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밝혔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또 대북 제제 이행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해리스 대사는 14일 서울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최종현학술원 출범 기념 미-중-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The United States and our South Korean ally are in complete agreement that sanctions will remain until DPRK denuclearizes…”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란 데 대해 완전히 동의하고 있다는 겁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공동 목표는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있었던 3번의 남북정상회담, 4번의 북-중 정상회담, 최초로 열린 미-북 정상회담 등을 나열하며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외교와 평화체제 구축에 많은 노력을 했다며, “미-한 관계는 어느 때보다 깊고 넓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Without China’s support on sanctions, we wouldn’t have achieved the progress that we have made so far.”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란 겁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면서 북한이 결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맹·동반국과 협력해 보다 밝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래를 북한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상응 조치로 무엇을 제공할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직 미 관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는 여러 움직임을 볼 때 2주 안에 뭔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퓰너 창립자] “I’m cautiously optimistic in anticipating something positive coming out of two weeks…”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활발한 움직임, 북한에 상응조치로 제3계좌(에스크로)에 금액을 예치해 단계적으로 지불하는 방식이 제기된 것, 한국 고위 관리들의 미국 방문과 해리스 대사와 청와대 고위 관리들 사이의 면담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진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퓰러 씨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진전된 미-북 관계의 변화를 강조하며, 영변 등 특정 핵 시설의 제거 등 측정가능한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신뢰 구축을 넘어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구축에 모두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 전 대표] “Two underline issues. One is denuclearization and second is building peace process…”
윤 전 대표는 특히 각기 다른 비핵화의 정의를 분명히 하고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한다면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평화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워싱턴과 평양에 양측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한편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정치적 수준에서 종전 선언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커트 캠벨 전 국무부 차관보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해 미-북이 약속하는 것까지는 가능할 수 있지만, 이것도 확신할 수 없고, `탑 다운' 방식이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보수적으로 보면 준비되지 않은 회담을 개최하는 게 안전하지 않다는 겁니다.
캠벨 전 차관보는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진전이 없거나 로드맵 문제가 아니라 충분하게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막판에 경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캠벨 전 차관보] “my biggest worry is not lack of progress or roadmap, but in imprudent step…”
이전에는 미-한 군사동맹 관계를 잘 활용하면서 아주 신중하고 초당적인 노력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전을 보장하는 강력한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충분한 내부 협의 없이 준비 없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캠벨 전 차관보는 그 예로 미-한 연합훈련의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은 이런 결정 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