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이른바 `코피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습니다. 북 핵 해결을 위한 군사 옵션의 배제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코피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는 게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코피 전략은 북한에 대한 제한적인 선제타격을 뜻하는 용어였는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전략의 존재 자체를 전면 부인하면서, 지금까지 제기됐던 언론 등 일부의 관측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누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겁니까?
기자) 어제(15일) 수전 손튼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지명자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트럼프 행정부 어디에서도 코피 전략이 논의되거나 검토된 적이 결코 없고, 누구도 그런 용어를 쓴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밝혔고, 이를 손튼 지명자가 확인한 겁니다. 그러니까, 코피 전략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언론이 지어낸 `허구’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이 그동안 코피 전략에 대해 어떻게 보도해 왔나요?
기자) 북한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표적을 타격해 경고를 주기 위한 전략을 백악관이 세웠고, 그 전략의 명칭을 `코피 전략’이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코피만 흘리게 하는 정도로 타격을 가한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보도였습니다. 백악관은 앞서 이 용어가 `언론의 허구’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에서 제한적 선제타격은 제외된 건가요?
기자) 백악관이 그런 계획을 구상한 적이 없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제한적 선제타격에 대해서는 그동안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핵심 쟁점은 북한의 보복 공격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결의를 군사적으로 과시하는 게 가능하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한반도에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하게 될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군사 옵션도 배제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일단락된 건 제한적 선제타격 구상일 뿐, 군사 행동의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태평양 상공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 하는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타격의 존재를 부인한 것과,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용의를 밝힌 게 관계가 있나요?
기자) 두 사안이 연관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미국이 대북 대화를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과 구분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와 압박 등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는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코피 전략’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북한을 덜 자극하는 효과는 있을 겁니다.
진행자) 최근 남북한이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완화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이 미-북 간 대화에 도움이 될까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협상에 나서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미-북 간 긴장 상태가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한반도 정세는 다시 일촉즉발의 대결 상태에 돌입하게 될 겁니다.
진행자) 북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기자) 한국 정부는 최근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이런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핵화에서 진전이 없으면 남북관계 발전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점도 전달됐습니다. 북한이 현재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