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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위기의 미국-터키 관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과 터키가 최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몇몇 터키 정부 각료를 제재했고, 터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습니다. 이 조처로 터키 돈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위기에 처한 미국과 터키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갈등의 도화선-미국인 목사 억류 문제”

최근 두 나라 사이 마찰의 발단은 터키에 약 2년 동안 억류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씨 문제입니다. 브런슨 목사는 터키 이즈미르주에서 목회 활동 중이던 지난 2016년 10월 구속됐고 지금은 가택연금 상태입니다.

브런슨 목사가 체포된 시점은 터키 정부가 군사쿠데타를 진압한 지 석 달 만이었습니다. 터키 정부는 미국에 있는 터키 출신 이슬람 성직자 펫흘라흐 귈렌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터키 사법당국은 브런슨 목사가 귈렌을 추종하는 이즈미르 현지 조직을 돕고, 쿠르드족 무장조직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지원했으며 간첩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브런슨 목사가 부당하게 구금당했다며 그를 석방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We have seen no evidence..”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월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브런슨 목사가 잘못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미국에 있는 반체제 인사 귈렌을 송환해야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의 대터키 제재”

두 나라가 브런슨 목사 문제로 대립하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7월 국무부가 마련한 종교자유 행사에 나와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녹취: 펜스 미 부통령] “If Turkey does not take immediate action to free this man of faith..”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풀어줄 때까지 터키를 제재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 경고를 일축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결국 연방 재무부 명의로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녹취: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At the president’s direction, the Department of Treasury is..”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재무부가 터키 내무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0일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두 배 인상하라고 명령하면서 터키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그러자 터키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한 연설에서 “미국인 목사 한 명을 위해 터키인 8천만 명을 희생시키려 하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지난 8월 10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우방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암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터키는 지난 15일 미국산 자동차에 120%, 술에는 140%에 달하는 초고율 보복관세를 부과해 보복에 나섰습니다.

“제재에 휘청거리는 터키 경제”

미국이 터키에 부과한 경제제재는 바로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미국 정부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를 대폭 올려 사실상 이들 제품의 대미 수출이 불가능해지자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것입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40% 이상 떨어졌습니다.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터키 안에 있는 달러가 급속도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등 터키에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경제제재 영향이 분명하게 나타나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민족과 나라를 위한 전투라면서 베개 속에 금이나 달러를 숨겨둔 사람들은 은행에서 리라로 바꾸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터키 관계의 또 다른 갈등 요소들”

미국과 터키의 갈등 관계는 브런슨 목사 석방 문제에만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나라는 현재 다른 몇몇 현안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녹취: 시리아 전투 음향]

터키는 시리아 내전과 쿠르드족 문제, 대이란 제재 부활, 그리고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 구매를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특별한 동맹국 터키”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는 미국에 중요한 동맹국입니다.

냉전 시대 미국은 소련과 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터키를 소련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냉전이 끝난 뒤에도 지금까지 미국에 터키의 전략적 가치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이슬람 무장조직 IS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도 터키가 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나토 회원국이자 미국의 이익에 중요한 동맹국인 터키와의 갈등은 그래서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의회는 터키가 구매한 미국제 최신예 F-35 전투기의 인도를 거부하는 등 터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나라 사이에 대화 시도도 있었습니다.

터키 정부는 최근 고위급 관리를 미국에 파견해 미국 정부와 협상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브런슨 목사 석방 등 쟁점 현안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월 13일 성명을 내고 주미 터키 대사 요청으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세르다르 켈릭 터키 대사를 만나 브런슨 목사 문제와 두 나라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볼튼 보좌관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으면 협상은 더 이상 없다고 터키 측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통적인 동맹국이었던 터키와 미국가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됩니다.

이달 말 퇴임하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후임으로 내정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이달 말 퇴임하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후임으로 내정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뉴스 속 인물: 미첼 바첼레트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미첼 바첼레트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입니다.

유엔 총회는 최근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을 새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승인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유엔의 인권 신장 노력을 주도하고 세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올해 66세로 칠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 당시 수감돼 고문당한 전력이 있습니다. 1973년 피노체트 장군이 군사반란을 일으켰을 때 바첼레트 대표는 칠레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공군 장성이었던 아버지는 반역 혐의로 체포돼 1974년 3월 심장이상으로 사망했고, 바첼레트 대표와 어머니는 1975년 비밀경찰에 체포돼 2주 동안 고문당했습니다. 모녀는 풀려난 뒤 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습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1979년 칠레로 돌아와 학업을 마치고 소아과 의사가 됐습니다. 공공 보건 운동에도 참여했던 그는 정부에서 보건부, 국방부 장관을 맡기도 했습니다.

바첼레트 새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그리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칠레 대통령직을 수행했습니다. 그는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이었습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첫 임기와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사이 유엔 여성기구 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제 바첼레트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 앞에는 어려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는 8월 31일부로 물러나는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인권최고대표는 4년 동안 미국을 비롯해 몇몇 나라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후세인 대표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몇몇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지난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한 바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과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인권운동 진영에서는 바첼레트 대표 임명을 환영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위기의 미국-터키 관계’ 그리고 미첼 바첼레트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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