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신규 관세가 오늘(24일)부터 발효됐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유엔총회에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고요. 중국 본토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 개통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늘(24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가 발효됐군요?
기자) 네.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오늘(24일)자로 10% 관세가 발효됐습니다. 식품, 가구와 일부 가전제품, 여성용 손가방을 비롯해 대부분 소비재들인데요. 중국도 여기 맞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커피, 식용유를 포함한 600억 달러어치에 5~10% 보복관세를 결정했습니다. 경제 규모 1위와 2위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전쟁 2회전’이 시작됐다고 주요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역전쟁 2회전’, 어째서 그렇습니까?
기자) 관세 대상이 넓어지고, 규모도 훨씬 커졌다는 뜻입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7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총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겼는데요. 중국도 똑같은 500억 달러 보복관세로 맞섰습니다. 그런데 이 때는 주로 산업자재나 기술제품이 대상이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는데요. 이제 소비재 중심으로 대상을 옮기고, 2천억 달러어치로 규모도 훨씬 커진 겁니다.
진행자) 훨씬 커진 관세 규모, 그게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국에서 볼 때, 중국산 수입품 절반에 신규 관세를 매기는 겁니다. 앞서 500억 달러, 그리고 이번에 2천억 달러를 더하면, 총 2천500억 달러어치인데요. 미국이 한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물량이 5천억 달러를 조금 넘습니다. 중국 쪽에서 보면 비중이 훨씬 커지는데요. 기존 500억 달러어치와 이번 600억 달러 보복관세를 합치면 총 1천100억 달러 규모입니다. 미국에서 연간 들어가는 물량이 1천300억 달러 정도이니까, 미국산 수입품 거의 대부분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는 겁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협상할 여지는 없습니까?
기자) 이달 말 고위급 협상이 예상됐지만, 무산됐습니다.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워싱턴에 와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협상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 달러어치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자, 중국 측에서 일정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중국은 오늘(24일) ‘미-중 무역 마찰에 관한 백서’를 발간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발간한 백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로 위협하는 속에서는 담판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2017년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미국 우선주의’ 구호 아래 일방주의, 보호주의, 경제패권주의 실현에 나섰다”고 비난했는데요. 다만, “(미-중) 공영과 상호 신뢰만이 더욱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며 대화 노력은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만간 미국과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시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공영’과 ‘신뢰’를 강조했는데, 미국 정부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은 강경한 입장입니다. “우리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정부들과 다른 것은, 무역전쟁에서 이길 각오를 하고 나섰다는 점”이라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어제(23일) NBC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밝혔는데요. 중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버리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상응하는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절취와 기술이전 강요, 부당한 보조금 지급 등을 멈추라고 계속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에 취할 무역 조치들이 또 남아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에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매긴 신규 관세 세율을 석 달 뒤 올립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25%가 되는데요. 소비자 영향을 줄이기 위해, 쇼핑 수요가 몰리는 연말까지만 10%를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추가 관세도 이어질 전망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2천억 달러 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복관세를 매기면, 추가로 2천670억 달러어치에 즉각 관세를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유엔총회에서 세계 지도자들과 만나는군요?
기자) 네. 2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남을 시작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지도자들과 정상외교에 나섰습니다. 아베 총리와 뉴욕 트럼프타워에 있는 대통령 사저에서 만찬 회동했는데요. 통역만 배석한 1대1 회동을 통해, 속 깊은 이야기들을 나눈 것으로 일본 언론이 다음날(24일)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일 정상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군사와 무역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 직전,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미-일 정상의 만남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는데요. 회동 후 아베 총리는 “통상, 투자, 무역 등 과제와 관련해 아주 건설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공식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있는데, 별도로 만난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6일 회담 일정을 앞두고, 두 정상이 만찬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일본 언론이 설명하는데요. 아베 총리는 편안한 식사 자리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며, 납북 일본인 가족들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다음은 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아베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4일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만나죠?
