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탈북자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지난 1년 간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을 뽐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Welcome to 7th TNKR English contest…”
지난 24일 오후, 서울 남산 인근의 한 건물 대강당.
탈북자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는 민간단체인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 TNKR이 주최하는 제7회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녹취: 현장음] "Today it Special because it’s our 7th contests…"
대회에는 지난해 이 단체에 등록한 7명의 탈북자가 참가해 1년 동안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이날 대회 주제는 ‘나의 작은 영웅들(My Little big heroes)’.
[녹취: 현장음] "Today, I’ll talk about two people that I respect about heroes…"
탈북자 스프링 씨는 한국 정착 과정에서 영어를 잘 몰라 겪은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TNKR의 대표 케이시 라티그 씨와 이은구 씨가 자신의 영웅이라고 말했습니다.
2017년 TNKR에 합류한 탈북자 아랑 씨.
[녹취: 현장음] "As time went to, I didn’t remember my mom’s face…"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란 아랑 씨는 어려움 속에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전하면서, 이들이 왜 자신의 영웅인지를 설명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신의 영웅이었던 것처럼 자신도 다른 사람의 영웅이 되고 싶다는 아랑 씨.
[녹취: 현장음] "As time went to, I didn’t remember my mom’s face…"
한국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생물학자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영어로 자신 있게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5년 시작돼 매년 두 차례 열리는 TNRK의 영어 말하기 대회. 10분 안에 주제에 대해 영어로 조리 있게 말하고, 관객들의 공감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날 대회 심사를 맡은 보 밀러 미국대사관 문화학술 교류 담당관은 대회에 참석한 탈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영웅이라며, 이들의 영어 실력에 매우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보 밀러 담당관] “I think there are a lot of heroes here today. I think that’s great theme. At the embassy, we recently reviewed round of candidates for scholarship… ”
최근 미 대사관에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심사가 있었는데, 탈북자들이 짧은 기간 어떻게 영어 실력이 향상됐는지 의문이었지만, TNKR의 활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참가자들은 TNKR의 도움으로 영어 실력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지난 2010년 탈북한 김은혜 씨입니다.
[녹취: 김은혜]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원어민도 아닌데..근데 오늘 제가 해보니까 실수는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글도 어떻게 써야 될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많이 배운 것 같아요. ”
[녹취: 탈북자 성철 씨] “네. 많이 향상된 것 같아요. 이제는 외국인들과 말하는 데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영어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싶고 가능하면 유학도 가고 싶습니다.”
이날 탈북자들의 놀라운 영어 실력 뒤에는 17명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탈북자들을 가르친 선생님들은 잘 따라준 학생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TNKR 영어 교육 자원봉사자 카너 아담 씨입니다.
[녹취: 아담] “Extremely proud. I was probably more nervous than she was. On the surface they’re learning English…”
아담 씨는 탈북자들이 영어를 배움으로써 한국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대학 등 수업에 잘 적응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며, TNKR이 탈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원봉사자 새라 스미스 씨도 학생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I’m so proud of him…”
자신이 가르친 학생을 포함해 탈북자들이 여러 가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력을 통해 결실을 보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는 겁니다.
대회에 이은 시상식.
[녹취: 현장음] "In a moment, our judges will announce…"
이날 영어 말하기 대회의 대상은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동생을 돌보는 데 온 힘을 쏟았던 언니를 떠올리며 발표한 김진미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언니가 중국-미얀마 국경을 넘다 체포돼 수용소로 보내져 지난 7년 동안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진미 씨의 사연은 관객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My sister also tried to come to South Korea as well..."
지난 2010년 4월에 탈북한 진미 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좋을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미] “제가 진짜 열심히 거의 2주에 한 번이 규칙인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연습했거든요.”
진미 씨에게는 상장과 함께 1백만원의 부상이 전달됐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