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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북한인권단체 “국제사회 비판 의식해 비공개 처형 진행”


안현민 연구원이 29일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열린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안현민 연구원이 29일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열린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북한의 수감자들은 식량 부족과 적정한 치료 미비, 강제노동 등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국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공개처형 대신 비공개 처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은 피의자나 구금자를 가두는 수용시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고,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안현민 연구원이 29일 밝혔습니다.

[녹취: 안현민 연구원] “수용시설 내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구금시설 내 인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금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 연구원은 이날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작성한 ‘2018 북한인권백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처벌이 강화되면서 구금기간도 길어지고 있지만 구금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수감자들은 식량 부족과 적정한 치료 미비, 강제노동 등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충분하지 않은 식량 제공으로 구금시설에서 영양실조인 ‘허약’ 판정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구금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구금 시설 내에서 상해를 입더라도 의약품 부족과 인력 미비, 의료 기술 미비로 인해 간단한 질병 치료 조차 받지 못하고, 퇴소 이후에는 질병의 후유증으로 사회 복귀가 늦어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구금시설에서는 노동으로 교화한다는 구실로 극한 수준의 노동을 구금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현민 연구원] “ 이러한 강제노동은 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식량 부족으로 체력이 약해진 구금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어 구금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밖에 물품 부족과 열약한 시설로 인해 구금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며, 겨울에는 난방과 이불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구금자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동상을 입었다는 다수의 증언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 연구원은 또 북한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정권안정, 사회질서와 치안유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처형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공개처형 대신 비공개 처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안현민 연구원]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공개처형에 대한 비난에 압박을 느낀 북한 정부가 공개처형 대신 비공개 처형을 진행하고 있어, 비공개 처형 사건의 발생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 연구원은 북한에서 재산권과 관련한 인권 침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가기관의 검열과 단속이 강화되면서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국가기관의 뇌물 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안 연구원은 붕괴된 북한경제의 영향으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북한 관리들이 경제난 해결을 위해 주민들에게 뇌물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12번째인 올해 북한인권백서에 수록된 피해 정보는 사건 7만1473건, 인물 4만2천981명에 달한다고, 이재춘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이재춘 이사장] “이번 2018년도 인권백서는 총 11만 4천500여개의 케이스와 인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탈북민들의 안타까운 호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이사장은 올해 백서를 통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과의 재결합을 위해 길을 나선 북한 주민들에 대한 강제송환이 계속되고 있고, 이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도 개선된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범 수용소와 여러 구금시설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9일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열린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에서 축사를 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9일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열린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에서 축사를 했다.

지난 2016년 북한을 탈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 정권은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인권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 북한은 외부와의 인권 교류, 인권 대화, 인권 무대에서 북한에게 조여들고 있는 압력, 이것을 대단히 부담시 여기고 이것은 북한에 핵 문제 보다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실태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북한의 현재 김정은 통치 하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 사람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지구상 그 어느 구석에선가 다 누가 기록하고 있다 이겁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인권 유린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세계 어디에선가 인권 유린 실태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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