기자) 네. 약 20분 전에 회담이 시작됐는데요.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기에 만나고 싶어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다고 했는데요. 두 정상은 또한, 최근 개정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이 호혜적인 내용이 됐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나는 일정도 관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회담 모두 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2번째 회담을 할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속히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는데요.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름다운 서한을 보내 두 번째 만남을 요청했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대단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한국 정상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25일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연설합니다. 지난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꼬마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등, 거침없는 언사로 주목 받았습니다. 올해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롭게 내놓을 대북 메시지가 주목되는데요. 이밖에 이란의 핵 활동과 테러 지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보유에 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6일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데요. 중동정세가 의제입니다. 특히 이란의 국제법 위반 사례들을 중점 논의할 것이라고, 안보리 순회의장을 맡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설명했는데요. 시리아와 영국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혹 사건도 토론할 계획입니다. 유엔 규정에 따라, 이란을 비롯한 당사국 대표의 참석도 허용하고, 발언권도 주겠다고 헤일리 대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온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조건 없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지난 7월 말했는데요. 미국이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 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고조된 대치 상황을 정상 간 대화로 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데요.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번 총회에 참석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안보리 회의에는 이란 외무부 관계자가 대표로 나올 것으로 유엔 관계자들은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미국을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에서 열병식 도중 총격으로 30명 가까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은 이 사건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습니다. 뉴욕으로 출발하기 직전 “이번 범죄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단체가 했고 누구와 연계됐는지 확실하다”고 연설했는데요. “중동의 작은 나라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그들을 부추기고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헤일리 유엔대사가 `CNN'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그가 이란에 들어오는 모든 돈을 군부에게 몰아줬고, 오랫동안 이란 국민을 탄압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고속철 개통 소식 살펴보죠.
기자) 홍콩과 선전, 광저우를 잇는 '광선강' 고속열차가 23일 첫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홍콩에서 베이징까지 일일생활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홍콩의 중국화가 가속화될 거라는 우려 등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광선강' 고속철 길이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홍콩 웨스트 카우룽역에서 선전 푸톈역을 거쳐 광저우시까지 전장 142km, 44개 정거장을 거치는데요. 선전과 광저우를 잇는 고속철 구간은 이미 지난 2011년에 개통했고요. 이번에 홍콩과 선전을 잇는 26km 고속철이 개통된 겁니다. 홍콩 통계국에 따르면 홍콩에서 선전을 오가는 사람 수가 하루 평균 60만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고속철 개통으로 홍콩 주민들의 생활이 많이 바뀌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은 이 고속철을 통해 중국 본토와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됩니다. 기존의 철도로는 2시간 걸리던 홍콩-선전-광저우 구간이 직행일 경우 48분으로 단축되고요. 특히 홍콩에서 선전까지는 지하 구간으로 운행되는데요, 14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용객들은 또 별도의 출입국 절차도 밟을 필요가 없게 됐는데요. 홍콩 당국은 이번 고속철 개통으로 중국과 홍콩 간 교류가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고속철 개통을 우려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홍콩 영내를 통과하는 고속철 구간에서도 중국 본토법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또 홍콩 웨스트 카우룽역의 일부를 중국에 임대하고요. 중국인 직원들도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홍콩의 기본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일국양제'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웨스트 카우룽역 앞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국령이었던 홍콩은 지난 1997년 중국에 반환되면서 오는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을 보장받고 별도의 권리와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법을 적용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기자) 예를 들어 홍콩 경찰 당국은 어떤 사람에게 범법 의혹이 있을 경우, 영장 없이 최대 72시간 동안만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법을 적용하면 최대 37일까지도 구류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런 가시적인 변화에 대한 우려만 있는 게 아니고요. 현재 중국 정부는 홍콩과 마카오, 광둥성을 거대한 단일경제권으로 만들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홍콩이 중국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홍콩의 중국화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