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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해설] 김영철 방미 성패, 비핵화-상응 조치 합의에 달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미국 워싱턴 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 터미널에 도착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미국 워싱턴 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 터미널에 도착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의 성패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미국과 어떤 합의를 이루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양측이 타협안을 도출하면 2차 정상회담 이후 진행될 실무 협상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워싱턴 방문으로 장기간 교착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까요?

기자) 우선, 김 부위원장이 폼페오 장관의 초청을 받아들여 미국을 방문한 사실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차 정상회담이 공식 발표되면 큰 진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겁니다. 핵심은 미국이 강조하는 중대한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지 여부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은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 앞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왔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오 장관은 실무 선에서 이룬 합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오 장관과 합의가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 형식으로 해결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양측은 공식 대화가 끊어진 지난해 10월 초 이래 실무접촉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여러 차례 친서를 통해 타협점을 모색해 왔습니다.

진행자) 핵심은 양측이 제시할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내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건, 미-북 접촉에서 “많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백악관의 발표와,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할 만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정도입니다.

진행자) 미-북 양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 어떤 것들이 거론되고 있나요?

기자)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반출 후 폐기, 핵과 미사일 개발 동결과 검증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인도주의 지원, 종전 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제재 일부 완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조치는 대부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을 뿐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입장에서는,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그리고 ICBM 반출 후 폐기에 관심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 시설 폐기를 공언한 바 있는데요. 여기에 사찰 허용과 ICBM 폐기를 추가한다면 중대한 비핵화 조치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해제를 위해 이런 결심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의 상응 조치는 어떤 것이 가능한가요?

기자)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인도주의 지원과 종전 선언, 미-북 간 상설 대화채널을 언급했습니다.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이런 조치들에 만족할까요?

기자) 북한이 제재 완화가 포함되지 않은 상응 조치에 호응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외부의 자본과 기술 유치를 통한 경제 개발을 위해 제재 해제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북 양측이 각각의 조치를 어떻게 조합해 실행하느냐에 따라 절충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되는 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입니다.

진행자) 한국 언론들이 어떤 보도를 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제재의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인 만큼, 현금 지급 등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내용을 수정하면 비교적 쉽게 실행이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마침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두 사업에 관심을 보인 만큼, 남북 간 경제협력에 대한 제재 완화는 미국의 협상카드가 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가 실제로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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