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도발 중단과 올림픽 참가를 유도하려는 목적인데요,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평창올림픽 기간에 미-한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검토한다는 건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한국 언론들이 이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이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측은 이 문제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적극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에 훈련을 중단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시기가 평창동계올림픽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은 내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곧바로 패럴림픽이 3월9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지는데요,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은 통상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실시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훈련 기간 중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미-한 군사연습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또 해안포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대응해 온 건 잘 알려진 일입니다. 한국은 올림픽 개최 이전, 또는 올림픽 기간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북한의 올림픽 참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참가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올림픽 기간에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건, 훈련 일정을 연기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일단은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마침 최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올림픽 휴전 결의는 2월2일부터 3월 25일 사이 유엔 회원국들이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뒤 훈련을 어떻게 할지는 미국과 한국의 협의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진행자) 훈련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문제는 미국과 협의해야 할 텐데요.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훈련 중단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국은 현재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연례 군사훈련 중단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올림픽 기간 중 미-한 연합훈련 중단에 동의할까요?
기자) 미국은 합동훈련의 한 축을 맡는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당연히 이 문제를 검토할 겁니다. 이 경우 훈련 중단이 북한의 도발 자제로 이어질 것인지를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논의에 긍정적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겁니다. 미국은 지난달 유엔총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미-한 연합훈련이 조정되는 데는 북한의 움직임이 결정적이겠군요?
기자) 네, 만일 북한이 올림픽 개최를 전후한 시점에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훈련 중단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과 한국 등은 대북 압박과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에 집중할 것이고, 한반도 상황은 지금보다 크게 악화될 게 분명합니다. 북한은 24일로 70일째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두 번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르고, 이를 디딤돌 삼아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확립한다는 구상 아래 대회 준비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아직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요?
기자) 네, 아마도 한반도 정세를 관망하면서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 하다가 개막 직전에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출전권을 얻지 못해 불참했는데요, 이번에는 남녀가 한 조가 돼 겨루는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출전권을 따낸 상태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