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인들의 최대 쇼핑 기간 가운데 하나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됐는데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변호인단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특검 조사에서 협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파병 미군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면 원래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오늘(24일)을 말합니다. 하지만, 미 전역에서는 어제(23일) 오후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블랙 프라이데이가 뭔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기자) 이 말은 원래 미 동부 대도시 필라델피아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난 1950년대에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난 다음날에 물건을 사려고 필라델피아 도심으로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교통이 마비되고, 경찰들은 교통정리에, 치안까지 신경 쓰느라 12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됐죠? 이렇게 혼잡한 상황을 빗대 ‘블랙 프라이데이’, 즉 ‘검은 금요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처음엔 부정적인 뜻이 있었던 거죠.
진행자) 그러니까 이 날은 물건을 사는 것, 즉 ‘쇼핑’ 하고 관련이 있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인들이 물건을 가장 많이 사는 기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날은 12월 말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기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 날 백화점이나 대형 소매업체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리죠?
기자) 맞습니다. 워낙 물건을 싸게 팔기 때문에 가게마다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전날부터 상점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건 예사고요.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원하는 상품이 있는 매대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관련 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인 어제(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5일 간 약 1억6천 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인구가 3억이 조금 넘으니까 전체 미국인의 절반가량이 쇼핑에 나서는 셈입니다.
진행자) 올해 매출은 어떨지 모르겠군요?
기자) 관련 업계는 올해 매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12월 말까지 매출증가율이 3.6%를 기록했는데요. 미 전국소매협회는 올해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경기 영향 때문일까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경제는 최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호조를 보이는데요. 이런 호경기 덕에 미국인들이 쇼핑에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소매업체들로서도 큰 대목을 맞은 셈인데, 경쟁이 치열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재미있는 건 예전에는 상점들이 추수감사절에는 쉬고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새벽에 할인행사를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부터 할인행사를 시작하는 업체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건 인터넷, 즉 온라인에서는 이미 이번 달 초부터 대형 할인을 시작한 상점들이 많다는 겁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사람들이 상점에 직접 가서 물건을 사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주문을 내는 경향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경향은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계는 올해 연말 쇼핑 매출이 대략 6천8백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데, 이 가운데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액수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진행자) 온라인 매출이 늘면 예전처럼 상점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소식을 전하는 미국 언론들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언론들은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상점들이 예전처럼 사람들로 붐비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어제(23일) 추수감사절에도 뉴욕에서 대규모 시가행진이 진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추수감사절의 명물 가운데 하나는 뉴욕에서 진행되는 대형 시가행진입니다. 메이시스 백화점이 주관하는 행사인데요. 올해로 91회째를 맞은 시가행진에는 집채만 한 대형 풍선과 다양한 가장행렬이 명절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최근 뉴욕에서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직후라 올해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는데요. 다행히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많은 사람이 이동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흩어져 사는 가족, 친지를 만나기 위해 차량이나 비행기를 이용해 약 4천 9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지난해 보다 100만명 늘어난 규모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어제(23일)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어제(23일) 가장 먼저 보도한 내용인데요. 플린 전 보좌관의 변호인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에게 특검 수사와 관련해 더 정보를 교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이 먼지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우려고 직간접적으로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측이 내통했다는 게 바로 러시아 스캔들입니다. 현재 연방 법무부가 임명한 로버트 뮬러 특검 팀이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고요. 또 연방 상원과 하원도 독자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은 이 스캔들 때문에 사임했죠?
기자) 맞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정권이양 기간에 워싱턴주재 러시아대사를 만나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 사실을 숨겼을 뿐더러 나중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해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오른 지 한 달도 안 돼 해임됐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보도는 플린 전 보좌관 변호인단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이 특검 수사와 관련해 더 협력하지 않는다는 건데,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요?
기자) 지금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마 플린 측이 특검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특검 조사에서 보조를 맞추던 두 진영이 결별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람들의 변호인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등 협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쪽이 검찰에 협력하기로 하거나, 아니면 서로의 이해가 부딪히면 협력을 중단하는 것이 관례라고 합니다. 하지만, 검찰과의 협상이나 협력이 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만일 검찰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분석이 사실이라면,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요?
기자) 특검이 원하는 정보를 주고 처벌 수위를 낮추려는 것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지금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플린 전 보좌관의 아들도 조사하고 있는데, 여기에 부담을 느낀 플린 전 보좌관이 특검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진영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이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정보국 (DNI) 수장을 지냈죠? 지난 대선에서는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외교정책의 틀을 세운 사람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자레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과 함께 뮬러 특검의 핵심 조사대상으로 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은 특검이 출범하는 계기를 제공한 사람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 수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었는데, 코미 국장이 이를 거부했고, 코미 국장은 곧 경질됐는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별검사가 임명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다시 추수감사절 관련 소식인데요. 추수감사절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추수감사절 연휴를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휴양지 ‘마라라고’에서 보내고 있는데요. 추수감사절인 어제(23일) 해외 파병지 5곳을 화상으로 연결해 군인들을 격려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t’s an honor…”
기자) 파병 군인들에게 이렇게 인사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유와 이 자유를 수호하고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용기를 지닌 영웅들이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온 국민이 군인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군인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외에서 미군이 보여준 진전을 치하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또 "지난 3~4개월 간 아프간에서 보여준 미군의 진전은 앞서 누구도 보지 못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와의 싸움도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국내 상황이 정말 잘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복무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오면 많은 일자리가 기다리고,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며, 주식시장이 활황인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해외 군인들에게 이렇게 화상으로 추수감사절 인사를 전한 트럼프 대통령, 이후엔 직접 군인들을 방문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통화 후 플로리다주 ‘리비에라 비치’에 있는 해안경비대를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남부를 덮쳤을 때 해안경비대가 보여준 뛰어난 구조, 복구 역량을 치하했는데요.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의 군인들도 최고이지만, 미군이 보유한 군사장비 역시 최고라며 치켜세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always say..."
진행자) 해외로 수출하는 군사 장비보다 미군에 보급하는 장비들을 조금 더 나은 성능으로 만들라고 지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보유한 무기와 군사장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