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원칙론을 고수하며 다소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었다고, 전직 고위 한국 외교관이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 국무부가 비건 포드 부회장을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위성락 전 러시아주재 한국대사는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외교 안보 분야에서 좋은 평판을 쌓은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위성락 전 대사] “의회와 행정부 양쪽에 두루 경험이 있고, 외교정책 전반을 다뤘어요. 특히, 물론 그 중에 핵 문제, 그 당시에 Agreed Framework (미-북 간 기본합의) 관련 이행 업무를 하고 그랬었죠. 좋은 평판을 쌓은 분이라고 기억합니다.”
위 전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과거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할 때 업무차 여러 차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클린턴과 부시 대통령 시절 각각 의회와 행정부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보수진영 내에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 등 주요 직책에 여러 차례 천거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위 전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대체로 원칙론을 견지하며서 다소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위성락 전 대사] “특히 당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었기 때문에 공화당 입장에서 비판하는 시각을 갖고 있었고, 이 분도 그 중에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부시 1기 때도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위 전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지금도 아주 강경한 입장이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며, 아마도 공화당 본류의 시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위 전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 임명으로 미-북 간 협상의 초점(focal point) 이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건 특별대표 중심으로 보다 내실 있는 실무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전체 과정이 촉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위성락 전 대사] “지금은 정상이 있고,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는 구도였는데, 그게 지속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문성을 가지고 이 문제만 들여다보는 교섭대표가 필요하죠.”
위 전 대사는 앞으로 비건 특별대표가 주로 협상을 하고 필요할 때 국무장관이나 대통령이 나서게 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며, 이를 바람직한 진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은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건 특별대표 발탁을 문제에 정통한 사람 보다는 협상 쪽에 무게를 둔 인선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손발과 호흡이 맞으면서 같이 일해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외교의 전문성 보다는 협상, 밀고 당기는 협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 부원장은 북한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한계와 편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다른 접근법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 부원장은 비건 특별대표의 임명은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어 갈 미국 측의 진용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그것을 추진해 나갈 사람을 임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청와대는 24일 비건 특별대표가 무게감 있는 중량급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특별대표 임명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비중있는 분이 폼페오 장관과 함께 방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만큼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월 이래 공석이었던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스티브 비건 포드 부회장이 임명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건 부회장이 국가안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