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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사 '타이완 표기' 수정...파키스탄 정권교체 '촉각'


미국 버지니아주 로널드레이건국제공항에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들이 서있다.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 로널드레이건국제공항에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들이 서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타이완 표기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환영하고 있고요. 파키스탄에서 오늘(25일) 총선이 진행중인 가운데, 투표소를 노린 폭탄 테러와 총격으로 수십 명이 숨졌습니다. 이어서, 이번 주 청두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민간 포럼’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항공사들이 타이완 표기 방식을 바꿨군요?

기자) 네. 텔타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주요 미국 항공사들이 인터넷 예약 사이트에서 타이완의 국가 표시를 없앴습니다. 이전에는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를 입력하면, 국가표시 영문 약자 TW와 함께 ‘타이베이 TW’라고 게시됐는데요. 지금은 국가 없이 도시명만 나옵니다. 이 같은 조치를 중국 정부는 즉각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일제히 이렇게 조치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중국 정부의 바람에 따른 겁니다. ‘타이완과 홍콩은 주권국가가 아니다. 중국의 영역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중국 민항총국이 지난 4월 세계 44개 항공사들에 공문을 보냈는데요. 호주와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은 즉시 요구에 따랐습니다. 일본 항공사들도 지난 6월, 이런 방침을 수용했는데요. 미국 항공사들은 여기 따르지 않았고요. 백악관이 나서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비판,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전체주의적이고 이치에 맞지 않는 발상(Orwellian nonsense)”이라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논평했습니다. 타이완과 홍콩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중국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일지 몰라도, 미국 회사에 강요할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미국 항공사와 시민들에 대한 위협과 협박을 멈출 것을 중국에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오늘(25일)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미국 항공사들에 대한 압박을 지속했습니다. 어제도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는 협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표기 방식 변경을 거듭 촉구했는데요. 거부하는 항공사들에 제재 의사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선 취소를 비롯한 불이익이 예상되는 현실을 고려해, 미국 항공사들도 중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환영했다고요?

기자) 네.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오늘(25일) 중국 외교부가 평가했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 이후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법규를 지키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국민 감정을 계속 존중하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외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경영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타이완 당국은 논평을 통해,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했다면서, 정치적 힘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항공사들의 이번 조치에 미국 정부 입장은 뭡니까?

기자)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는데요. 타이완에서 미국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미국재타이완협회(AIT)’가 오늘(25일) 중국 정부를 상대로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이번 일은 “중국의 정치적 언어를 공공 웹사이트에 적용”하게 만든 사건이라면서, “민간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력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5일 파키스탄 퀘타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이 날 퀘타에서는 자살폭탄사건으로 3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25일 파키스탄 퀘타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이 날 퀘타에서는 자살폭탄사건으로 3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파키스탄에서 총선이 실시되고 있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의원 272명과 4개 주 지방의원 577명을 동시에 뽑는 선거가 이 시각 현재 파키스탄 전역에서 진행중입니다. 총선 결과 다수당에서 총리를 내고, 정부를 운영하는데요. 현 집권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N)’과 제2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2파전 양상입니다.

진행자) 현 정부가 계속 집권할지, 정권을 교체할지 판가름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선 집권 ‘무슬림연맹’이 지지율 32%로 가장 앞섰는데요. ‘정의운동’이 29%, 근소한 차로 뒤따랐습니다. 제1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는 13%에 그쳤는데요. 오늘(25일) 투표일이 가까워 오면서 ‘정의운동’ 지지세가 더 높아져서 집권당을 앞섰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우세를 단정하긴 어려운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외신들은 조심스럽게 ‘정의운동’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2야당 ‘정의운동’이 집권을 노릴 만큼 약진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2008년 이후 민간 정부가 두 차례 5년 임기를 수행했지만, 아직도 정치와 사회 전반에 군의 입김이 센데요. 군부는 지난해 부패로 실각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사태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정의운동’과 협력 관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파키스탄 군부가 ‘정의운동’에 힘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는데요. “집권당 의원들에게 ‘탈당하고 정의운동 후보로 출마하라’고 군 주요 인사들이 압력을 넣은 정황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가 주변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의 이번 선거는 남아시아 정세에 중요한 일정입니다. 먼저 옆 나라 인도와의 관계가 변할 가능성이 주목되는데요. 파키스탄과 인도는 오랜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을 일단 봉합하고, 유대 관계를 개선하자고 지난 2015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 군부가 이런 상황을 반대하고 있어서요. ‘정의운동’이 집권하면 분위기가 바뀔 여지가 있습니다.

