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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 인도적 지원 전용…취약계층 스스로 돌봐야”


지난 2011년 9월 북한 황해남도의 한 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9월 북한 황해남도의 한 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산하 기구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필요한 금액을 1억 4천만 달러로 책정한 가운데, 외부 지원이 다른 곳에 전용돼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스스로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데도 사치품 수입이나 핵무기 개발에 돈을 쓰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무기 개발 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군대와 특권층에게 빼돌려 왔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북한에 전달되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다른 곳에 전용돼 왔다고 밝혔습니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VOA 기자를 만나 북한에서 일부 지원은 확실히 전용된다면서 이 문제를 추적하는 단체들에 의해 잘 기록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에버라드 전 대사] “Some aid is certainly diverted, it’s been well recorded by a variety of bodies who’ve looked at the question.”

2006년 2월부터 2008년 7월까지 평양에 주재했던 에버라드 전 대사는 국제사회 지원이 북한 내 필요한 수혜자에게 전달되기도 한다면서도 전용을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 적극적인 감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는 북한 스스로 취약계층을 돌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벤자민 실버스타인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은 북한은 실제로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예산이 있지만 대도시 개발이나 스키장 건설 등에 먼저 돈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취약계층에 식량 등 동일한 지원을 제공할 능력이 충분히 있지만 다른 곳에 돈을 쓰기로 결정했다며 취약계층 지원은 북한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녹취:실버스타인 연구원] “Fully capable of giving the same things to the needy population that food aid is supposed to provide but they’re choosing not to do it”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이어 매년 유엔 지원을 받아가는 북한 정권이 지원 규모의 여섯 배에 달하는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국민들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북한 정부에 있으며 북한 정권은 최소한 국민들이 가난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실버스타인 연구원] “They are the ones primarily responsible for their own population and at the very least getting rid of the obstacles that are preventing people from taking themselves out of poverty”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원에 따른 분배 감시가 더 강화 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단체 R 스트리트의 메건 리스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비정부기구로부터 지원을 직접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 정부와 분리해 주민만 지원함으로써 구호 활동에 나선 미국인과 한국인들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리스 연구원] “People are getting aid directly from these NGOs. So therefore you start to divorce aid from supporting the government on the ground and they’ll see actually Americans South Koreans”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1995년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년 국제사회가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하는데도 북한 취약계층의 위기가 계속된다는 것은 북한 정권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도 지난 8일 VOA에 북한인들이 처한 오랜 인도적 위기는 오로지 북한 정권이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과 무기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과 재원을 (주민용으로) 돌린다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대북 지원 비용으로 요청한 1억1천100만 달러를 완전히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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