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새해 들어 눈에 띄게 유화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변화는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계기로 뚜렷한데요, `적절한 시점, 올바른 환경’에서 대화에 열려있다며 북한과의 대화 용의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적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어제(10일) 전화통화에서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군사 옵션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수단의 하나임을 줄곧 강조해 왔는데요, 기간을 특정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행동 가능성을 배제한 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아예 “북한과의 전쟁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남북대화에 대한 평가도 매우 호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남북대화를 `좋은 일’이라고 했고, 또 “미국 만이 아니라 전세계를 위한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북대화로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걸 봐서 너무 좋다”는 발언도 했습니다. 갈수록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건데요. 이런 와중에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환경’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환경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남북한이 평창올림픽을 넘어 협력하기를 바라며, 미국도 적절한 시점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었는데요. 어제(10일)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밝힌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적절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올바른 환경’이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발언은 특히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봐야겠지요?
기자)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좋은 에너지’로 평가하고, 미-북 간 대화에 열린 자세를 보이는 건 남북대화에 큰 동력을 불어넣게 됩니다. 특히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군사 행동도 없을 것임을 공언한 것은 북한이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한국과의 대화에 임하도록 고무하는 뜻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의사를 “(북한에) 분명히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10일) 전화통화는 올 들어 두 번째인데요. 두 정상이 매우 긴밀하게 대북 전략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네, 백악관과 청와대가 공개하는 보도자료에서는 두 정상이 북 핵 문제에서 세심하게 공조하는 것을 넘어 개인적인 유대관계도 갈수록 좋아지는 것이 엿보입니다. 전화통화 만도 올 들어 두 번째, 그리고 지난해 5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9번째인데요, 정상 간 이런 긴밀한 관계는 남북대화가 미-한 동맹에 균열을 빚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진행자) 새해 들어 이처럼 달라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로 미-북 간 대화 가능성도 그 만큼 커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석 달 전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한 데 대해 `시간 낭비’라며 공개적으로 면박했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겁니다.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북한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핵심 관심사는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지 여부일 텐데요.
기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호응한다면 향후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반전이 가능할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북한이 핵 협상을 거부하는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집하면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는 곧바로 이전의 긴장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간 대화 용의를 밝히면서도, 힘을 통한 평화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