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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미 중서부의 실리콘밸리, 인디애나폴리스...뉴욕 시민을 위한 피아노 ‘싱 포 호프’


켄지 아카데미 학생들이 '스테디 서브'의 CEO 인 스티브 허쉬베르거 지도 아래 현장 투어를 하고 있다.
켄지 아카데미 학생들이 '스테디 서브'의 CEO 인 스티브 허쉬베르거 지도 아래 현장 투어를 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최첨단 정보기술, IT 산업의 본고장인 미 서부의 실리콘밸리. 이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IT기업이 몰려 있죠. 하지만 최근 실리콘밸리의 물가와 집값이 급등하면서 작은 신생기업들의 경우 실리콘밸리에 자리를 잡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런 신생 IT기업들을 기다리는 제2의 실리콘밸리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미 중서부의 실리콘 벨리, 인디애나폴리스...뉴욕 시민을 위한 피아노 ‘싱 포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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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미 중서부의 실리콘 벨리, 인디애나폴리스”

[현장음: 인디애나폴리스]

지역 내 IT기업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 77억 달러. IT 관련 종사자 7천500명. 도시의 실업률 단 3%. 실리콘밸리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미 중서부에 위치한 인디애나주의 주도, 인디애나폴리스 이야기입니다.

[녹취:코트니 스펜스] “이곳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지금 기술 산업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미 중서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어요.”

코트니 스펜스 씨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켄지 아카데미’라는 학교를 세웠습니다. 켄지 아카데미는 코딩을 가르치는 학교인데요. 코딩이란 ‘기계에 명령을 내리는 행위’로 쉽게 말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걸 말하죠. 컴퓨터 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 미국에선 청소년들도 코딩을 따로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켄지 아카데미는 IT 기업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 그리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훈련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합니다.

[현장음: 비어 메니지먼트 시스템]

맥주 공급 관리 업체인 ‘비어 메니지먼트 시스템(Beer Management System)’의 스티브 허쉬버거 대표는 최근 켄지 아카데미 학생들을 인턴으로 채용했습니다. 멀리 미 서부 실리콘밸리에서 과학자들을 데려오는 대신, 가까운 곳에서 인재를 찾은 겁니다.

[녹취: 스티브 허쉬버거] “일반 종합대학에서도 코딩이나 컴퓨터 관련 수업을 하죠. 하지만 현장성이 좀 떨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기술을 배우는 ‘켄지 아카데미’에서 인턴을 뽑았습니다.”

이렇게 지역 사업체들과 연결되면서 켄지 아카데미 학생들은 교실에서 하는 수업 외에 실습 경험도 많이 하게 된다고 합니다.

미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온 미아 윌리엄스 씨는 내년 12월, 켄지 아카데미의 1기 졸업생이 될 예정입니다.

[녹취: 미아 윌리엄스] “뉴올리언스는 의료 관련 산업의 비중이 아주 큽니다. 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의료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켄지 아카데미’에 등록했습니다.”

IT 관련 업계는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를 이루는 직종인데요. 켄지 아카데미에도 보통 10여 명의 수강생 가운데 여학생은 2~3명에 그친다고 합니다. 여성 수강생인 카비타 카말바부 씨는 IT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좀 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녹취: 카비타 카말바부] “여성으로서 I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우선 두려움을 털어내어야 할 것 같아요. 또한,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겠죠. 여기서 그런 것들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최근 켄지 아카데미 같은 IT 기술을 배우는 학교들이 각광받고 있다는데요.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제2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인디애나폴리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서부 스탠퍼드 대학의 IT 관련 학생 디에고 가르시아 씨는 좀 회의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녹취: 디에고 가르시아] “글쎄요. 첨단 과학의 도시라고 하면 다들 캘리포니아나 뉴욕을 떠올리지 않나요? 인디애나폴리스를 꼽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인디애나폴리스의 IT 산업이 성장단계에 있는 만큼 인디애나폴리스가 실리콘밸리처럼 첨단 IT의 산실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하지만 번창하는 IT 산업과 젊은 IT 인재들이야말로 인디애나폴리스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뉴욕 시민이 ‘싱 포 호프(Sing for hope)’ 행사장의 피아노에 앉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뉴욕 시민이 ‘싱 포 호프(Sing for hope)’ 행사장의 피아노에 앉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모든 뉴욕 시민을 위한 피아노 ‘싱 포 호프(Sing for Hope)’”

