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공개재판을 받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갈렙선교회가 최근 입수한 북한 내부 동영상의 일부인데요, 북한사회가 자본화돼 가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녹취: 북한 공개재판 소리]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후 수 차례에 걸쳐 촬영하였으며….”
한국 천안에 위치한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이 단체를 방문한 ‘VOA’ 기자에게 최근 북한에서 찍은 내부 동영상을 공개하며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판 관계자가 방청객 수 십여 명에게 피고인들의 죄목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성관계 영상을 찍어 배포했다는 겁니다.
방청객 가운데는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어려서부터 너희들은 잘못하면 저렇게 죽는다. 교육을 시키는 거에요…”
김성은 목사는 이 같은 모습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다며, 최근 북한사회가 자본주의화 돼 가고 있는 게 두드러져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북한이 자본화 돼 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남녀가 성관계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상품화시켜서 보게 하고 수입을 얻는 모습들은 북한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고, 돈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북한 내부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거죠.”
2년 전부터 불과 몇 달 전까지 북한 전역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어린이 강제노동과 수용소 내 여성들이 건물을 짓는데 동원되는 모습, 장마당 모습 등 주민들의 생활상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녹취: 장마당 Sound] “이거 얼마에요?”
개천의 한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고기와 과일, 채소 등이 풍부하고 `명품가방'을 든 여성의 모습도 보입니다. 계산은 중국 돈 위안화로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보관소에는 수 십 대의 자전거가 세워져 있습니다. `퀵 서비스'로 물건을 배달받는 모습도 보입니다.
김성은 목사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중 밀무역이 성행하는 등 주민들이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마당 Sound] “과거에 영상 속의 북한과 지금은 너무 차이가 있고, 어떤 것을 해서라도 국경 지역에서 밀무역하고 있고 또 그것들이 시장경제를 형성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한류나 문화가 북한에 많이 유입되고 있고, 거기서 파생되는 경제가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김 목사는 특히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북한 장마당은 활발히 돌아가고 있고, 밀무역도 계속되고 있다며, 제재로 인한 타격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8부터 북한 내부 동영상을 확보하기 시작한 갈렙선교회가 지금까지 축적한 동영상은 총 1.5 테라바이트로, 1주일 내내 동영상만 봐도 다 보지 못할 분량입니다.
김 목사는 일부 탈북자들이 북한의 현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자주 봤다며, 정확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내부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많은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또 국제사회에 나가 북한에 대한 많은 얘기를 하는데요 때로는 명예를 얻기 위해 오버하는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건 아니다, 우리가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 통일 이후에도 북한을 잘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북한 내부를 찍어 공개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은 북한 주민들이 몰래 찍어 갈렙선교회에 돈을 받고 제공하는데, 수해로 집이 다 허물어진 함경북도의 현장, 홍수로 굽어진 철로를 아이들이 보수하는 모습, 북한 국경, 개천역 앞 광장 등 평양뿐 아니라 지방의 모습도 담고 있습니다.
또 군인들이 사격훈련 하는 모습, 교화소 내 수감자들 모습, 탈북하다 강에서 죽은 여자의 시신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있습니다.
특히 핵무기에 대해 북한 관계자가 설명하는 동영상이 흥미롭습니다.
[녹취: 북한 당국자 핵 위협관련 설명] “원자탄은 16kgt 짜리 였는데 사실상 실질 폭파는 자기 능력의 60% 밖에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노동당 간부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침을 공부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 내부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며,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저희들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계획을 많이 한 다음에 일을 진행합니다. 그 일을 하시는 사람들 조차도, 저희는 내부 사회를 알기 위해 하지만, 그 분들도 절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거든요. 그 분들을 위해서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탈북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올해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우리 갈렙선교회 올해 2018년에는 북한의 탈북민들,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게 우리 일이고요, 무엇보다 북한 내 지하교회 성도님들을 도울 것이고요, 또한 고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도울 것이고요, 한국 내 탈북 정착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북한 내부 상황을 늘 예의주시해서 많은 분이 북한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바로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