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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큰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국 내 한인이산가족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한 노력에 전혀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관계가 개선돼야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결과에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미-북 접촉이 추진되다가 지난 해 말 중단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차희 사무총장] “ 갑자기 중단이 된 겁니다. 북한에서 호의적으로 OK 해서 진행이 되다가 갑자기 중단이 됐고, 우리는 지금까지 영문을 모르는 겁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해 11월 중순 국무부 고위 관리로부터 북한에 화상이나 전화 상봉을 제안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2월 중순에 국무부로부터 갑자기 북한과의 접촉이 끊겼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북한이 갑자기 접촉을 중단한 이유를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북가주 이북5도연합회’의 백행기 회장도 지금 한인 이산가족상봉 문제에 전혀 진전이 없다며, 그 이유는 북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행기 회장] “제일 문제는 미 국무성에서 하느냐 안하느냐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과연 그 일을 우리에게 협조하느냐에 달려 있지……”

백 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산가족상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15건의 생사확인을 북한에 요청했지만, 2건에 대해서만 회답이 온 이후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 미국에 돌아온 지 며칠 만에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이 금지되는 등 미-북 관계가 악화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접촉하며, 한국계 미국인들과 북한에 있는 가족들 간 생사확인과 상봉을 위해 노력해 온 백 회장은 북한대표부로부터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행기 회장] “조금만 기다려주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도 계속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고, 그 일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열심히 찾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런 상황입니다.”

백 회장은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라며, 앞으로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큰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워싱턴 지회의 민명기 회장은 미-북 정상회담이 마지막 희망이라며,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민명기 회장] “북미관계가 잘 진행됨으로써 자연적으로 재미이산가족 상봉도 자연적으로 원활하게 소통이 잘 될 것으로 생각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죠.”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인정하고 2차 미-북 정상회담 의제에 이 문제를 포함시켜주기를 바라는 한인 이산가족들의 기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VOA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남북한 간에는 지난 2000년 이후 모두 21차례의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졌지만, 미국과 북한 간에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이산가족상봉이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한인이산가족들은 친북단체나 브로커를 통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가족들을 만났지만 여기에는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들었습니다.

지난 해 10월과 11월, 엘리엇 엥겔 의원 등 민주당 하원의원10명은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면서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인도주의적 우선순위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인 이산가족들이 고령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시 최대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브래드 셔면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가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 봄쯤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한인 이산가족들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며, 하루가 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사무총장] “저희들 나이가 그렇습니다. 80대 90대입니다. 매일 매일 숫자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루가 급합니다, 우리는”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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