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 협상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의제 조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이후 미-북 양측의 실무 협상이 상당히 빠르고, 깊이 있게 진행되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2차 정상회담이 2월 말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대화 라인이 가동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간접대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부상이 3박4일 간 같은 장소에 머물며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진행자)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북 2차 정상회담의 성패는 양측이 이 문제에서 접점을 찾을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 받은 것도 이와 관련한 조율이 목적이었습니다. 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김영철 부위원장 면담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간접대화에서 이룬 성과를 확인하는 절차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된 이후에나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입장이 바뀐 건가요?
기자) 미국이 대북 상응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추가 생산을 막고, 미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조치를 우선 논의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현재 핵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폐기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건, 미국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뿐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이 논의 중임을 내비친 것입니다.
진행자) 스웨덴에서의 미-북 실무회담에는 한국 정부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한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신뢰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미-북 협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상응 조치로 검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남북한 세 나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스웨덴에서의 실무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2월 말에 열리게 되나요?
기자) 스웨덴 실무회담은 지난 몇 달에 걸친 물밑접촉과, 정상 간 친서를 통한 큰 틀의 합의를 토대로 이뤄지는 겁니다. 따라서, 세부 사안에 대한 협의 만이 남았고, 이 때문에 2월 말을 회담 날짜로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양측은 실무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상 간 담판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2월 말 정상회담 개최는 확정적이라는 얘기인가요?
기자) 2월 말을 기준으로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소까지 확정된 마당에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1차 정상회담 때도 날짜를 먼저 발표한 뒤 성 김 필리핀주재 대사와 최선희 부상이 판문점에서 실무 회담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장소는 베트남으로 결정이 난 건가요?
기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유력한 가운데 휴양도시인 다낭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2월 설 연휴 이후 베트남을 국빈방문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형제국가’로, 내년에 수교 70주년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미국과 수교한 이후 개혁개방을 통해 동남아시아의 신흥 경제국가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55년 전인 지난 1964년, 당시 김일성 주석의 방문이 마지막이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