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물러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연방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한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언 의장이 11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That’s why today, I am announcing that this year will be..”
기자) 당장 그만두는 건 아니지만, 내년 1월 초에 끝나는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의장직과 하원의원직에서 모두 물러난다는 겁니다. 라이언 의장은 마지 못해 하원의장직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하원의장이 물러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정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라이언 의장은 세 자녀가 모두 10대가 됐다면서, 가족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If I am here for one more term..”
기자) 한 번 더 연임하면 자녀들이 주말에만 보는 아빠로 자신을 기억하게 된다는 건데요. 그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면서 삶의 우선 순위를 다시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라이언 의장이 물러날지 모른다는 얘기가 지난해부터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말에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통과된 뒤, 오랜 꿈을 이뤘다며 물러날 준비가 됐다는 말을 주변 지인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앞서 하원 세입위원장을 지낼 때부터 조세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요. 11일 기자회견에서도 36년 만에 대규모 조세 개혁을 단행한 점, 또 국방 예산을 증강한 점을 주요 업적으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이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됐는데요.
기자) 네, 라이언 의장은 올해 48살로 1999년부터 위스콘신주를 기반으로 하원의원으로 활동해 왔는데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 에릭 캔터 전 하원 공화당 대표 등과 함께 공화당의 젊은 기수로 꼽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선두주자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혹시 이번 은퇴 결정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은 없었을까요?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런 질문이 나왔는데요. 라이언 의장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운동 때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성추행 논란이 나오자,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당시 후보를 위해 선거 유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일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두 사람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이라면 미국에서 서열상 부통령 다음이죠? 대통령 승계 서열 2위인데요. 라이언 의장 후임으로 누구 이름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하원 공화당 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총무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앞서 스컬리스 의원은 매카시 의원에 맞서 하원의장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원은 지난 2015년에 존 베이너 당시 하원의장이 사퇴를 밝혔을 때도 유력한 후임자로 꼽혔지만, 낙마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의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인 ‘프리덤코커스(Freedom Caucus)’의 반대에 부딪히자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그 때 타협안으로 제시됐던 사람이 라이언 현 의장이었는데요. 하원 세입위원장이었던 라이언 의장은 당시 맡고 있는 일에 만족한다며 사양하다가, 결국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만약 올해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의 위치를 잃는다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그 때는 민주당 쪽에서 하원의장이 나오게 됩니다. 현 하원 민주당 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다시 하원의장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지난해 민주당 내에서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에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을 포함해 올해 중간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한 의원들이 꽤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공화당 쪽에 많은데요. CNN 방송은 11일, 공화당 의원 43명, 민주당 의원 18명이 은퇴하거나 다른 공직에 도전한다는 등의 이유로 올해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집계했습니다. 보통 선거에서 현역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하원 의석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공화당과 민주당 비율이 237 대 193으로 40석 이상 차이가 나는데요. 올해 선거에서 어쩌면 공화당이 다수당의 위치를 잃거나, 유지하더라도 의석을 많이 잃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24석을 더 얻어야 합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의 은퇴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라이언 의장이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라이언 의장이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업적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응원했습니다.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라이언 의장이 미국을 좀 더 나은 나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찬사를 보냈고요, 올해 앞으로 남은 일이 많다며,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서로 견해 차이가 있지만, 라이언 의장의 국가에 대한 변함 없는 의지를 높이 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 미국을 위해 건설적으로 함께 일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라이언 의장이 재선에 나서지 않는 만큼, 남은 기간 강경 보수세력을 떨쳐내고 민주당과 함께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러시아 스캔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을 조사중인데요. 뮬러 특검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10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을 했는데,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할 권한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Does he belive..” (끝까지 틀어주세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은 이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그런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런 질문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샌더스 대변인은 현재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고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을 덧붙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추가 발언이 없었다는 데 언론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하기를 원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또 이 문제가 불거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연방수사국(FBI)가 압수 수색한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FBI는 지난 9일에 전격적으로 단행한 압수 수색에서 코언 변호사의 개인재정 문서와 의뢰인들과의 연락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와 관련해서 새로 나온 소식이 있었나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 등 몇몇 미국 언론이 전한 내용이 있는데요. 수사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여인들과 관련된 기록들을 찾고 있다는 겁니다. 코언 변호사는 한 성인영화 배우에게 입막음 용도로 자신의 돈 13만 달러를 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압수 수색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을 겨냥한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압수수색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또 11일 아침에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특검 수사가 성과가 없었다면서 내통과 사법 방해가 없었다는 자신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부 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전했는데요.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자들에게 특검 해임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많은 사람이 뮬러 특검을 경질하라고 말한다면서 두고 보자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이 모두 특검 해고는 불가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코언 변호사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할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자 특히 연방 상원 쪽에서 경고성 발언이 쏟아졌는데요. 연방 상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의원은 10일 한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고하기를 원하거나 그 문제를 언급하는 건 '정치적인 자살행위'라고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을 중심으로 법으로 뮬러 특검을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진전이 없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10일 이 문제를 다시 언급했는데요,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특검 해고는 안 된다면서도, 법을 만드는 데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씨가 드디어 연방 의회 청문회에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상원 상무위원회와 법사위원회가 함께 주관한 공개 청문회에 나온 데 이어, 11일에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에서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저커버그 CEO의 청문회 증언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는데, 어떤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저커버그 CEO는 먼저 페이스북이 저지른 실수를 언급했습니다. 가짜 뉴스부터 외부 세력의 미국 선거 개입, 혐오 발언,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 등을 거론하면서 페이스북이 이런 문제에 충분히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저커버그 CEO] “That was big mistake…”
기자) 저커버그 CEO는 이런 것들이 다 큰 실수였고 페이스북을 만들고 운영하는 자신의 책임이라면서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을 둘러싼 논란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기자) 먼저 지난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는 선전전을 펼쳤고요. 특정 대선 후보에 유리한 활동을 했는데, 이걸 제대로 막지 못했고, 또 사후 대책에도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불거졌었죠?
기자) 맞습니다. 영국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라는 회사가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동의 없이 대량으로 확보한 사실이 드러나서 문제가 됐습니다. 이 회사가 또 지난 미국 대선 기간에 트럼프 진영을 위해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문제가 됐는데요. 이 회사로 흘러 들어간 개인정보가 8천7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저커버그 CEO를 강하게 추궁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 논란에 대한 해명 요구부터 향후 대책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저커버그 CEO는 결론적으로 그동안 제기된 문제들을 검토해서 이를 바로잡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올해 러시아가 각종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을 언급했고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뮬러 특검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원론적인 대답이 나왔는데요. 다양한 장치를 도입해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3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문제가 된 정치 광고와 관련해서는 정치 광고를 게재하는 쪽 신원을 철저하게 확인해서 부적절한 광고가 나오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저커버그 CEO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SNS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연방 의회가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 문제도 언급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저커버그 CEO는 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어떤 법을 만드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장 안팎에서는 페이스북을 규탄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