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특집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죠?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3일)부터 12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처음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에 이어 오늘(7일) 한국에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내일까지 한국에 머무는데요. 먼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 미군 기지에서 역내 안보 현황을 보고받고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별도 여성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방한 특집 ‘지구촌 오늘’, 본격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한국에 가자마자 군 기지부터 방문했군요?
기자) 네. ‘캠프 험프리스’는 지난 2003년부터 진행된 기지 이전 사업에 따라, 서울 용산에 주둔해온 미 8군을 비롯한 주한미군 중심 전력이 옮겨가는 곳인데요. 아무래도 핵·미사일 도발을 거듭해온 북한의 안보 위협이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고요. 여기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으로부터 비공개로, 북한군 최신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안보 현황,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군과의 연합방위태세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험프리스’ 기지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함께 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알려진 일정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만나는 걸로 돼 있었는데요. 문 대통령이 험프리스에 먼저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두 정상은 양국 군 장병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려한 오찬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내가 ‘아니다, 장병들과 함께 하겠다”고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안보 현황을 보고 받은 뒤, 장병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대화가) 잘 풀려서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길 바라며,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후 문 대통령과 무역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주한 미군 기지라는 장소 특성상, 대북 문제, 그리고 한국과의 안보협력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통상 이야기부터 꺼내자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강하게 압박한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간 이유가, 북한 문제도 있지만 FTA 개정을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트럼프 대한 무역] “Currently we are looking at ways of improving our economic relationship. I would like to thank President Moon for instructing his trade negotiators to work closely with us to quickly pursue a much better deal. The deal frankly has been quite unsuccessful and not very good for the United States.”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현행 한국과의 FTA가 성공적이지 않고, 미국에 그다지 좋은 내용이 아니라고 진단했는데요. 그러면서 보다 나은 협정을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을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을 상대로 강조하는 중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일본 방문에서도, 미국이 오랫동안 막대한 무역 적자를 겪어왔다면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 개시를 요구했는데요. 한국 방문에 이어지는 중국 일정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일 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 정상이 미군 기지를 함께 방문한 데 이어, 회담을 진행했죠?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어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공개한 모두 발언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라면서, “미국은 여러 나라로부터 적자를 보는 상태를 원하지 않는다”고 무역· 통상 현황 개선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얼마 전 양측이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FTA가 빠른 시일 내에, 미국에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고쳐지도록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초 한국은 FTA 개정을 피하자는 쪽이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대답을 내놨습니까?
기자)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 있는 무역 혜택을 누리기 위해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이 오늘(7일) 회담에서 FTA 개정 협상 일정과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뜻을 모았다는 건데요. 양측 실무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한국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내일(8일) 별도 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후 국빈 만찬이 이어졌다고요?
기자) 네. 한국에서 외국 정상들을 맞을 때, 국빈방문과 공식방문, 실무방문, 사적방문 등으로 의전 등급을 나누는데요. ‘국빈방문’은 국가원수인 대통령 공식 초청으로 외국 정상이 방문한 경우입니다. ‘공식방문’과 다른 점은 ‘나라 전체가 환영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한국 언론이 소개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국 정상이라고 보도됐습니다. 국빈 방문 일정 중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만찬은 환영의 뜻을 가장 높이 표현하는 행사로 알려졌는데요. 오늘(7일) 청와대 국빈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수행원들을 비롯한 미국 측 방문단 52명과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 70명이 함께 했습니다.
진행자) 만찬에서는 북한 문제나 통상 현안보다는 부드러운 이야기가 오갔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강조하고,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을 기원하는 덕담이 정상 간에 오갔는데요. 먼저 만찬사에 나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두 나라 군인이 전쟁터에서 흘린 애국심의 피로 동맹은 강해졌다”면서, 내일의 양국 동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고 동북아 평화를 가져오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두 나라는 수십 년간 흔들리지 않는 우정과 동맹을 자랑했다”고 역사를 돌아본 뒤 “어느 때보다 지금이 동맹이 가장 확고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한국은 언제나 서로 지지하고 함께할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자유와 평화가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특집으로 함께 하고 계십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서울에서 별도 행사를 주관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오늘(7일) 서울 미국 대사관저에서 ‘걸스 플레이(Girls Play) 2’ 운동 출범식을 주관했습니다.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보다 많은 체육활동을 보장하자는 운동인데요. 멜라니아 여사는 내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면서, “여자· 남자 청소년은 똑같이 스포츠를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에,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일정, 내일(8일)도 이어지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8일) 한국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방 중 유일한 국회 연설인데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 일정을 공개면서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유일한 의회 연설로 대단히 상징적인 일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청와대도 일본과 중국에 각각 2박 3일 머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만 하룻밤을 잔다며 ‘홀대 받았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있을 때마다 유일한 국회 연설의 의미를 부각시켜왔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순방 중 유일한 국회 연설, 어떤 내용이 될까요?
기자) 미국 대통령으로서 2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건데요. 연설 내용에 대해 백악관은 “양국 간의 오랜 동맹을 강조하고, 국제 사회에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에 동참하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어서 중국으로 가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8일) 한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폐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앞으로 국제 현안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직후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도 역시 북한 문제와 양국 통상 현안인데요.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브리핑을 통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더 진전된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노력도 중요한 의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 그리고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과 투자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시장 개방 문제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경제·통상 주요 현안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는 보잉과 웨스팅하우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40여개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수행해서 중국 측과 대규모 투자·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일정도 진행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