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VOA 취재진이 사법당국에 붙잡혔다 6시간여 만에 풀려났습니다. 이 사건에 미 국무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요. 터키가 미국산 제품 수입 관세를 크게 올린 소식,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해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현지에서 취재 중이던 VOA 기자들을 억류했다 풀어주는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VOA 중국어 방송 소속인 펑이빙 기자와 멀티미디어 담당, 계약직 앨런 아이 기자 등 2명을 적어도 6시간 이상 억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들 기자는 13일 밤, 산둥성 지난시에서 쑨원광 산둥대 은퇴 교수를 취재하려고 하다가 당국에 강제 연행돼 6시간 넘게 구금됐다가 14일 새벽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쑨원광 교수라면 얼마 전 VOA와 인터뷰 도중 공안에 강제 연행됐던 학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쑨원광 교수는 지난 1일 워싱턴에 있는 VOA 중국어 방송과 생방송 인터뷰 중, 공안에 전격 체포됐는데요. 당시 공안 요원들이 쑨원광 교수의 집에 들어오는 소리와, 쑨 교수가 이들에게 다급하게 항의하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중계되면서 큰 충격을 안겨줬던 올해 84세의 노학자입니다. 쑨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정책과 대외 투자 등 중국 정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저명한 반체제 인사입니다.
진행자) 그럼 쑨 교수가 이제 풀려났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쑨 교수의 측근이 13일, VOA에 쑨 교수의 석방 사실을 알렸는데요. 하지만 중국 당국의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VOA 기자들이 이번에는 직접 쑨 교수의 집으로 취재를 하러 간 거군요.
기자) 네, VOA 기자들은 쑨 교수가 사는 아파트 문밖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쑨 교수는 펑이빙 기자에게 구금됐던 일을 들려주고, 또 방송을 통해 언론의 자유를 표출할 수 있게 해준 VOA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건물에 있던 공안들이 인터뷰를 계속 방해했고요. 이들 기자를 각각 따로 자동차에 실어 강제 연행했습니다.
진행자) VOA 기자들은 어디로 연행됐습니까?
기자) 펑이빙 기자는 지난시에 있는 대학 캠퍼스 내 어느 비밀 장소로 끌려갔고요. 앨런 아이 기자는 지난시 외곽 지역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기자 모두, 14일 새벽, 신상에 아무런 피해 없이 풀려났는데요. 하지만 펑이빙 기자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기기는 모두 못쓰게 됐고요. 아이 기자는 공안들이 자신의 모든 전자 장비들을 샅샅이 검색하고, 내려받기를 한 후 풀어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VOA가 이번 사태에 큰 우려를 표하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만다 베넷 VOA 총국장은 기자들의 석방에 앞서, 해당 기자들은 뉴스를 취재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자의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큰 충격과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일을 했다는 이유로 억류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 정부는 모든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기자들도 아무런 간섭 없이 취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앞서 쑨원광 전 교수 사건이나 이번 VOA 기자 억류 사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을 잘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 언론감시단체 '국경 없는 기자회( 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성명을 통해, 시진핑 정권하에서 중국의 언론 탄압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제사회는 언론의 자유를 향한 이런 공격을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쑨원광 교수도 VOA 기자들이 체포되기 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쑨 교수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여기는 중국이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가 부족하다, 당국은 언론의 자유를 차단하고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 기자들은 미국에 가서 자유롭게 활동하는데, 미국 기자들은 중국에서 그러지 못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중국 기자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기자들도 취재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법상, 외국 기자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어느 곳이든지 취재차 여행을 할 수 있고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오랫동안 이를 무시하면서 외국인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방해해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터키가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크게 올렸다고요?
기자) 네. 자동차에 120%, 술에는 140%에 달하는 초고율 보복관세를 터키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단행했습니다. 오늘(15일)자 관보에 대상 목록을 게시했는데요. 쌀과 과일, 잎담배를 비롯한 농산물, 석탄, 플라스틱,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이 망라됐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조치를 한 거죠?
