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5월 동향이 주목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 응할지에 돌파구 마련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5월 중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외교와 관련해 확정된 게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첫 정상외교로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이 달에도 활발한 대외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착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에서 `우군’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려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정상외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게 될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던 만큼, 이번에는 시 주석이 평양을 찾을 순서라는 겁니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가능성이 좀더 커졌습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북-러 간 밀착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올해로 국교 수립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시 주석이 평양 방문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달 중 미-중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고,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그 전에 다시 베이징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네요?
기자) 네.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효율적일 겁니다. 또,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의도에도 부합합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 이어 시진핑 주석에게도 거듭 경제 협력과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협상 의지 역시 포기한 게 아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30) 나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또다시 비난하면서도 “우리의 비핵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는데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에 김정은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까요?
기자) 한국 정부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중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형식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김 위원장의 호응 여부에 따라 미-북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질지, 아니면 돌파구가 생길지가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달 말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상황 변화의 변수로 보고, 유연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무렵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해 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방문길에 한국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북한을 설득하고, 이를 토대로 3차 미-북 정상회담, 그리고 가능하다면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뤄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단초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동의와 과감한 비핵화 조치 약속입니다. 현재의 미-북 간 상황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지만, 어쩌면 올해 말 이전에 교착 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