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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내년 북한 주민 영양 평가 실시…북한 당국과 논의 중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식량배급소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식량배급소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내년에 북한에서 가정 방문 영양 평가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WFP는 올해 74개 시, 군에서 최소 2차례 이상 분배 감시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내년에 북한에서 가정 방문 영양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북한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WFP 아시아 지역 사무소의 실케 버 대변인은 5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주민들의 필요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내년 초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영양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북한 당국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끼니수, 고기나 생선, 달걀, 콩 등의 단백질 섭취량, 식량 부족 대처 방안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FP는 올 한해 이 기구의 식량 지원을 받는 74개 시, 군을 최소 두 번 이상 방문해 분배 감시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분배 감시 활동을 통해 이 기구의 지원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취약계층에 제대로 전달되는 지 등을 신중히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접근이 없으면 지원도 없다 (No access, no assistance)’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분배 감시 장소는 임의로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국제 요원이 있어 각 가정과 기관, 군, 도 당국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WFP에 따르면 북한 내 분배 감시 요원은 외국인 3명과 북한인 3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감시 요원이 있는지, 3명으로 북한 9개 도 79개 군의 분배 감시 활동을 벌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묻는 ‘VOA’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WFP가 밝힌 올해 분배감시 횟수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74개 시,군을 최소 두 번 방문했다고 가정하면 일 년에 총 148차례 밖에 실시하지 못한 겁니다.

지난 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북한에서 총226차례 분배 감시 활동을 진행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또 지난 2014년의 경우 4월부터 6월까지 총 745차례 식량 분배 감시 활동을 펼쳤었습니다.

WFP는 “최소 두 번 이상”이라는 올해 분배 감시 회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2년 미 국무부가 구성한 대북지원 감시단에 포함됐던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5일 ‘VOA’에 1년에 최소 2차례 방문으로 어떻게 분배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two visits, I don’t see how they can really monitor that well…”

식량 지원으로 어린이들 키와 몸무게 변화 등 많은 측면을 살펴봐야 하는데 최소 2번의 방문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분배 감시 요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아마도 북한 당국이 WFP 국제요원을 3명으로 제한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more people monitor, the better….”

그러면서 2012년 당시 북한이 미국 정부의 분배감시 요원도 8명으로 제한하고, 한국어 구사 요원도 금지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12년 북한 핵 활동 유예 조건으로 WFP를 통해 대규모 식량을 지원하기로 하고 식량 지원 분배 감시 요원을 파견하기로 계획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29 합의 보름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4월13일 실제로 로켓을 발사하면서 2.29 합의는 파기됐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불과 한 달 전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북한 정권에 식량 지원을 하기 힘들다”며 계획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실케 버 대변인은 분배 감시 활동과 관련해, WFP가 현재 심각한 예산 부족을 겪고 있다며, 조만간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분배 감시를 위한 여지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올해 2월부터 취약계층에 대한 영양지원을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으며, 유치원 어린이 19만여 명에 대한 영양지원도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케 버 대변인은 추가 지원 중단을 막기 위해 1천425만 달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WFP는 지난해 7월부터 2년 6개월 일정으로 북한 주민 170만 명을 대상으로 영양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7천65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3일 현재 모금된 금액은 4천613만 달러로 목표액의 60%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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