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이 개최하는 ‘세계 정당과의 대화’가 오늘(1일) 베이징에서 시작됐습니다. 중국에서 이런 행사를 여는 게 처음인데,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겠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공유한 동영상 때문에 영국 총리와 설전을 벌인 이야기, 그리고 아키히토 일본 천황이 2019년 4월 공식 퇴위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큰 국제 정치 행사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간 고위급 대화’가 오늘(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세계 120여 개 나라 200여 개 정당과 정치조직 대표급 인사 460여 명이 참석했다고 관영 인민일보가 전했는데요. 중국 공산당이 이렇게 외국 정당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다가 대화하는 행사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의 어떤 정당 대표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세계 정당 대화’라고는 했지만, 서방 주요국가 정당 대표들은 가지 않았습니다.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참가 내빈 명단에서는 북한 조선노동당 관계자 이름도 찾아볼 수 없는데요.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 그리고 일부 아프리카 국가 정당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토니 파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재정위원장이 참가했고요, 한국에선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가 오늘(1일) 개막 현장에서 시진핑 주석과 면담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1일) 개막식에서 연설했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정당”이지만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고 확장하지도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구동존이 이념 아래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구동존이'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가운데 같음을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자신이 집권한 뒤 ‘구동존이’ 이념을 처음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 중국과 세계가 힘을 합쳐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장에서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현지 취재진이 저희 VOA에 전한 데 따르면, 행사 형식은 ‘대화’지만, 시진핑 주석 연설 관련 일정으로 첫 날(1일) 시간표가 거의 채워졌습니다. 또 회의장 내부에는 시 주석 전기와 어록, 관련 사상서 등을 배치해놔서, 일방적인 홍보행사 성격이 짙었는데요. 서구식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1당체재가 낫다는 최근 시 주석의 강조점을 외국에 전파하는 데 행사 목적을 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외국 주요 정당 대표들에게 홍보하는 행사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행사는 오는 일요일(3일)까지 사흘 동안 계속되는데요. 내일부터 본격적인 분반 토론 일정이 잡혀있지만, ‘일대일로’ 참여 확대 방안 등을 비롯해 주제가 대부분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에 관한 것들입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이 밝힌 본래 행사 목적은 뭔가요?
기자) ‘인류운명 공동체 구축과 아름다운 세계의 공동 건설’이 이번 행사 구호입니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이 ‘인류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해외 정당 대표들을 모은 것은, 지난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강조한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 노력의 시작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이 해석하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오늘(1일) 개막 연설에서 "19세기 중순 이후 계속된 전쟁의 도탄을 끝내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첫번째 과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비롯해, 19차 당 대회 이후 중국 공산당은 대내외적인 대규모 개혁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부적으로는 해외 정당 대표들을 불러 대화하고, 내부적으로는 어떤 개혁을 하고 있나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어제(30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는데요.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주요 당무를 외부에 공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대중이 관심 갖는 사안에 대해 즉시 응답하기 위해서, 당원의 알 권리와 감독권을 실현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과거 모든 것이 대나무 숲에 싸여있어 속을 알 수 없다는 의미로 ‘죽의 장막’으로 불렸던 중국 공산당이 당무 공개를 결정한 것은 그 자체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둘러싸고 큰 논란이 일었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Twitter)에 동영상 3개를 리트윗(retweet)한 것을 둘러싸고 미국과 영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트윗이란 자신이 직접 메시지나 동영상을 올린 게 아니라 남이 올린 글이나 동영상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 그대로 자신의 트위터에 옮겨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걸 말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영국의 극우 정당인 '영국 우선(British First)'의 제이다 프랜슨 부대표가 올린 동영상 3건을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들이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내용이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동영상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그렇습니까?
기자) 네, 한 동영상에는 '무슬림 이민자'로 묘사된 사람이 목발을 집고 있는 한 네덜란드 소년을 때리는 모습이 실려 있고요. 다른 하나는 한 무슬림이 성모 마리아상을 부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또 하나에는 일단의 무슬림 무리가 한 10대 소년을 지붕에서 밀어뜨리고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요. 나중에 네덜란드 정부는 네덜란드 소년을 공격한 가해자는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랐으며,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이민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동영상도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까?
