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열외로 밀려났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은 현재 폼페오 국무장관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확인된 사실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CNN’ 방송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런 보도를 했는데요, 백악관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 방송에, 보도는 소문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접견하는 자리에 볼튼 보좌관이 배석하지 않은 것이 두드러져 보이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면담은 미-북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해 핵심적으로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무려 90분 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 볼튼 보좌관이 빠지고 폼페오 국무장관만 배석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을 배려해 대북 강경파인 볼튼 보좌관을 배석하지 않도록 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백악관 입구에서 김 부위원장을 맞는 것도 볼튼 보좌관이 아니라 존 켈리 비서실장이 하더군요?
기자) 백악관 비서실장이 외부 인사를 맞는 건 역시 이례적인 일입니다. `CNN’ 방송은 볼튼 보좌관이 김 부위원장 접견에서 배제된 건 폼페오 장관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의 참석이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폼페오 장관이 문제를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왜 볼튼 보좌관의 참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건가요?
기자) `CNN’에 따르면 폼페오 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한 볼튼 보좌관의 접근에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이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갖고, 이를 관철하려 한다’는 겁니다. 미 언론들은 폼페오 장관이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취소를 결정하기에 앞서 열린 내부 토의에서 볼튼 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회담 취소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폼페오 장관은 자신이 어렵게 이뤄낸 회담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북 핵 해법으로 주장했던 `리비아식’ 모델은 북한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었지요?
기자) 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재고를 위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리비아식 해법을 부인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CNN’에 따르면 이 일을 놓고 폼페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이 심한 말다툼을 벌였고, 이후 갈등이 계속 깊어지면서 지금은 `폭발 단계’ 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을 지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일단은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을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평가하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재량권을 주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폼페오 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성사에서부터 준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평양을 두 차례나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한 것도 폼페오 장관입니다. 볼튼 보좌관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확정하기 직전까지도 회담 개최에 반대했던 것으로 `뉴욕타임스’ 신문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보좌관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 발언에 불쾌해 했지만 여전히 폭넓게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현재 폼페오 장관에 맡기고, 지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급속하게 뜨고 진 사례에 비춰볼 때 폼페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 역시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