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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게재됐던 러시아 광고 공개...'망 중립성' 다음달 효력 마감


9일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러시아 기관의 광고를 대거 공개한 가운데, 그중 하나인 "뭉쳐야 산다! 우리가 닿을 수 있는 모든 애국자들을 환영한다..." 는 광고가 보인다.
9일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러시아 기관의 광고를 대거 공개한 가운데, 그중 하나인 "뭉쳐야 산다! 우리가 닿을 수 있는 모든 애국자들을 환영한다..." 는 광고가 보인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에 러시아 기관이 게재했던 광고가 대거 공개됐습니다. 이들 광고는 특정 현안에 대한 미국 내 여론 분열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망 중립성’ 규정이 오는 6월 11일부로 없어진다고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가 새로 세우는 주거용 건물에 태양광 집열판 설치를 의무화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 조직이 신분을 숨기고 대표적인 SNS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올렸던 광고가 대거 공개됐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어제(10일) 해당 페이스북 광고 3천500건 이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광고들은 2015년 중반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사이에 게재된 광고들인데요. 페이스북 측이 하원 정보위원회에 전달했던 것들입니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광고를 공개한 목적이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기관이 올린 광고들은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IRA(Internet Research Agency)’란 회사가 주도해서 지난 2014년부터 페이스북 같은 SNS에 특정 현안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유리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은 신분을 숨기고 SNS에 정치광고를 게재하거나 몇몇 미국인을 사주해 정치집회를 조직하는 등 방법을 통해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유리한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런 활동이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하고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네.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 당선을 도우려고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개입했고, 트럼프 진영이 이를 위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바로 ‘러시아 스캔들’입니다.

진행자) 어제(10일) 공개된 광고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 안에서 논란이 많은 문제, 그러니까 인종 문제, 이민, 성소수자 문제, 총기 규제 문제 등과 관련된 논쟁을 부추기는 내용이 대다수였습니다. 또 경찰의 폭력성을 부각하고 ‘흑인의 생명이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란 구호를 내세운 흑인 인권운동을 깎아내리는 광고도 상당히 많았고요. 그밖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난하고 트럼프 공화당 후보, 그리고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광고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어제(10일) 공개된 광고 중에는 집회를 열자고 촉구하는 광고도 있었죠?

기자) 네. 예를 들면 ‘미국의 단합된 무슬림’이라는 가짜 이름을 내걸고 지난해 6월 7일, 뉴욕 트럼프타워와 백악관 앞에서 시리아전쟁을 반대하는 열자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이런 광고 같은 경우는 인권이나 평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죠?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페이스북에 올라간 광고들도 꽤 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상당히 정교한 방법을 쓴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조직이 신분을 숨기고 인터넷 사이트나 페이스북에 반이민이나 인종차별 같은 주제를 다룬 광고를 올립니다. 그럼 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해당 광고를 보거나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 사람에 대한 정보가 남는데, 페이스북이 유료로 제공하는 ‘맞춤 타깃’(Custom Audiences) 기능을 써서 이들에게 지속해서 비슷한 광고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의 이 ‘맞춤 타깃’ 기능이 아주 유용하게 쓰인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가령 반이민 정책을 찬성하는 유권자들을 확인해서 이들에게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내용이 들어간 광고나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거죠. 이게 원래는 상품 광고를 위해 많이 쓰는 기능이었는데요. 러시아 측이 이걸 악용한 겁니다. 러시아 기관은 이런 ‘맞춤 타깃’ 기능 외에 인종, 지역, 성, 그리고 관심 분야별로 광고 전달 대상을 분류하는 기능도 적극적으로 썼다고 합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 문제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뮬러 특검이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인 13명, 그리고 러시아 기관 2곳을 지난 2월에 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이나 외국 기관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한 미국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러시아 광고와 관련해서 페이스북이 크게 질타를 받았죠?

기자) 네.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페이스북 측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을뿐더러, 나중에 대책 마련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 크게 비난받았습니다.