기자) 네, 성모 마리아상을 파괴하는 동영상은 2013년 시리아의 한 이슬람 급진주의 성직자가 자행한 것이고요. 무슬림 군중들이 나오는 동영상은 2013년 이집트에서 찍힌 건데, 당시는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전복한 지 며칠 후의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극우단체 영상을 미국의 대통령이 게재해 이슬람교나 전체 무슬림들에 대한 잘못된 오해나 편견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비판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메이 총리는 어제(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우선'의 동영상을 리트윗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특히 미국과의 우방 관계가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말하는 걸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메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29일) 영국 총리실 대변인이 한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 우선이 거짓을 퍼뜨리고 긴장을 촉발하는 증오 연설로 사회를 분열시키려고 한다"며 이를 공유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총리실 대변인 발언이 나오자 즉각 반박했는데요. 29일 트위터에 올린 메이 총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자신에게 신경 쓰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나 집중하라며, 우리는 너무 잘하고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그러자 메이 총리는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테러 위협에 필요한 조치를 잘 하고 있다"고 다시 맞대응했죠.
진행자) 영국은 미국의 중요한 우방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고요.
기자) 네, 사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1월에 백악관을 방문했습니다.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였는데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별한 관계를 가졌던 것과 비교해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메이 총리는 미국 초청에 대한 화답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국을 국빈방문할 것을 요청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었죠.
진행자) 지난 7월에 방문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내년으로 미뤄졌는데요. 이번 동영상 파문으로 영국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메이 총리가 어제(30일)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또 영국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가 양국의 이해에 부합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영국 우선'은 어떤 정당인지 잠깐 짚고 가죠.
기자) 영국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회귀와 이슬람화 종식을 주창하고 있는 영국 우선당은 2011년에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정당 대표인 폴 골딩스 씨는 선동적인 전단을 배포하다 지금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한 동영상의 원 게재자인 제이다 프랜슨 부대표도 크고 작은 이슬람 혐오 사건에 연루돼 있는데요. 오는 12월 반테러 시위에서 한 폭력적 언행으로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영국 우선당은 현재 약 6천 명이 당원으로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영국 우선이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에는 약 200만 명이 "좋아요"를 눌러 지지를 표시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영국 우선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을 지지하고 있고요. 프랜슨 씨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축복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천황의 퇴위 일정이 결정됐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가 오는 2019년 4월 30일을 아키히토 천황 퇴위일로 확정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오늘(1일) 중·참의원 의장과 황실 관계자 합동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다음날인 5월 1일, 나루히토 황세자가 새 천황으로 즉위합니다. 아베 총리는 “퇴위와 즉위가 국민의 축복 속에 무사히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1일) 일본 정부와 황실이 천황 퇴위와 즉위 날짜를 정하는 회의를 연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반적인 왕정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천황은 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사후에 후계자가 황위를 승계하는 게 원칙이었는데요. 지난해 8월 아키히토 천황이 “고령으로 일본의 상징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천황이 살아있을 때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원천적인 의문에서부터, 퇴위 의사를 존중한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황위를 승계하도록 할지가 쟁점이었는데요. 결국 지난 6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아키히토 천황의 생전 퇴위가 공식화됐고요. 이 법에 따라 오늘(1일) 회의에서 황위 승계 일정을 결정한 겁니다. 일본 천황이 생전에 물러나는 것은 1817년 고카쿠 시대 이후 202년 만입니다.
진행자) 200여 년 만에 생전 퇴위하는 아키히토 일본 천황,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지난 1989년 아버지 히로히토 천황이 사망한 뒤 즉위해 연호 ‘헤이세이(평성)’ 시대를 열었습니다. 1933년 12월에 태어나 11살 때 일본의 패전을 지켜본 뒤, 한국전쟁 시기를 거치면서 일본이 부흥기에 접어들 무렵에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25세 때인 1959년 미치코 황후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범죄에 관한 반성 등을 기반으로 평화주의 신념을 실천해왔다는 국제 사회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치권에서는 2차대전 때 만든 ‘평화헌법’을 고치려는 중인데, 천황은 다른 행보를 보여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인 올해 8월 15일 ‘종전기념일’ 행사에서도 아베 총리와는 달리 “지난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또 재위 중 사이판과 오키나와 등 태평양전쟁 격전지를 자주 방문했는데요. 2차대전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 대해서도 “언젠가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죄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한국 내에 아직 남아있는 반일 감정 등으로 아직까지 방한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천황의 방한이 이뤄진다면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 큰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천황이 될 나루히토 황세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올해 57세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했는데요. 아직 대외관계에 대한 소신 등에 대해서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5년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이를 알지 못하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걸어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