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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전문가 특집인터뷰 2: 데이비드 라이트] “북한 ICBM ‘프로무대’ 올라서…대기권 재진입 문제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하는 모습을, 지난 3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하는 모습을, 지난 3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이 ‘화성-15형’ 발사로 획기적으로 개선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증명했다고 참여과학자연대의 미사일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가 밝혔습니다. 라이트 박사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미 충분한 미사일 유도제어 기술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확보했으며, 재진입 기술 또한 쉽게 갖출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미사일이 스커드 수준을 벗어나 “프로 무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VOA’가 기획한 북한 ICBM 분석 인터뷰 시리즈,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라이트 박사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화성-15형’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기존 미사일과 어떤 점이 다릅니까?

라이트 박사) 미사일이 더 크기 때문에 재진입체 크기도 더 커졌고 형태가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그렇게 놀라운 점은 아닙니다. 제가 사진을 보고 놀란 점은 미사일 뒷부분에 두 개의 노즐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지난 ‘화성-14형’ 미사일과 본체는 같지만 다른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는 1단계 엔진은 과거와 거의 같고 2단계 엔진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두 개 엔진 모두 다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기자) 그게 무슨 뜻이고 어떤 변화라는 건가요?

라이트 박사) 2단계 엔진은 사거리를 늘리는 데 사용됩니다. 이번 시험 발사 사거리가 길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1단계 엔진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분석 중입니다. 1단계 엔진의 추력을 늘렸다면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능력을 향상시켰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건 미사일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만들고 또 어떻게 변화를 줄지에 대한 북한의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사거리를 늘리도록 변화를 주려 노력하고 있고요.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 있어 확실하게 ‘프로’ 무대에 들어섰습니다. 과거 오랫동안은 아니었지만요.

기자) 이 같은 변화를 이번에 공개된 사진만으로 알 수 있나요?

라이트 박사) 북한은 여러 차례 미사일 실험을 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측면을 보여줬습니다.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특히 미사일 성공률이 높았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과거처럼 하나의 방식만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 방식은 오래된 스커드 미사일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여러 방식을 조합하고 있으며 세련된 방식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하단부 확대 사진. 두 개의 노즐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하단부 확대 사진. 두 개의 노즐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 크기가 매우 큰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거리 등 미사일 역량이 크게 늘었을 것이란 주장인데 그렇게 보십니까?

라이트 박사) 제 생각엔 미사일 옆에 사람이 서 있는 사진들이 공개됐기 때문에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원래 미사일이라는 게 얼마나 큰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 7월에 발사한 ‘화성-14형’보다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또 위성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와 비교해보면 매우 작은 크기입니다. (ICBM급) 사거리를 갖추려면 (이번에 공개된 사진) 정도 크기는 돼야 합니다. 미사일 옆에 사람이 있어 비교가 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놀란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역량이 있다고 보십니까?

라이트 박사) 이번 실험을 통해 북한이 적어도 적은 중량의 탄두를 탑재해 미국 전역에 닿게 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갖고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미사일에 실제 핵탄두를 장착했을 때 사거리가 어느 정도 줄어들지 여부입니다. 하지만 (핵탄두 장착으로) 사거리가 줄어든 미사일이 미 서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겁니다.

기자) 탄두 무게와 사거리 얘기를 잠깐 하셨는데요. 북한이 이번 실험에 작은 탄두를 사용했다고 보시나요?

라이트 박사) 우선 미사일의 사거리는 결정적으로 탄두 무게에 달려 있습니다. 야구공을 던지느냐 투포환을 던지느냐와 비슷합니다. 미사일이 이번 발사 때만큼 높게 날고 이번과 같은 무게의 탄두를 장착하면 약 8천100마일(1만3천 km)을 비행할 수 있을 겁니다. 단지 물리학 상으론 그렇다는 겁니다. 북한이 이번에 장착한 탄두는 적은 중량이었다고 보는 게 아마 타당한 추측일 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합니다.

기자) 북한이 ICBM을 완성하기 위해선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목표지점까지 정확히 날아가는 유도제어 기술의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북한이 이 기술들을 갖췄다고 보시나요?

라이트 박사) 북한이 충분히 우수한 유도제어 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확성에선 조금 오차가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시설보다는 도시처럼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을 겨냥하는 미사일로 사용될 겁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췄는지에 있어서는 의문이 있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역량 내에서 재진입 기술을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이미 갖췄거나 빠른 시간 안에 갖출 수 있다고 보시나요?

라이트 박사) 네 그렇습니다. 한가지 유념할 점은 북한이 현재 개발하려는 기술들은 지난 50~60년간 이미 존재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아는 거죠. 일부 기술의 경우는 특정 부품이 필요하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필요한 부품 가운데 북한이 구하지 못할 품목은 없어 보입니다.

기자) 북한의 핵위협이 과장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라이트 박사)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 서부에 도달할 역량은 갖췄다고 봅니다. 더 많은 지역에 닿을 수 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북한이 이번 실험에서 (더 많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냥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조만간 그 역량을 갖추게 될 겁니다. 그게 6개월이 될지 2년이 될지에 대해선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기자) 북한이 ICBM 능력에 있어서 앞으로 개발할 부분은 뭘까요?

라이트 박사) 북한은 매우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대형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탄두를 장착한 뒤 매우 긴 거리를 비행할 정도로 강력하진 않을 겁니다. 다음 과제는 이 미사일을 개량하거나 더욱 강력하고 큰 미사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또 개발 중인 핵탄두의 중량을 줄이려고 할 겁니다. 이 두 가지를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어려운 기술들인가요?

라이트 박사)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하에서 실시한 핵실험은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하에서 할 경우에는 폭탄의 크기나 중량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하지만 (실전 사용에) 최적화하기 위해 중량을 낮추는 등의 작업은 또 다른 공학 기술 문제입니다. 미사일 역량을 키우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더욱 강력한 엔진을 사용하고 또 강하면서도 가벼운 부품을 사용하는 건데요. 물리학적으로 보면 뭘 해야 할지 매우 분명합니다. 하지만 공학 기술적으로 봤을 때는 꽤 어려운 문제가 되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런 기술들은 지난 50~60년 동안 존재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갖추는 건 가능한 일이고 북한도 그렇게 될 겁니다.

기자) 미군이 북한의 ICBM을 요격할 수 있을까요?

라이트 박사)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미사일 요격 체계를) 배치했으며 또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요격 성공률은 50% 이하 수준입니다. 또 필요할 때마다 미사일 공격을 막아줄 만큼의 수준에는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실제 상황에서 미사일 방어체계를 사용할 때 발생할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로부터 북한의 ICBM 역량과 남아 있는 과제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내일은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와의 인터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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