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미북 정상회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미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두 정상회담이 서로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11년 만에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 을 앞두고 VOA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의 다양한 측면과 변수를 미국의 시각에서 진단하는 특집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로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에 미칠 파급 효과를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서부 남가주 대학의 데이비드 강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 포럼’ 기고에서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결과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풍향이 결정될 수 있는데 미 언론들이 너무 과도하게 미북 정상회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강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으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고 한반도 긴장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결과가 좋으면 미국의 대북 교류 방안에 직접적인 길잡이 역할과 긴장 완화 가능성을 높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정보당국에서 고위직을 지낸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사도 10일 ‘VOA’에 남북 정상회담 이 분명히 미북 정상회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 “I think it would affect with positive way, not negative way.”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회담의 핵심 의제를 비핵화로 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계기로 핵 문제를 완전히 끝내겠다는 의지도 밝힌 만큼 남북 정상회담 은 미북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겁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이번 연쇄 회담을 계기로 핵과 평화 문제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회담과 앞으로 이어질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핵과 평화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합니다.”
한국 정부도 앞서 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관계 진전이라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회담 상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정권은 10일까지 ‘비핵화’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 2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비핵화 의제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슈아 폴락 선임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다시 핵 문제는 미-북 간에 해결할 사안으로 한국의 개입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락 선임연구원] “Frankly, that kind of response should not be acceptable to Moon Jae-in and I would hope that president Moon has carefully plan…”
회담 성공을 위해 수동적 자세를 보일 경우 북한과 미국에 모두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 정권이 지금까지 비핵화 조건에 대해 밝힌 게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고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에 관한 정의도 모호하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주 신중하게 단계별로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폴락 선임연구원은 이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서두르기 위해 미-한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거나 북한에 착각이나 환상을 줘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 한국이 아주 긴밀하게 회담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여러 회의에 참석했던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방식의 비핵화로 먼저 선수를 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he will be very happy to talk about his version of denuclearization with South Korea…”
미국의 핵우산과 미군 철수 등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폐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핵우산이 없다면 자체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북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현재 좋은 회담을 위해 극도로 초조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적대관계에서 평화 공존 합의, 나아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까지 비핵화에 대해 행동이 아니라 말만 하고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정말 좋은 회담을 하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ell Kim Jong-un if you really want a good summit with president Trump, you need to be prepared to take some action, not just talk…”
가령 일부 핵무기를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중립 성향의 핵보유국인 프랑스 같은 나라에 넘긴 뒤 핵무기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제안해 볼 필요도 있다는 겁니다.
일부 전문가는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에 “거대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스테판 코스텔로 전 애틀란틱카운슬 한국 프로그램 국장은 최근 ‘동아시아 포럼’ 기고에서 남북한이 회담에서 경제·정치적 관계 재구축을 시작해 중·단기적 공동 개발 계획을 도모할 경우 미북 정상회담에 거대한 도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대북 제재 완화 전에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할 이유가 거의 없고, 백악관은 제재 완화가 대북 압박 국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더 어렵게 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황을 악화시키고 한국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는 남북 정상회담 에서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미북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 “I can’t see summit between president Moon Jae-in and Kim Jong-un without a discussion of nuclear issue.
김정은은 미국에 비핵화에 관해 대화하기로 합의했고, 중국에도 이런 입장을 명확히 했으며 한국 방북 특사단에도 이런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는 회담의 핵심 의제를 논의할 의지가 없다면 회담할 필요도 없어진다며, 오히려 남북 정상회담 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은 김정은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달려있다며 현재 북한과 소통이 잘 되고 있는 만큼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특집기획,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남북 정상회담 이 미북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미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내일은 네 번째 마지막 순서로 남북 정상회담 에 대한 미 의회 의원들의 시각을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