이 원했던 대답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내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우려고 직간접적 방법으로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내용이죠.

진행자) 코미 전 FBI 국장이 올해 초 갑자기 해임될 때 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코미 당시 FBI 국장을 일부러 해임했다는 주장인데요.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션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큰 관심사였는데, 세션스 장관이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의 해임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거기에다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대화도 관심거리였는데, 이것도 공개를 거부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우려를 나타냈는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세션스 장관의 러시아 인사 접촉 문제도 다시 거론됐습니다.

[녹취: 세션스 장관] “Let me just say for that…”

기자) 세션스 장관의 대답은 지난 6월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온 것과 같습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정부 관리를 만났지만, 대선 문제 등 부적절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세션스 장관은 민주당의 앨 프랑켄 의원과 설전을 벌이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대체로 확실한 대답을 피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이끌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 측과 면담한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외 어제(18일) 청문회에서 나온 눈에 띄는 내용을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L.G.B.T., 즉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문제가 제기됐는데요. 미국 인권법은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같은 성 소수자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금지하고 있는데, 최근 세션스 장관은 산하 기관에 종교적인 신념과 관계되는 경우 이 규정에 예외를 둘 수 있다고 지시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진행자) 이 지침에 대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이에 대해 종교적인 믿음과 일상 활동에 균형을 잡으려는 조처였다며 이 문제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문들은 따로 연구해서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대한 질의도 나왔는데요. 세션스 장관은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두둔했습니다.

진행자) 이민정책과 관련해서 요즘 가장 논란이 많은 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DACA)와 무슬림 국가 출신 시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 금지 조처인데, 이 문제도 언급이 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DACA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고요. 또 특정 국가 시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국가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또 용의자의 이메일 정보를 수집하려면 영장을 요구하는 조처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기관에서 유출된 민감한 정보를 보도한 기자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는 질문도 이날 나왔는데요. 세션스 장관은 모든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추문 파문으로 미국 영화업계에서 퇴출당한 하비 와인스틴 씨.
성추문 파문으로 미국 영화업계에서 퇴출당한 하비 와인스틴 씨.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 씨의 성추문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인터넷에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미국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 씨가 최근 인터넷 트위터에 만든 해시태그 ‘미투’(ME TOO)를 통해 시작한 캠페인(운동)인데요. 성폭력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공유하는 캠페인입니다. 참고로 해시태그는 트위터에 올릴 글의 주제를 말합니다.

진행자) 영어 ‘미투’는 ‘나도 그렇다’, ‘나도 마찬가지’란 뜻이죠?

기자) 맞습니다. 밀라노 씨가 만든 해시태그는 나도 ‘성폭행이나 성추행의 피해자’란 뜻입니다. 와인스틴 씨에게 당한 사람들처럼 자신도 살면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 사람이라는 뜻이죠.

진행자) 밀라노 씨가 이런 해시태그를 만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성폭행이나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피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주변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이 자주 저질러지고 있고, 이런 사실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현실을 알리자는 의미가 있고요. 또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서 피해자들에게 힘을 주자는 겁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이 해시태그에 대한 상당히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해시태그가 등장하자 수많은 글이 올라왔고요. 또 이 글과 해시태그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미투’ 해시테그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면면도 흥미로운데요. 유명 가수 레이디가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성추문의 당사자인 모니카 르위스키 씨도 ‘미투’ 해시태그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재 이 해시태그에는 남녀를 망라해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비 와인스틴 씨의 성추문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와인스틴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서 오랜 기간 유명 여배우나 회사 직원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는 겁니다. 이 사실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로 처음 알려졌는데, 현재 피해자가 20명 이상 나온 상태입니다. 와인스틴 씨는 이번 추문으로 미국 영화업계에서 퇴출당했는데요. 어쨌든 이번 '미투' 캠페인이 여성에 대한 성 폭력이나 성 추행 문제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C형 간염 보균자가 복용하는 알약
C형 간염 보균자가 복용하는 알약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C형 간염 환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간 새롭게 C형 간염을 진단받은 사례가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10년에 C형 간염으로 판명된 사람이 850여 명이었던데 반해, 2015년엔 2천400명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15년간 최고 수준을 보인 겁니다. CDC는 하지만 실제로 감염된 경우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2015년 한 해만 약 3만4천 명이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진이 안 된 사례를 이렇게 많이 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C형 간염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정도로 조기발견이 어렵고요. 치료도 쉽지 않을뿐더러 C형 간염 검사 자체가 광범위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간염은 잘못하면 죽음에도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죠?

기자) 맞습니다. 간세포나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데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에서 E형 간염으로 구분되죠. 그런데 C형 간염의 경우 AㆍB형 간염보다 발병률은 낮지만, 예방 백신이 없고요. 금방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혈액이나 주사기는 물론 면도기나 칫솔, 손톱 깎기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감염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C형 간염 환자가 많은 연령층은 어딥니까?

기자) 이전까지 C형 간염은 2차 대전 이후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와 관련이 깊었습니다. 지금은 주로 60대 전후인 베이비부머들이 전반적인 인구도 많지만, 약물을 투여하는 도시인구가 늘면서 C형 간염이 많아진 겁니다. 미 전역의 350만 명에 달하는 C형 간염 환자 중 3/4이 베이비붐 세대이고요. 지난 2015년에 C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 명에 달했는데 사망자 대부분의 나이가 55살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CDC 발표를 보면 C형 간염 진단을 받은 20대와 30대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젊은 층에서 갑자기 C형 간염이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바로 오피오이드 중독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피오이드란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강력한 진통제로 최근 미국에서 이 오피오이드 남용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피오이드를 투여하는 방법이 주로 정맥주사이죠. 그런데 C형 간염이 주사기를 통해 쉽게 전염되다 보니까 진통제 중독자와 C형 간염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젊은 층에서 이렇게 C형 간염자가 늘어난다면 앞으로 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가임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C형 간염 비율이 증가하면서 지난 2009년에서 2014년 사이, C형 간염에 걸린 산모의 비율이 9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C형 간염은 출산 과정에서 아기에게도 전달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산모를 통해 C형 간염에 걸리는 아기의 비율은 6%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질병이 대물림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거기다 C형 간염 치료비용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치료비가 많게는 수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일반 건강보험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에서는 C형 간염 치료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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