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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한국 특사단 김정은 면담 통해 북한 관련 최고 정보 확보


정의용 수석 특사를 비롯한 한국 정부 대북특사단이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동생 김여정도 배석했다.
정의용 수석 특사를 비롯한 한국 정부 대북특사단이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동생 김여정도 배석했다.

미국의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정보 목표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한국 정부 특사로부터 김 위원장에 관한 최고 정보를 전달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가장 어려운 정보 목표로 꼽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라는 특성 때문입니다. 북한은 권력 핵심부 등 고급 정보출처는 말할 것도 없고, 자유세계라면 인터넷이나 언론매체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평범한 정보 조차 접근이 크게 제약된 나라입니다. 게다가 외부인들의 일반 주민들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외부와의 연락 수단도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마당에 한국 정부 특사단이 김정은 위원장과 4시간 넘게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만큼, 최고의 정보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잘 알려진 대로 한국 정부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에 이어 만찬을 함께 하며 4시간 넘게 속 깊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따라서 핵 문제나 미-북 관계 등 현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에서부터, 그의 성격과 통치 스타일 등에 대해서까지 많은 정보를 얻었을 겁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에 관한 정보가 왜 중요한 건가요?

기자) 가령, 핵 문제나 대미 관계에 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은 북한이 왜 핵을 보유하려 하는지, 협상을 통한 핵 폐기가 가능한지 등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정권의 안정뿐 아니라 정책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정보기관들이 텔레비전 화면에 비치는 김 위원장의 모습과 거동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려 부심하는 걸 감안하면, 직접적인 면담을 통해 얻는 정보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집권 7년차를 맞았지만 외부인과 4시간 넘게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지요?

기자) 외부인과 장시간 만난 건 고사하고, 서방세계 인사를 면담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인으로 김 위원장을 만난 사람은 전직 프로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먼 씨가 유일합니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정보도 사실상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정보기관의 수장이 포함된 한국 정부 특사단의 김 위원장에 대한 정보는 엄청난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서훈 국정원장과 만나 이런 정보들에 대해 논의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오랫동안 대북 정보를 공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핵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서훈 국정원장은 대북 정보 전문가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김 위원장을 면담한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미 중앙정보국의 기존 판단대로 김 위원장이 `합리적인 행위자’인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어떻게 다른지, 권력 장악 정도는 어떤지 등에 대해 폭넓은 정보와 판단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판단의 일부를 이미 공개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명균 장관은 지난 9일 공개 석상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앞으로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할 텐데 상대로서, 충분히 협의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풀어나갈 카운터파트라는 평가를 일차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솔직하고 대담하다’는 특사단 관계자의 발언과 함께, 김 위원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평가인 셈입니다.

진행자) 조명균 장관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 대해서도 언급했지요?

기자) 조 장관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김 위원장의 특사로 참석한 김여정 부부장과 `잠자는 시간과 아침 먹을 때 빼놓고는 거의 24시간 같이 있었다’며, 그의 스타일과 태도, 다른 대표단원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 파악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최고 지도층에 김여정 부부장 같은 성격의 사람이 있는 게 다행스럽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확보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정보 당국은 적어도 북한에 대한 인적 정보에서는 미국에 비해 우위에 있지요?

기자) 한국은 이른바 `휴민트’로 알려진 인간정보에, 미국은 정찰기와 전자감청 등을 통한 신호정보, 이른바 `시긴트’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정보 교류를 통해 북한 내부의 움직임에 대한 판단을 공유해 왔는데요, 지난 10년 간 남북한 간 교류협력이 중단되면서 한국 당국의 대북 인간정보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웃트로: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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