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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웨덴 "북한, 채무이행 요구 불응…부채 돌려받을 것"


스웨덴 스톡홀롬 시내 풍경
스웨덴 스톡홀롬 시내 풍경

북한이 40년 넘게 쌓인 빚을 갚으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스웨덴 정부가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채무 이행을 계속 요구해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스위스와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도 수십 년 된 북한 부채의 탕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웨덴은 북한에 매년 채무 이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스웨덴 정부가 밝혔습니다.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의 카리나 캠프 공보관은 20일 ‘VOA’에 북한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매년 두 차례 빚을 갚을 것을 독촉하지만 대개 답변을 듣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돈을 돌려받겠다는 게 EKN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캠프 공보관은 북한의 채무가 2016년 12월 현재 27억 스웨덴 크로나, 미화로 3억 3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1970년대 대북 수출 대금 6억 스웨덴 크로나, 즉 7천340만 달러를 받지 못했으며, 이후 부채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부채는 1974년 스웨덴으로부터 볼보 자동차 1000대를 다른 제품과 함께 수입한 뒤 대금을 갚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가 입수한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의 ‘2016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이 16개 국가들로부터 돌려 받아야 할 60억 2천만 크로나, 미화 7억3천653만 달러 가운데 북한이 진 빚이 45%를 차지했습니다.

북한 다음으로 스웨덴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는 쿠바로, 18억5천800만 크로나, 미화 2억2천634만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북한과 쿠바의 부채를 합하면 전체의 76%를 차지합니다.

보고서는 스웨덴의 채무국 가운데 채무 이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 밖에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오랫동안 이자가 쌓였지만, 사실상 어떤 부채 상환도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의 ‘2016년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빚이 27억3천200만 크로나, 미화 3억3천423만 달러에 달하며 해당 연도 당시 어떠한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의 ‘2016년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빚이 27억3천200만 크로나, 미화 3억3천423만 달러에 달하며 해당 연도 당시 어떠한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09년 25억8000만 크로나, 미화3억1천565만 달러였던 북한의 빚은 이자로 인해 7년 사이에 1억5000만 크로나, 미화 1천840만 달러가 늘어났습니다.

스위스 역시 북한으로부터 2억510만 스위스 프랑, 미화 2억875만 달러의 채무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사벨 헤르코머 스위스 경제부 대변인은 20일 ‘VOA’에 북한과 채무조정 협정을 맺었으며, 이에 따라 북한의 채무변제를 유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처럼 북한 채무를 탕감해주거나 줄여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해 본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핀란드도 북한 부채 문제와 관련해 비슷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핀란드 수출신용기관(Finnvera) 관계자는 ‘VOA’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만기일에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받을 돈 가운데 채무 불이행 처리된 금액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적극적으로 채무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돌려 받아야 할 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핀란드 국영방송 ‘윌레’는 북한이 1970년 당시 핀란드로부터 진 빚이 3천만 유로, 미화 3천500만 달러 상당이라고 지난 4월 보도한 바 있습니다.

국가 채무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데인 롤랜드 캐나다 칼튼대학교 교수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떤 나라가 돈을 빌리고 싶으면 부채를 갚아나가거나 과거 부채를 모두 상환해야 하는데 북한은 처지가 다르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녹취: 롤랜드 교수] “The short answer is not much. International debt is typically thought of as having two enforcing mechanisms. The first is that if a country wants to be able to borrow more, it has to be repaying or have repaid its previous debts. Since North Korea seems happy not to engage officially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capital market, cutting them off is not a useful enforcement tool.”

북한은 국제사회나 자본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걸 개의치 않기 때문에 북한을 이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이 유용한 수단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채무 불이행 국가의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처럼 교역 규모가 작은 나라는 이 방법 역시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발도상국 부채관련 전문가인 하미드 장게네 미국 와이드너 대학교 경제학 교수도 채무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많지 않다며, 요구는 할 수 있지만 반대편에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고 이를 무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장게네 교수] “Not much. It can call them, but the other could ignore them on default. For the case of North Korea, it really doesn’t matter because it is not part of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so it doesn’t hurt the North Korea.”

특히 북한은 국제통화제도에 속해있지 않아 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칼튼대학교 롤랜드 교수는 스위스와 북한이 2011년 채무조정을 한 것과 관련해, 양측이 모종의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롤랜드 교수] “I could see given the relatively few channels of international finances that North Korea has access to I could see them doing a deal with Switzerland saying we will pay back a portion of the debt, and what would ends up doing is Switzerland forgives the rest of the debt and they don’t have claim on seizing North Korean deposits for example.”

별다른 국제 금융 창구를 갖지 못한 북한으로서는 스위스에 채무 일부를 상환하고, 스위스는 그 대가로 남은 빚을 탕감해주고 북한 계좌를 압류하지 않는 식의 합의를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스위스 수출신용기관(SERV)의 2016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2월 현재 북한은 이 기관에 1억7천910만 스위스 프랑, 미화 1억8천228만 달러의 빚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보고서에서 스위스 수출신용기관과 북한의 채무조정 협의가 이뤄진 2011년 금액을 표시하는 난에는 기존 부채의 10분의 1 수준인 1천790만 스위스 프랑, 미화 1천821만 달러가 기재돼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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