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해당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2000년 이후 미북 간에 이뤄진 최고위급 회담입니다. 김영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부활절인 3월 마지막주 주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7일 보도했습니다.
방문 일정에 대해 알고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해당 보도에 따르면 폼페오 지명자는 김정은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폼페오 지명자와 김정은의 만남은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김정일과 만난 이후 이뤄진 미북간 가장 고위급 회담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을 위해 방북했으나 지도자급이 아닌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을 만났었습니다.
해당 소식통은 또 폼페오 지명자가 김정은과 만나고 한 주 정도 지난 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화 의지를 확인했으며 이는 양측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소통 채널을 개설한 신호였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미 행정부 관리들은 지난 8일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언론에 밝혔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다음날, 미국 정부가 확인했다는 '비핵화를 논의할 의지'와 '비핵화 의지'에는 차이가 없느냐는 VOA의 질문에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 과거의 협상들은 모두 실패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시간을 버는 것을 허용하는 협상들에는 관심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과거와 다른 방법을 취할 것이라며 지금은 비핵화를 향해 대담한 행동과 구체적인 단계들을 밟을 시기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북한 측과 매우 고위급에서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김정은과 직접 대화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최고위급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한 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혼선이 발생하자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위급 사이에 대화가 있었다고 말한 것이며 자신이 직접 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폼페오 지명자의 방북 관련 언론 보도 진위에 대한 17일 VOA의 논평 요청에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