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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톱 다운' 결정에 따른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준비 자체가 큰 도전


지난 9일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5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준비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통상적인 정상회담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열리는 만큼 상당한 준비가 필요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특별한 환경에서 열린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정상회담 개최가 최고위급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이른바 `톱 다운’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정상회담은 통상 실무 관리들과 각료급 수준에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최종 단계로 열립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의전 행사일 수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준비에만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은 이런 모든 절차를 뛰어넘은 것이어서 준비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지 않은가요?

기자)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이 극도로 폐쇄적인 정권인데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행정부 관리도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은 과거 어렵게 이뤄낸 합의를 줄곧 위반한 예측불가능한 상대입니다. 회담 준비 기간이 두 달 남짓으로 매우 짧은 것도 큰 제약 요인입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의제로 한다는 것 말고는 어느 것도 사전에 조율된 게 없는 상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앞으로 두 달여 정도 남은 기간 동안 양측이 실무 또는 고위급 수준에서 몇 차례 의견 조율을 거치게 될 겁니다. 시기와 장소 등 합의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장, 비핵화 문제만 하더라도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의지만 확인한 상황이어서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할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가 단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를 위한 세부 논의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결국 정상회담 이후 실무자들이 장기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데요, 앞서 말한 대로 회담 결정이 `톱 다운’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에 실행도 통상적인 과정을 거꾸로 밟게 되는 겁니다. 가령, 핵 시설 동결과 사찰을 어떻게 실시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에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조율돼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스타일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사전에 준비된 자료와는 다른 발언이나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아시아 전문가는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회담 준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제시하고, A, B, C안을 전달해도 정작 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다른 것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돌출적인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준비에 가장 큰 `복병’ 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등 동맹국들과의 의견 조율도 중요한 과제 아닌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주말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 외교 수장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습니다. 이처럼 최근 미-한-일 세 나라가 양자 또는 3자 간 고위급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건 이번 미-북 정상회담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일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핀란드에서 북한과 핀란드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고, 이어 북한의 최강일 외무성 국장과 미국과 한국의 전직 정부 관리들이 만나는 것도 정상회담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특히 북한과 핀란드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석방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석방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에 앞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미국은 또 북한 측에서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과 남북한 관계자들의 접촉을 통해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게 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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