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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30일 휴전' 추진..앰네스티 "악마화 정치 위험"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에서 정부군의 공세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휴전 촉구 결의를 추진중입니다. 세계 159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담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국제사면위원회 연례 보고서 내용 살펴보고요. 미국 남자 컬링팀이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소식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이야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시리아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유엔에서 휴전촉구 결의안을 추진중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 동부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는 사태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휴전 촉구 결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시리아 현지 상황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주요 이사국들의 공감대를 통해, 한시적으로라도 휴전을 실시하도록 내전 당사자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걸 표결에 부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유엔안보리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23일 오전 11시에 표결을 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결의안 내용을 놓고 계속 이견이 나오면서 지연됐습니다. 이에 따라 24일로 의사 결정을 미뤘는데요. 러시아는 테러집단인 IS나 알카에다, 그 연계조직 등은 휴전 대상에서 제외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15개 이사국중 적어도 9표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요.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개 상임 이사국중 한 나라만 거부권을 행사해도 부결됩니다.

진행자) 테러집단을 휴전 대상에 넣느냐 빼느냐가 쟁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어디까지를 테러집단으로 볼 것인지,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 사이에 의견 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지금 동구타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명분이, 이 지역 반군들이 IS 등과 연계된 테러집단이라는 건데요. 러시아는 이 같은 시리아 정부 입장을 줄곧 지지하면서, 이른바 ‘테러집단 척결’ 작업을 멈추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휴전촉구 결의안,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7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모든 무력행사 당사자들이 30일 동안 공세를 멈추는 내용입니다. 스웨덴과 쿠웨이트가 주도해서 결의안 세부 항목을 마련했는데요. 표결 통과 72시간 후 공식 발효되고, 그 뒤 48시간 동안 부상자 소개, 원조물품 보급을 비롯한 구호 활동을 전면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 시리아 내 1천240여 개 지역에서 560만 명에 이른다고 결의안은 적었습니다.

진행자) 구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560만 명이나 된다고 하셨는데, 그 중에서도 심각한 곳이 ‘구타’ 동부 지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40만여 주민들이 도로 차단으로 고립된 동 구타에서는 정부군의 포격과 공습 등으로 최근 닷새 동안 사망자가 4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보고에 따르면, 다친 사람도 2천 명 이상이고, 이 중 상당수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들인데요. 민가와 학교, 병원 등을 가리지 않고 진행중인 이번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는 시리아 내전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부정적이죠?

기자) 네. 네반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최근 동구타 일대 위기를 전하는 서방언론 보도를 “미리 짜고 퍼뜨리는 헛소문”이자, “집단 정신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또 동구타 일대를 ‘긴장완화지대’로 지정하고도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을 계속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에게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도록 러시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밝히면서도 “러시아가 (요구를) 듣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은 휴전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국경지역에서 로힝야족 난민들이 팔랑칼리 난민촌에 들어가기 위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국경지역에서 로힝야족 난민들이 팔랑칼리 난민촌에 들어가기 위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연례 보고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22일, 전 세계 159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살릴 셰티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400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의 서문에서, 2017년 한해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악마화된 정치(politics of demonization)'의 쓰디쓴 열매를 경험한 해였다고 총평했습니다.

진행자) 악마화된 정치라는 상당히 과격한 표현을 썼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가장 최악의 사례로 미얀마에서 자행된 로힝야 난민 학살 사건을 지적했습니다. '끔찍한 인종청소 군사작전'이라는 표현도 썼는데요. 보고서는 로힝야족 난민 사태는 전 세계가 잔혹한 대규모 범죄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실패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2017년 한해는 증오와 공포의 정치가 일부 국가 지도자들로 인해 정상화(normalize)된 해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지목됐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이집트, 필리핀, 베네수엘라,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지도자들의 행동이 수백만 명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와 관련,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지부 마거릿 후앙 사무국장은 이들은 공개적으로 인권법에 대항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권법에 맞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일례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나가서 마약 거래상으로 의심되면 쏘라고 말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언론 자유, 여성의 권리 문제 등에 대해 비판했는데요. 후앙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해,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의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금지규정'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금지규정은 낙태를 상담하거나 지원하는 해외 비정부기구(NGO)에 대해 미국 연방정부의 기금 지원을 금지하는 걸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달 나온 미 국무부 보고서를 보면 많은 국제 단체들이 미국의 정책 조항을 받아들여 새롭게 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운동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확산된 성폭행 폭로 시민 운동인 '미투(#MeToo)' 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요. 또, 최근 미국 플로리다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총기 규제를 촉구하고 있는 시민·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평범한 시민들이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반응은 나온 게 없고요. 저희 VOA가 백악관과 국무부의 반응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요. 아직 아무런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극우 정치 세력이 급부상했던 오스트리아·프랑스·독일·네덜란드 선거와 관련해서도 "몇몇 후보자들이 사회·경제적 불안을 공포와 비난으로 바꿔놓으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또 주목할 만한 나라들로 어떤 나라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중국과 이집트, 터키가 표현의 자유를 가장 억압하는 나라들로 꼽혔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 2016년 쿠데타 실패 이후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잔혹하고 자의적인 공격이 자행되는 가운데, 5만여 명이 구금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부에 비판적이라고 판단되는 개인·단체에 대한 전례 없는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고요. 이집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VOA가 미국 주재 해당국 대사관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만 아직 연락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나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한국에서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는 하급심 판결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군대 등 일반 사회에서, 동성애자 차별이 만연해 있고, 국가보안법의 모호한 규정을 근거로 한 자의적 구금이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잇따른 사망 사건으로 사업장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인권 상황이 실질적으로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북한 주민들이 계속 중대한 인권 유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컬링 준결승 경기에서 캐나다에 5대3으로 승리한 미국팀이 기뻐하고 있다.
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컬링 준결승 경기에서 캐나다에 5대3으로 승리한 미국팀이 기뻐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올림픽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남자 컬링팀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고요?

