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물·여객선 ‘만경봉’호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입항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연료부족으로 조난 상태라고 인테르팍스통신과 스푸트니크 등 현지언론이 3일 보도했습니다.
만경봉호는 지난달 31일 북한 라진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운항했으나 유엔의 제재 물품이 실렸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입항을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배는 해상에서 대기하다가 결국 연료가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경봉호 운항을 맡고있는 '인베스트스트로이 트레스트' 해운회사의 블라디미르 바라노프 대표는 “오늘 오전 9시 35분께 선장이 조난 신고를 보냈다”면서 “러시아 해안 경비대가 배에 올라 화물 검색을 실시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에 밝혔습니다.
현재 만경봉호는 연료나 식품없이 34명이 배안에 머무는 채 블라디보스토크 항 외곽 스크리플료바 섬 근처에 정박해 있다고 바라노프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일단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유엔 제재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 등이 러시아나 중국을 거쳐 제3국에 팔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후 세관 통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193명의 여객과 1천500t 화물 적재 능력을 가진 만경봉호는 일본 니가타 항을 오가던 배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미사일 발사까지 감행하면서 일본 당국은 만경봉호 입항을 금지시켰습니다.
이후 이 배는 지난해 5월 라진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잇는 정기노선에 취항했습니다. 처음엔 러시아인과 중국인 관광객등 여객들을 실었지만, 선박 운영사와 항만사 간 분쟁으로 8월말 운항을 중단하고 10월 중순 재개한 뒤로는 화물만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