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해설] 미-북, 정상회담 앞두고 비핵화와 제재 완화 압박 신경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북한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아직도 쟁점에 대한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았나 보네요?

기자) 네. 정상회담 날짜가 확정된 이후 양측의 접촉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에서 사흘간 실무 협상을 벌인 게 전부입니다.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번 주에 추가 협상이 열릴 예정이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합의에 도달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때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쟁점 현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은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 모두 지금은 결단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는 어디까지인지,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를 제공할 것인지 하는 겁니다. 이 문제를 놓고 장기간 교착 상태에 있었던 양측이 지금도 결단을 못 하고 있는 건 신뢰 부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로 먼저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하며 진전을 이루지 못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대북 제재가 가장 큰 압박 수단이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서두를 게 없다”며,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약속이 있기 전에는 제재를 그대로 유지할 뜻을 밝힌 겁니다. 회담에 대해 낙관론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발전을 바라는 김정은 위원장을 계속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상응 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은 지난주 관영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정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예상 밖의 파격적인 결단은 돌아서거나 물러설 자리가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반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이런 글이 실린 건,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지 말라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최대 관심사는 제재 해제이지요?

기자) 네. 북한이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합니다. 국가정보국장과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일부 정치인들은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는 이런 여론을 겨냥한 겁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이 가까워오면서 회담 결과에 기대를 갖게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요?

기자) 미국이 비건 특별대표를 통해 처음으로 `단계적, 동시적’ 실행 입장을 밝힌 게 대표적입니다. 지난주에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제재 완화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장관 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회담에 대해 기대를 밝히고 있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주목할 일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대북 강경 발언으로 북한의 반발을 산 적이 있는데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문제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볼튼 보좌관의 공개 발언은 지난달 25일자 `워싱턴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 대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실무 협상 책임자로 내세운 것도 같은 비슷한 맥락의 조치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김혁철이 협상 전면에 나선 데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협상 방식을 원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에게 최대치를 얻어내려 부심하면서도, 신중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