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주 한인 기독교인들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쌀을 보내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8일 미 동부 버지니아 인근 한인 교회에 1천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Rise Against Hunger)’라는 이름의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는 미국 동남부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의 이름입니다. 전세계 취약계층의 굶주림을 덜기 위해 1998년 ‘스톱 헝거 나우 (Stop Hunger Now)’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단체는 지난해 까지 아프가니스탄과 브룬디, 캄보디아, 중국 등 74개 나라에 2억7천만 끼 분량의 영양쌀을 지원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 지금까지 170만9천여t의 영양쌀을 제공했습니다.
지난해 초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로 이름을 바꾼 이 단체의 대북 지원 식량 모금 활동에 이번에는 한인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바로 버지니아주 센터빌에 위치한 '와싱톤중앙장로교회(KCPC)'가 주관한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굶주린 북한 주민에 영양쌀 보내기’ 행사였습니다.
KCPC는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 내 기아 해소를 위해 하루 한 끼 금식운동을 벌여왔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한 KCPC커뮤니티사역원 변성림 총무입니다.
[녹취: 변성림 총무] “저희들이 몇 년 동안 한 달에 한 끼 금식하고 북한 지원 헌금을 하고 있었습니다. 성도님들이 한 달에 한 끼 금식하고, 급식비를 헌금하는 것으로 했는데, 거기서 우선 비용이 마련돼 있었고, 그렇지만, 기금하기 원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한 사람 당 20 달러 비용이고요. 하지만 부담 없이 자원봉사만 해도 되게.. 나머지 모자라는 건, 교회에서 보충하는 식으로…”
그동안 쌓인 금식 헌금과 당일 참가비, 기금 등을 모아 10만 달러 비용이 드는 30만 명 분 영양쌀을 지원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KCPC는 북한 내부와 국경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북한 선교 활동을 해왔지만 식량 지원 활동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포장된 영양쌀은 총 5만개로 북한 주민 30만 명의 한 끼 식사량 입니다. 한 봉지에 6인 분량이며 봉지 당 비용은 1달러 99센트입니다.
이 봉지에는 쌀과, 비타민 그리고 죽 형식으로 먹어야 하는 영양쌀에 맛을 내는 가루 등 네 가지 내용물이 들어갑니다.
행사에 참가한 한인 봉사자 800여명과 400여 외국인 봉사자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영양쌀을 포장했는데요, 오전 8시부터 450여명, 11시부터 400여명, 그리고 350여명은 오후 2시부터 같은 작업을 했습니다.
봉사자들은 봉지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빨간색 그물망을 쓰고 영양쌀의 유효기간 스티커를 붙이는 일부터 내용물을 봉지에 담아 봉합하고, 봉합된 완제품을 상자에 넣는 일 등에 투입됐습니다. 당일 봉사자로 참여한 조상우 목사입니다.
[녹취: 조상우 목사] ”마무리 된 패키지를 중간 둥근 탁자로 다시 보내면, 박스 하나에 36개씩 넣고. 그 옆에 박스가 모아지면, 한쪽 장소로 옮겨 놓습니다. 한 사람은 박스를 트럭으로 운반해서 넣습니다.”
조성우 목사에 따르면 이날 참가한 외국인들 가운데는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 단체가 영양 쌀을 포장할 때 마다 참여해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조 목사는 다양한 인종의 봉사자들이 일하는 모습이 매우 익숙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처음 참여한 미국인도 있었는데요,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헤더 라라미 씨는 `VOA'에 4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행사에 참여한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헤더 씨는 한인 교회와 미국 단체가 협력한 행사가 무척 잘 진행됐고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돕는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충분한 행사였다며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봉사자들 가운데는 탈북자도 있었는데요, 30대 탈북 여성 김모 씨는 행사 이틀 전에 우연히 북한 인권운동가를 통해 들은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였고, 사명감과 함께 봉사할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탈북자로서 북한의 기아를 멈추기 위한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수많은 외국인들과 한인들이 북한 주민들을 위하는 마음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2 시간 동안 박스에 쌀을 담는 일과 쌀 봉지 300여개를 봉합했습니다.
KCPC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를 통해 파나마와 아프리카에 영양식을 보냈습니다.
이번에 북한에 보내는 30만명분 양양쌀은 라이즈 어겐스트 헝거를 통해 북한에 들어가고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지원하는 북한 내 결핵과 간염 전문병원, 요양원 환자와 북한 어린이들에게 제공됩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미 남동부 노스 캐롤라이나주 블랙 마운틴에 본부를 둔 대북 지원단체로 결핵과 간염 전문병원, 요양원 등 북한 내 29개 시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KCPC가 오랫동안 계획했던 식량 지원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건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에 보내는 식량이 전용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는 단체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변성림 총무입니다.
[녹취: 변성림] ”지금 들어 간 지 20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고, 이들이 컨테이너가 북한 항구에 들어가면 직접 받아서, 자기들이 운영하는 웨어하우스에 저장돼 있다가 세 군데 병원과 네 군데 리커버리 센터 운영하고 있는데, 폐결핵을 치료한 다음에 고영양식 음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 미국 정부와 북한 정부의 허락 안에서 하는 거라서, 알아 보고 이를 통해 하는 걸로 확인하고 보내기로”
이번 식량 지원 활동은 현재 남북관계와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1년 전부터 계획 했던 일이라고 조상우 목사는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상우 목사] ”한인들이 북한에 대한 마음은 있는데, 교회 내에서도 선교하는 일이 있는데,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북한을 돕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선교사 중심으로 돕는데, 이번 일은 제정으로 돕는 것 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동참해서 북한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습니다. 특별히 어린이들이 다같이 동참할 수 있고 4살 어린이도 동참했습니다. 온 가족이 동참했다는 것이 의미이고 교회로서는 북한을 섬길 수 있는 직접적인 일이 됐다는 것이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조 목사에 따르면 이번 영양쌀은 10월에 북한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변 총무는 전세계적으로 10초에 한 명 꼴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면서, 작은 차이를 만들기 위한 이 같은 행사가 다른 교회 등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