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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인권 유린의 근원은 정권 유지”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7일 유엔총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7일 유엔총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이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정권 유지 때문이라고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주민들에게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외부의 비판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자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적에 반발하며 일일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2일, 유엔총회가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제재압박의 폭과 강도를 더욱 높여보려는 데 불순한 목적이 있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인권문제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을 가리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극악한 적대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대사는 미국 정부가 지난 달 유엔 안보리에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회의를 요청하자 이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하는 서한을 안보리에 보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북한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권 문제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로버트슨 부국장] “Quite clearly the North Korean government concern that they don’t have a way to explain what happen……”

북한 정부는 자국 내에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많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 문제를 꼽았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적극 대응하는 이유는 인권 문제의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북한 정권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North Korean regime is able to maintain control over people because of the brutalities…”

북한 정권은 가혹한 방식의 탄압을 통해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 정권이 공정한 재판 없이 수감하거나 다른 나라에서는 죄가 안 되는 범죄로 기소하는 등 주민들에게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부터 국제사회의 인권 지적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9월에는 리수용 외무상이 북한 외무상으로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인권 분야에서 기술적인 협조와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지금 북한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지 않고는 권력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도부 내의 불안정이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t’s a warning that they have to begin to look at their own system and make it more fit……

국제사회의 지적은 북한이 자체 시스템을 검토해 보다 국제적 기준에 맞게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는 경고라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이 외부 세계의 비판에 반발할 것이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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