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오늘(1일) 일본의 식민지배에 항거해 일어난 3.1 독립만세 운동 99주년을 맞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반도는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평화,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녹취: 문 대통령]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갈 것을 제안합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 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3.1 운동을 생생한 기억으로 살려냄으로써 한반도의 평화가 국민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빈부, 성별, 학벌, 지역의 격차와 차별에서 완전히 해방된 나라, 김구 선생이 꿈꾼, 세계평화를 주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3.1 운동이라는 거대한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는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이미 국민의 마음 구석구석에서 99년 전부터 자라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거대한 뿌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튼튼하게 키워낼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에서 독립과 대한민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평화였습니다.
북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은 이례적으로 전혀 없었습니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해빙무드와 내년 ‘건국 100주년’이라는 시의성을 살려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과 북 핵 문제 해결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에 대해 한국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의 방향을 제시한 연설이라며 높이 평가했고,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한반도 비핵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추모하는 행사와 기독교단체 주도 국가회복 범국민대회, 보수단체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특히 광화문에서는 극우, 보수 성향 단체 회원 1만여 명이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문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습니다.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를 총괄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VOA’에, 문재인 정부에 북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자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석우 전 차관] “지금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한반도를 적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침묵하고 있으면 그 것을 방조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서, 그건 절대 안 된다 해서 정부에게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나오는 겁니다.”
시위자들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한-미동맹 강화'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