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살던 탈북자들이 최근 한국으로 가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인권단체와 가족들은 이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서 최근 탈북자 7명이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들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가려다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갑자기 저녁에 경비가 강화되면서 선양역에서 일부 붙들렸고요, 또 쿤밍까지 다 가서 잡히게 된 거죠.”
김 목사는 선양역에서 여성 3명이 체포됐고, 쿤밍으로 가던 기차 안에서 여성 2명과 어린이 2명이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양역에서 다른 탈북자 4명은 체포를 피해 달아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체포된 여성들은 중국에 입국한 지 7년에서 10년 정도됐으며, 대부분 북한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중국에 팔려 온 사람들입니다.
김 목사는 현재 이들 탈북자들과의 연락이 끊어졌다며, 구출할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중국 내에서 7-8년이 아니라 20년을 있었어도 탈북자라는 것이 발견이 되면 원칙적으로 아이들이 있건 없건 모두 다 북송을 시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 목사는 중국은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가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알면서도 계속해서 탈북자들을 북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양역에서 체포된 여성의 동생인 박은실 씨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니가 지난 24일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은실] “언니가 지난 24일, 그러니까 저번 주 토요일 날 10시 40분 기차로 출발하다가 기차 안에서 잡혔어요. 콘밍 가는 기차를 탔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을 올려고요”
탈북자 출신으로 2008년 한국에 정착한 박 씨는 언니가 2003년 5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건너간 뒤 선양으로 인신매매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남성과의 사이에 15살짜리 딸과 9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씨는 헤어진 지 16년 만인 최근에 다시 연락이 닿은 언니가 2월 중순께부터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언니가 공안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 내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고, 이 가족들로부터 언니가 경찰서에 잡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어릴 때인 1999년 중국에 살다가 북한으로 송환됐던 경험이 있다며, 언니도 똑 같은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은 단순히 중국에 거주했었기 때문에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았지만, 언니는 한국으로 가려다 붙잡혔기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박은실] “한국행 기도는 무조건 무자비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어떻게 북송 안 됐으면 좋겠는데, 너무 무서워요.”
박 씨는 북한에 언니가 북송되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한데도 위험이 미치게 될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