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에 찬성하지 않으면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영주권 추첨 제도와 이른바 ‘잡았다 풀어주기 정책’을 없앨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발행인이 가짜뉴스와 언론의 자유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인 4.1%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연방 정부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어제(29일) 오전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장벽 건설이 들어간 국경보안에 민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연방 정부를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또 영주권 추첨 제도, 그리고 이른바 ‘잡았다 풀어주기(catch & release)’ 정책을 없애라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능력과 학력을 근거로 하는 ‘메리트 베이스(merit based)’ 이민제도를 도입해서 훌륭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주장이 나왔는데, 연방 정부 폐쇄 문제와 연관시킨 국경장벽 건설 문제가 먼저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이민개혁 방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장벽 건설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미국 남부 멕시코 접경지역에 장벽을 만들어 불법 이민자 유입을 완전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장벽 건설은 민주당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을, 그리고 공화당 보수파가 ‘드리머’ 구제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탓에 이민개혁 논의에 진전이 없습니다. 참고로 드리머라면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까지 국경장벽 건설에 아예 진전이 없는 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관련 예산이 조금 배정돼서 새 장벽 선정 작업과 일부 구간에서 장벽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건설 예산으로 250억 달러를 요구했는데요. 연방 의회는 올해 회계연도에 16억 달러만 배정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예산으로 16억 달러를 배정한 지출안에 서명하면서 다시는 이런 지출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측에 요구하는 건 요구한 예산을 모두 달라는 건가요?
기자) 네. 예산뿐만 아니라 장벽건설을 문제 삼아 국경보안 강화나 이민개혁을 방해하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를 폐쇄할 힘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있습니다. 올해 10월 1일부터 시작하는 2019 회계연도 예산이 집행되려면,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지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 하는데, 서명을 거부하면 자동으로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문을 닫아야 합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서도 연방 정부가 폐쇄된 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그리고 2월에 모두 2번 있었습니다. 이때는 연방 의회가 지출안을 통과시키지 못해서 그랬는데요.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를 폐쇄시킬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봄에도 현안 해결을 위해서 단행되는 연방 정부 폐쇄는 좋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새 회계연도 예산이 책정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새 회계연도 예산을 9월 30일까지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실패하면 연방 의회는 임시지출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임시지출안도 대통령이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요. 최근 몇 년 새 미국 연방 정부는 이런 임시지출안으로 유지된 적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폐쇄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민주, 공화 두 당 모두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입니다. 특히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중앙 정치권은 연방 정부 폐쇄에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는 지난 27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연방 정부가 폐쇄되지 않으리라 전망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출안 편성에 관여하지 말라면서 민주당은 연방 정부를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국경장벽 건설과 함께 언급한 항목들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영주권 추첨 제도는 미국에 이민 오는 비율이 낮은 나라 시민을 대상으로 추첨으로 영주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다음 ‘잡았다 풀어주기’는 불법 이민자를 잡으면 일부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냥 풀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없애라는 요구입니다. 다음 ‘메리트 베이스’ 이민은 아까 설명했지만, 학력이나 능력을 따져서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발행인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어제(29일) 트위터에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신문 발행인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도 이 사실을 보도했는데요. 두 사람은 지난 20일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뉴욕타임스를 소유한 설즈버거 집안 출신으로 올해 초부터 발행인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이 만남과 관련해 트위터와 성명을 통해 설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를 빼고는 다른 주류 언론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이런 만남이 성사된 것이 흥미롭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매우 좋고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면서 언론매체가 쏟아내는 방대한 ‘가짜 뉴스(fake news)’에 대해, 또 가짜 뉴스가 어떻게 '시민의 적'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설즈버거 발행인은 성명을 내고 백악관 회동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면서 대통령의 언론관을 조목조목 비판했는데요. 설즈버거 발행인은 언론 매체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려고 만남을 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남이 좋았다고 설명했는데, 설즈버거 발행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가 전하기로는 대통령 발언이 분열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또 주류 언론이 가짜 뉴스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해롭다고 지적하고 특히 대통령이 언론과 언론인을 적대시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 언론관이 너무 적대적이란 지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이런 적대적인 자세가 언론 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론 매체에 대한 공격을 재고하라고 촉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미국에 위험하고 유해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위터를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언론들을 비난했더군요?
기자) 네. 정부 내부 소식통을 이용한 언론 보도가 언론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런 건 애국적이지 못하다면서 언론 자유에도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행정부에 대한 언론 보도 가운데 90%가 부정적인 내용이라면서 죽어가는 신문들이 무슨 말을 해도 미국은 다시 위대해지고 있고, 자신은 언론들과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설즈버거 발행인의 조언이 별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행정부 업적에 모두 나쁜 기사를 쏟아낸다면서 이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가 나왔죠?
기자) 네. 27일 아침에 연방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발표했는데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기간에 GDP가 연율로 4.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의 총합인데요. 경제성장률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들 예상하고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경제전문가들 예상치가 4.1%였으니까 전망치와 들어맞았습니다.
진행자) 4.1%라면 상당히 좋은 결과죠?
기자) 물론입니다. 2014년 3분기 이후에 가장 좋은 수치입니다. 당시 수치는 4.9% 성장이었는데요. 올해 2분기 4.1% 성장은 대공황 이래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2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올 거라고 미리 귀띔했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래리 커들로 위원장이 미리 이 사실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분기 성장률 결과에 흥분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I’ll say this now..”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연간 3% 이상의 성장률 궤도에 올랐다고 자축했습니다.
진행자) 2분기 GDP 성장률을 이끈 건 어떤 분야입니까?
기자) 소비지출과 사업투자, 그리고 수출이 2분기 GDP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소비지출은 4%, 사업투자가 7.3%, 그리고 수출은 9.3%나 증가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또 대규모 세금 감면과 연방 정부 지출이 많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합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이 많은 나라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서 수출이 대폭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무역전쟁의 주된 수단이 관세 인상입니다. 그래서 미국 수출업자들이 관세가 오르기 전에 수출을 서두른 여파로 보이는데요. 특히 대중국 대두 수출이 많이 늘어난 것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또 관심을 두는 것이 이런 높은 성장률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문제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경제전문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과거 상황을 봐도 그렇고요. 또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이 미칠 영향도 큰 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려면 역시 소비지출이 탄탄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행정부 안에서는 이런 성장률이 지속 가능하다고 전망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래리 커들러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주말 언론과의 회견에서 몇몇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미국 경제가 계속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