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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한 비핵화 미 정보기관 평가로 대북 협상 회의론 커질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가펠라 호텔에서 오찬 후 함께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가펠라 호텔에서 오찬 후 함께 걷고 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 정보 당국의 부정적 전망은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을 더욱 부추길 전망입니다. 하지만 미-북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관한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의 어제(29일) 상원 정보위원회 발언은 미국 정보기관들의 일치된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정보국(DNI)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구입니다. 코츠 국장의 발언은 이들 기관들의 견해를 종합해 매년 초 의회에 제출하는 `전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진 것입니다.

진행자)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관해 부정적 결론을 내린 근거가 뭔가요?

기자) 북한의 지도자들이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코츠 국장은 또 정보기관들이 “완전한 비핵화와 상충되는 (북한의) 활동을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츠 국장이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는데요,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은 북한이 “여전히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에 관한 정보기관들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는 다른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등을 통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30일) 트위터에 정보기관들의 평가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북한과 미국 관계는 역대 최상”이며, 지금 상황은 전임 정부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정보기관들의 이번 평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이 더욱 커질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평가가 미-북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미 언론들은 코츠 국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일제히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반박했다’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조언 보다는 자신의 판단과 직관을 중시하는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평가가 대북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2월 연례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지도자들은 “협상을 통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그러면서, “2018년에는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강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의사를 내비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주목해 협상에 나섰고, 북한은 이후 1년 넘게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은 실무 차원의 평가와는 다르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정보기관 외에 주류 언론과 전문가들, 심지어 행정부 일각에서 조차 비관적인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정보기관들은 임무의 특성상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과 친서 교환,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대면한 폼페오 장관의 보고 등을 토대로 대북 협상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만 있는 건 아니지요?

기자)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대표적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최근 공영방송인 `PBS’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이전 행동들을 고려할 때 신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며, “그러나 김 위원장의 말을 믿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이며, 그가 자신이 한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전망은 판단과 인식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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