기자) 미국이 먼저 터키 경제를 공격했기 때문에, 맞대응하는 것이라고 터키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상호성 원칙의 틀 안에서 관세를 인상했다”고 푸아트 옥타이 부통령이 인터넷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터키 국영 매체 ‘휴리에트’는 미국산 수입품 대부분에 관세를 2배로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월요일(13일) 자로,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2배로 올려 각각 50%와 20%씩 부과했는데요. 여기 맞서는 조치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올린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2년 가까이 터키 현지에서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쿠데타 기도 배후 세력을 도왔다는 혐의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런슨 목사는 무고하다'면서, 얼마 전 터키 측에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적으로 제재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그 일환으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올린 겁니다. 이에 맞춰 현지 통화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 경제 전반이 비상 상황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측은 경제난의 원인을 미국에 돌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어제(14일) “미국의 경제 공격”을 비난하면서, 미국 전자제품 불매를 선언했는데요. 같은 날 국영 ‘터키항공’과 ‘투르크텔레콤’ 등 터키 주요 기업들은 미국 언론 매체에 광고 집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터키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미국 정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터키 측이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지 않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불만이 크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14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추가 제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터키 국영은행인 ‘할크방크’에 대한 제재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로이터통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당국이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터키 측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슬람 성직자 펫흘라흐 귈렌을 송환하라고 요구하는 중입니다. 귈렌이 지난 2016년 쿠데타 기도를 배후 조종했다고 지목했는데요. 귈렌의 신병을 인도 받을 때까지, 미국과는 어떤 합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미국은 브런슨 목사가 석방되지 않으면, 터키와 어떤 문제도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오늘(15일)은 73년 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인데, 아시아 각국에서 행사를 치렀군요?
기자) 네. 1945년 8월 15일 제국주의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국 측에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됐는데요.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 한국에서는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각각 정부 주도하에 기념식을 치렀는데요. 특히 일본에서는 올해 종전기념일 행사에 의미가 컸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올해 의미가 큰 이유는 뭐죠?
기자) ‘헤이세이’ 시대 마지막 종전기념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천황의 연호를 따지는데요. 아키히토 천황 치세 30년 차, 올해를 ‘헤이세이 30년’으로 부릅니다. 북한에서 ‘주체 102년’으로 여기는 것과 비슷한데요. 내년 4월에 아키히토 천황이 물러나고 나루히토 황세자가 새로 즉위할 예정이라, 연호도 바뀝니다. 그러니까 올해, 일본은 한 시대를 마감하는 겁니다.
진행자) 한 시대를 마감하는 종전기념일 행사,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도쿄 부도칸에서 ‘제73회 전국 전몰자 추도식’을 열었는데요. 아키히토 천황은 “전쟁의 참화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추도사에서 밝혔습니다. “많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덧붙였는데요. '양심의 가책'이라는 말이 주목받았습니다. 일본의 과거 전쟁범죄를 상기시키면서, 그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총리도 추도사를 했다고요?
기자) 아베 총리는 “전쟁의 공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하고, 일본의 전쟁범죄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전쟁범죄와 식민지배에 관해 ‘깊은 후회’, ‘애도’, ‘반성’ 같은 표현을 종전기념일 마다 써왔는데요.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이후, 반성이나 사과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아, 주변국들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총리가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은 것과 함께, 신사 참배 문제가 불거졌다고요?
기자) 네. 도쿄 시내 ‘야스쿠니’ 신사에 오늘(15일) 여·야 의원 50여 명이 합동 참배하고, 아베 총리가 공물료를 봉납했는데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정부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며 반발했습니다. 야스쿠니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각종 전쟁에서 숨진 군인과 민간인 등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인데요. 도조 히데키 등 2차대전 ‘A급 전쟁범죄자’ 14명이 합사돼있기 때문에,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참배할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참배’와 ‘공물료 봉납’은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참배는 말 그대로, 신사에 직접 가서 향을 피우고 절하는 것이고요. 공물은 제단에 바치는 물건들입니다. 공물료는 공물을 구입할 헌금이고요. 제단 좌우에 세우는 화분인 ‘마사카키’가 가장 중요한 공물인데요.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현직 총리 신분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했다가 중국과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후로는 매년 마사카키나, 마사카키 살 돈을 보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간접 참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15일)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참배와, 아베 총리의 공물료 봉납, 주변국들의 반응 살펴보죠.
기자)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잘못된 행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루캉 대변인 명의 성명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는데요.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전쟁 A급 전범을 합사한 곳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일본이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며, 아시아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임을 얻기를 촉구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일본을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오늘(15일)이 일본의 ‘투항 기념일’이라면서, 일본은 야스쿠니 참배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쟁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치권의 태도를 비판했는데요. “73년 전 무조건 항복 선언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일본이 이날을 어떻게 기억하는지는 중국을 포함한 2차 세계대전 피해국 국민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도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한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오늘(15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서 밝혔는데요.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그래야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광복절’ 기념식을 열었다고요?
기자) 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73주년 광복절· 70주년 정부수립 경축식’을 거행했는데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미국과 함께 남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와 '통일경제특구'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