기자) 네. 어제(22일) 한국의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미국이 캐나다를 5대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캐나다는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인데요. 4위인 미국이 최대 강호를 잡는 이변을 일으킨 겁니다. 4년전 러시아 소치대회까지 올림픽 4연패를 기록한 캐나다는 오늘 스위스와의 3·4위 전에서도 연거푸 져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미국은 내일(24일) 스웨덴을 상대로 금메달을 다투는데요. 이기면 미국의 사상 첫 금이고, 져서 은메달에 머물러도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남기게 됩니다.

진행자) ‘컬링’이 뭔가요?

기자) 간단히 말씀드리면, 얼음판 위에서 작은 밥솥만 한 돌을 미끄러뜨리는 경기입니다. 4명의 선수로 팀을 이루는데요. 양 팀이 번갈아 가며 돌을 움직여서 원형의 표적 중심에 가까이 보내 점수를 냅니다. 한 선수가 돌을 표적으로 밀면, 다른 선수들은 빗자루같이 생긴 도구로 얼음 표면을 문질러서 돌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합니다.

기자) ‘동계올림픽의 꽃’이라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결선도 오늘(23일) 있었다고요?

기자) 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결선이 오늘 한국의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렸습니다. 이 종목에서는 과거 미셸 콴과 낸시 캐리건, 에반 라이사첵 같은 내로라하는 미국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을 휩쓸었는데요.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반세기 사이 가장 안 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브래디 테널이 총점 192.35점을 얻어 9위, 카렌 첸이 186.65점으로 11위에 머물렀는데요. 미국 선수들이 이 종목에서 최소한 4위에 오르지 못한 건 지난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회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럼 메달은 누가 차지했습니까?

기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가 239.5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왜 ‘러시아 대표’라고 말씀 못 드리고 길게 설명하냐면요,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소치 올림픽 등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약물을 사용한 일이 적발됐기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대회 참가를 금지시켰습니다.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모두 약물과 무관한 사람들만, 개인적으로 나온 겁니다. 이 종목 은메달도 러시아 출신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238.26점)에게 돌아갔고요, 동메달은 캐나다의 케이틀린 오스먼드(231.02점)가 가져갔습니다.

진행자) 평창올림픽, 어느덧 폐막이 가까웠네요.

기자) 네. 지난 9일 개막 행사 이후 17일 일정의 끝으로 향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 오는 일요일(25일) 폐막식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92개 나라에서 2천900여 명, 역대 가장 많은 선수가 참가하고, 또 개최국 한국과 북한 사이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데 기여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대회였는데요. 같은 곳에서 장애인체육대회인 ‘패럴림픽’이 이어집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은 다음달 9일부터 18일까지 세계 50여개국 선수와 임원 등 1천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알파인스키와 휠체어 컬링 등 6개 종목, 80개 세부 경기를 진행합니다.

진행자) 2주 전 개막식 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는데, 미국 정부가 폐막식에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고문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으로 구성된 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오늘(23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대표단장인 이방카 트럼프 고문은 서울로 향한 직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과 한국의 우정과 동반자 관계의 연대를 재확인”한다는 방한 목적을 밝히고,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 캠페인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평창올림픽 지금까지 종합성적 살펴보죠.

기자) 개최지 한국 시각으로 오늘(23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미국은 금메달 8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로 어제와 다름없이 금메달 수 기준 종합순위 4위를 지키고 있고요. 1위는 노르웨이, 금메달 13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0개입니다. 2위는 독일, 3위는 캐나다이고요. 개최국 한국은 남자 빙속 1,000m에서 김태윤이 동메달 하나를 추가해 금, 은, 동 각각 4개가 됐습니다. 순위는 9위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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