IT의 도시 인디애나폴리스에 이어 이번엔 뉴욕시로 가볼까요? 미국 동부의 대도시 뉴욕은 미 전역에서 가장 예술적인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미술관과 공연장을 많이 갖고 있는가 하면 전 세계에서 온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죠. 뉴욕의 한 비영리단체는 뉴욕의 이런 풍부한 예술 감각을 피아노를 통해 뉴욕 시민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현장음: 싱 포 호프]

뉴욕시의 한 공원에 화려하게 장식된 십여 대의 피아노가 놓여있습니다. 언뜻 듣기엔 여러 대의 피아노를 마구 두드려대는 듯 하지만, 조금만 귀를 기울여 보면 바흐의 미뉴에트 선율이 들리기도 하는데요.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 사람들은 다들 평범한 뉴욕 시민들입니다. 비영리 단체인 ‘싱 포 호프(Sing for hope)’, ‘희망을 위한 노래’ 측은 매년 여름, 뉴욕 시민들을 위해 이렇게 열린 피아노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카밀 자모라] “대도시 뉴욕의 시민들은 다들 바쁘게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그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 오면 뉴욕 시민들이 서로 교감하게 됩니다. 증권 거래인도, 보모도, 피자 배달부도 누구든 와서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할 수 있어요. 우리 ‘희망을 위한 노래’ 프로젝트는 피아노를 통해 사람들 간의 벽을 허물어 주고요. 직업이나 외모, 피부색에 상관없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게 합니다.”

이 프로젝트에 쓰이는 피아노는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피아노가 아닙니다. 피아노 한 대 한 대가 하나의 예술 작품인데요. ‘희망을 위한 노래’는 바쁜 뉴욕 시민들에게 들을 거리와 함께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카밀 자모라] “여기 있는 이 피아노들은 여러 예술가가 각자의 시간과 재능을 기부해서 만든 작품들입니다. 뉴욕 시민들에게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멋진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를 주고 있는 거예요. 매년 12월이 되면 우리는 전 세계 예술가들로부터 디자인 제안서를 받습니다. 아시아에서도 지원하고 유럽에서도 지원하죠. 그러면, 우리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어떤 작가를 초청할지 결정합니다. 그렇게 선정된 작가들은 각자의 예술적 취향대로 피아노를 훌륭하게 꾸밉니다.”

트레이시 크레인 씨는 피아노를 신비의 세계로 만들었습니다. 귀여운 괴물들로 장식된 크레인 씨의 피아노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녹취: 트레이시 크레인] “‘희망을 위한 노래’는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이 결합한 프로젝트에요. 서로 다른 예술 분야가 하나가 돼 더 멋진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거죠. 아이들은 독특한 디자인의 피아노를 만져보고, 두드려도 보고, 피아노에서 놀 수도 있어요. 그 누구나 와서 예술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입니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 가운데는 수준급 연주를 선보이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는데요. 랜디 나라얀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녹취: 랜디 나라얀] “어른들도 좋아하지만, 특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피아노 연주를 듣기도 하고 직접 연주도 하죠. 이게 아이들 정서에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뉴욕시 안에서도 일부 빈곤 지역에선 피아노 연주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데 그런 아이들에겐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나라얀 씨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은 사람들에게 연주도 들려주지만, 피아노가 비에 젖지 않도록 하는 등 피아노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름 동안 ‘희망을 위한 노래’에서 뉴욕 시민들과 만난 피아노들은 몇 주간의 행사 기간이 끝나면 뉴욕시의 학교와 병원에 기증된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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