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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인혼 전 국무부 특보] “북한 비핵화 비현실적…역량 제한 선에서 타협할 듯”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매우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가 밝혔습니다. 압박 정책으로 돌아가기도, 핵 동결 합의에 그치기도 어렵겠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역량을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제네바 합의 등 대북협상에 참여했던 아인혼 전 특보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폼페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이 실패했다고 보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방북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아인혼 전 특보)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일부분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폼페오 장관의 비핵화 요구를 강도와 같다고 주장한 북한 외무성의 성명은 꽤 실망스럽습니다. 저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 사람들이 조금 더 비관적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한 비핵화의 현실적 어려움을 깨닫는 계기는 되지 않았을까요?

아인혼 전 특보) 현 상황에서 더 현실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많은 신호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신호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그랬습니다. 명백한 신호를 읽는 것을 꺼려한 겁니다. 하지만 폼페오 장관의 매우 실망스러운 방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도 더욱 현실적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역량을 멈춘 것만 해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아인혼 전 특보) 현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어려운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완전하게 핵.미사일 역량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의 문제인데요. 그렇게 됐을 때 조금 더 제한적인 합의를 수용할지, 아니면 협상을 중단하고 압박과 봉쇄 정책으로 돌아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기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나 2020년 재선을 위해서라도 성과를 내야 하지 않습니까? 비핵화가 아닌 제한적인 합의나 과거 압박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아인혼 전 특보) 북한과의 어떤 합의도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북한의 역량의 상당 부분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우선 타협하게 될 겁니다.

기자) 그렇게 된다면 끝없는 협상으로 가는 겁니까 아니면 긴장 고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아인혼 전 특보) 긴장이 지난해 수준으로 고조되는 상황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협상이 생산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상황은 일정 기간 동안 꽤 잠잠하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 정책으로 돌아가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 역시 일정 기간 동안 핵과 미사일 실험의 중단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몇 달간 상황은 매우 조용할 겁니다. 대화는 계속될 테지만 생산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자) 북한에 영변 외에 비밀 핵 시설이 있다는 관측이 있고 전임 행정부는 더욱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당시 국무부에 계셨는데 사실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런 시설이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인혼 전 특보) 북한이 영변 이외의 지역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북한이 자신들이 보유한 핵 시설을 정직하게 신고하는 게 항상 필수였습니다.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핵심 사안으로 작용할 겁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로부터 폼페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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