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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로 북한 실태 주목…주요 우려국 거론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화학 공격을 받은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화학 공격을 받은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하면서 북한의 불법 생화학무기 활동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주요 우려국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면서 북한 또한 위험한 화학무기 보유국으로 거듭 언급되고 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와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지켜보고 있다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문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며 이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따른 겁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아사드 대통령에 경고한 말을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과 미국의 다른 적국들을 다루는 데 신뢰를 잃을 위험 부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의 이날 발언은 최근 들어 북한의 불법적인 생화학무기 관련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 32개에 대한 대북 수출을 9일 금지한 것도 눈에 띕니다. 이중용도 품목은 특히 북한의 불법 생화학무기 프로그램과도 관련 깊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초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국제법에 위배되는 화학무기를 사용해 자국민에 대해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생화학무기 통제 및 생화학전 철폐법에 근거해 북한에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곧 이어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협력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중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시리아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시리아로 향하다 적발된 북한발 컨테이너에서 화학 공장의 내장제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특히 시리아는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나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의 한 공군기지에 미사일 폭격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생화학무기 관련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리아, 이란, 러시아와 더불어 북한도 계속해서 거론돼 왔습니다.

지난달 15일 영국에서 발생한 ‘스파이 암살 시도’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 사건을 북한의 김정남 암살 사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또 에드워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당시 발표한 성명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따라 북한에 제재를 부과한 것처럼 러시아가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2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화학무기는 향후 미-북 협상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며, 김정은이 시리아에 넘기는 무기가 사람을 상대로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생화학무기 프로그램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북한이 비료 생산 시설에서 생물무기 개발에 쓰이는 병원체를 대량 생산할 가능성이 높지만, 내부 설비 일부가 이중용도 품목이어서 반입을 제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하버드대 연구팀은 평양생물기술연구소를 지목하며 이곳에서 생물무기가 제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헤이티 정 하버드대 연구원은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 연구소에 설치된 발효기가 유기농 비료 배양용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언제든 군사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은 열흘 내 생물무기로 개발 가능한 병원체를 총 13종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탄저균과 천연두를 생물무기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해외에서 벌이는 연구 활동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조약에 가입한 뒤 중국 과학자들과 스발바르 섬에서 박테리아 연구 활동을 진행했는데, 이런 해외 연구 활동이 북한의 생화학무기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정 박사의 지적입니다.

또 탄저균이나 천연두균 처럼 잘 알려진 생물무기와 달리 박테리아 병원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 때문에 속성을 신속히 파악해 이중용도 품목으로 제한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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