진행자) 정권이 교체되면 인도와의 관계가 다시 긴장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임란 칸 대표는 주변국들과 관계 개선을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아프가니스탄과 관계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파키스탄 군부는 아프간 현 정부보다, 밀려난 옛 집권세력, 즉 탈레반 중심 반군에 우호적입니다.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극렬 이슬람 테러집단 ‘알카에다’는 ‘정의운동’의 집권을 바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놨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미국과는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무슬림연맹’ 정권이 친 서방 정책을 펼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파키스탄 현 정부에 비판적인데요. 파키스탄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경제· 군사 지원을 받으면서도, 아프간 등지 테러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올해 파키스탄에 대한 안보지원 예산을 삭감했는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반발하면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는 미군 보급로 차단을 포함한 ‘대미 관계 재평가’ 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진행자) ‘정의운동’이 집권하면 상황이 나아질까요?

기자) 지켜봐야겠습니다. 군부의 지원을 받는 ‘정의운동’ 정부가 출범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아직 전문가들도 판단을 미루고 있는데요. 알카에다가 ‘정의운동’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선거, 지금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투표장을 노린 폭탄 테러와 여야 지지세력간 총격이 이어졌는데요. 발루치스탄주 퀘타시 등지에서 지금까지 30여 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이 많아서 사망자는 더 늘 전망입니다.

진행자)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기자) 내일(26일) 오후쯤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무슬림연맹’이 이기면, 샤리프 전 총리 동생인 샤바즈 샤리프 대표가 내각을 이끌 전망이고요. ‘정의운동’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 유명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대표가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22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경기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념 열쇠를 건네고 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22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경기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념 열쇠를 건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네, 사실 중국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대규모 투자와 경제 협력 등을 통해 아프리카 진출에 큰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최근에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민간 포럼'에는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가 참석해 중국 정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라면 누굴 말하는 걸까요?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입니다. 현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라있는데요.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던 왕치산 부주석이 시 주석을 대신해 '중국-아프리카 민간 포럼'에 참석해 행사를 챙긴 건 그만큼 아프리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중국-아프리카 민간 포럼, 규모가 제법 컸다고요.

기자) 네, 23일과 24일 이틀간 중국 서남부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렸는데요. 아프리카 30개국에서 88명의 대표와 50개 단체, 중국에서는 100여 명의 대표가 참석할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왕치산 부주석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지난 3년 동안 중국과 아프리카는 여러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의 성과가 풍성했다면서 양측의 관계는 이미 새로운 단계,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치산 부주석은 또, 국가 대 국가 간 관계는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이어진다면서, 양측은 보다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 교류의 전망이 밝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도 이번 행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해외 순방 중인 시진핑 주석이 축하 전문을 보냈는데요. 왕치산 부주석은 시 주석의 축하 전문을 소개하면서 이는 중국-아프리카 민간 교류, 협력에 대한 중국 정부와 당의 중요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국-아프리카 민간포럼에서 어떤 구체적인 성과는 있었습니까?

기자) 네, '중국-아프리카 민간 우호 협력 프로그램'을 출범시키기로 했는데요. 민간과 문화 교류는 물론이고요. 기부와 지원 사업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2020년까지 지속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주석도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담 참석차 지금 남아공을 방문 중인데요.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지난 21일부터 세네갈, 르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했고요. 브릭스 정상회담 후 귀국길에는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시 주석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올해 초 국가 주석에 다시 당선된 후 첫 번째 해외 나들이인데요. 아프리카를 중시하는 중국의 태도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렇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우선 아프리카 대륙의 풍부한 자원 때문입니다. 검은 대륙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천연자원을 간직한 천혜의 보고고요. 또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질서를 아프리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통해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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