진행자) 거기에 사용자 정보유출 사건까지 겹쳐서 페이스북이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광고 문제 외에 정보유출 문제까지 불거지자 결국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연방 의회 청문회에 나와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문제가 된 정치 광고와 관련해서는 광고주의 신분을 명확하게 밝히게 하는 등 대책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아짓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인터넷 자유 회복'문건 채택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짓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인터넷 자유 회복'문건 채택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른바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이 곧 폐기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망 중립성 규정이 오는 6월 11일부터 효력을 중단한다고 어제(10일) 발표했습니다. FCC는 지난해 12월,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한 망 중립성 규정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망 중립성’이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 건가요?

기자) 네. 인터넷 통신망 업체들이 사용자가 내는 요금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 내용이나, 접속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 서비스의 속도 등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 ‘망 중립성’의 기본원리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망 중립성이 기업과 산업에 부과한 불필요한 규제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폐기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통신망 업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미 전역에 통신 회선을 깔아놓고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업체를 말하는 겁니다. AT&T나 버라이즌, 컴캐스트 같은 거대 통신회사들이 해당합니다.

진행자) 그럼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은 뭔가요?

기자) 이들 회사는 통신망 업체가 아니고요. 인터넷에 올라가는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면, 망 중립성 폐지가 인터넷 통신망 회사에 유리한 것처럼 들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버라이즌이나 AT&T 같은 통신망 업체들은 망 중립성이 대규모 설비투자와 혁신을 방해한다면서 이를 없애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가령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인기 웹사이트 접속에는 요금을 더 물릴 수도 있고요. 또 돈을 더 내면 특정 사이트의 접속 속도를 올려줄 수도 있어야 하는데, 망 중립성으로 이걸 못하게 하니까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망 중립성이 없어지면 인터넷을 쓰는 일반 고객이나, 인터넷에 ‘콘텐츠(contents)’를 제공하는 회사에는 불리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대형 인터넷 업체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그렇다면 이번 조처에 대해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이미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뉴욕주를 포함해 22개 주가 망 중립성 폐기 조처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낸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부 워싱턴주가 지난 3월 망 중립성을 보호하는 법을 도입했고요. 몇몇 주는 주지사 행정명령으로 망 중립성을 보호하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인터넷 통신망 업체들은 망 중립성이 폐기돼도 인터넷 콘텐츠를 차별하거나 봉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2013년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이호의 가정 집 지붕에서 작업자가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이호의 가정 집 지붕에서 작업자가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주택에 태양광 집열판 설치를 의무화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위원회가 9일 의결한 내용인데요. 오는 2020년부터 새로 짓는 층이 낮은 주거용 건물에 태양광 집열판을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자주 그늘지는 건물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주 정부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집 10만 채, 그리고 다가구 주택 약 20만 채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가 이런 조처를 도입한 목적이 뭔가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가 목표로 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부응하려는 조처입니다. 대표적 청정에너지인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서 이런 조처를 도입한 지역이 있었나요?

기자) 주 차원에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시 단위에서는 캘리포이나주 샌프란시스코시 등 몇몇 도시가 같은 조처를 도입한 바 있었습니다. 한편 매사추세츠와 뉴저지주, 그리고 수도 워싱턴 D.C.가 같은 조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주거용 건물을 짓는데 태양광 집열판을 달려면 비용이 더 들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위원회는 추가 비용이 1만 달러 정도 들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집열판 설치로 줄어드는 에너지 비용이 이걸 상쇄할 것이라고 에너지위원회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건설업체는 태양광 집열판 설치 비용이 주 정부가 예상한 금액의 배가 넘으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먼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설업계나 에너지업계 쪽에서 특별히 반대하는 말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집값이 너무 비싸서 문제인데, 이번 조처로 집값이 더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내 다른 어떤 지역보다 청정에너지 생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의 비중을 적어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태양광 발전이 캘리포니아주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대략 16% 정도 되는데요. 태양열 발전은 캘리포니아주의 청정에너지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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