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 굴지의 공과대학이자 과학기술대학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MIT의 위상"
미국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는 1861년, 철학자이자 화학자이며 지질학자였던 윌리엄 바튼 로저스(William Barton Rogers) 박사가 세운 학교입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흔히 줄여서 MIT라고 부르는데요. 전 세계 대학평가서인 ‘QS 세계대학 순위’ 2019년 발표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른, 세계 최고 명문 중의 명문이고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의 2019년 미국 대학 순위에서는 공동 3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이 오늘날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을 주도하는 국가이자, 미국이라는 사회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지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투철한 청교도 정신과 실용주의 문화가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조상들의 헌신적인 자녀교육을 통해 가능했던 것이라고 하겠는데요. MIT를 포함해 미국 건국 초기, 대학을 세우고 교육이념을 정립했던 선조들이 자신의 삶과 재산, 열정을 후손 교육에 바쳤기 때문에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대학이 탄생할 수 있었고 위대한 인물들이 배출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패트릭과 해나 로저스 부부가 4명의 자녀를 잘 양육해 미국의 선각자로 키우고 그중 한 명이 공학, 과학 기술의 최선봉에 있는 MIT를 세운 인물이 됐다는 건, 훌륭한 본보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윌리엄 바튼 로저스와 MIT”
들으신 것처럼 MIT의 설립자, 윌리엄 바튼 로저스의 부모는 패트릭과 해나 로저스인데요. 아버지 역시 교육자였다고 해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패트릭 로저스와 해나 로저스 부부 슬하에는 4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네 아들 중 둘째였던 윌리엄 바튼 로저스를 포함해 4형제 모두 당대의 대학자들로 대성했고, 미국이 오늘날 과학, 의학, 공학의 선두 국가로 나설 수 있도록 대들보 역할을 했던 인물들입니다. 특히 MIT를 설립한 윌리엄 바튼 로저스는 ‘윌리엄 앤 메리대학교’와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자연과학과 화학 교수로 재직한 시대의 석학으로서, 자연사 분야에서 그가 남긴 학문적 연구는 지금까지 값진 보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랜드그랜트 정책과 미스터 스미스”
그런데요. 대단한 거부도 아니고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지도 못한 교수가 어떻게 이런 대학을 세울 수 있었던 걸까요? 그건 바로 19세기 중엽 미국 정부가 실시한 '연방토지법(Land-Grant College Act of 1862)' 즉, 정부의 무상 토지 지원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코넬대학교와 마찬가지로, MIT 대학은 미연방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보급받은 땅을 매각해 그 수익금으로 ‘공익의 목적을 실천하기 위한 대학’으로 출발한 ‘랜드그랜트대학’으로서, 농학과 실용기술을 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과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세워진 학교입니다. 초기에는 비공식적으로 ‘보스턴기술대학(Boston Tech)’으로 불리면서 다소 이론 학문이 약한 기술직업학교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1916년 학교 부지를 현재의 장소인 케임브리지시로 이전하고, ‘코닥필름’의 설립자이자, 대부호였던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의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소위 ‘최신기술(New Technology)’ 의 개념을 가진 오늘날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감명 깊은 것은 조지 이스트만은 당시 MIT에 ‘미스터 스미스(Mr. Smith)’라는 가명으로 막대한 재정지원을 했는데요. 이 아름다운 사건은 당시 리처드 맥러린 MIT 총장이 사망하기 며칠 전, 미스터 스미스가 바로 조지 이스트만이라는 것을 알림으로써 그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MIT의 설립 이념”
MIT는 1861년, 뉴잉글랜드 지역의 중심지인 보스턴 지역에 학문과 연구중심 대학을 세운다는 교육헌장을 준비해, 매사추세츠주의 설립 인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남북전쟁이 발발하면서 오랫동안 수업을 하지 못하는데요. 결국 4년이 지난 1865년에야 학교 문을 열었습니다. 윌리엄 바튼 로저스 박사가 초대 총장으로 취임했는데요. 로저스 박사가 천명한 MIT의 설립 이념, 어떤 내용이었는지 살펴볼까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로저스 박사는 교육은 광범위하며, 실용성이 있어서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인간다운 문화를 만드는 역군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며,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학문을 적용해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MIT는 이러한 그의 설립 이념을 받들어 오늘날까지 실습을 통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들어와서는 이러한 설립 이념을 더욱 발전시켜 신교육 이념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즉, 21세기에는 지식을 더욱 발전시키고,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서 최정상의 교육을 시킴으로써 미국과 전 세계에 공헌하는 인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MIT의 학사 조직”
이번에는 MIT의 학사 조직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MIT는 5개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현재 MIT는 건축대학, 공과대학, 인문대학, 경영대학, 과학대학 등 5개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부에 4천600여 명, 대학원에 6천900명 재학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MIT는 석사학위 이상의 연구 중심 과정이 더욱 활발한 것을 보게 됩니다. MIT는 또 2001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강의와 연구를 공동으로 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와 각종 산업기관의 재정지원을 받아 대학과 대학원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문의 도시 케임브리지시와 MIT”
MIT는 매사추세츠주뿐만 아니라 뉴잉글랜드 6개 주 중에서 가장 큰 도시인 보스턴의 위성도시인 케임브리지시에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가 들려주는 학교 풍경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보스턴 시가지를 흐르는 찰스강변의 케임브리지시에 166ac에 달하는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MIT는 미국 내에서는 단일 도시에 학생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하버드대학교, 보스턴대학교, 보스턴칼리지, 브랜다이스대학교 등 캠퍼스군과, 보스턴예술박물관과 가드너박물관,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보스턴발레단 등 예술의 전당이 함께 모여있습니다. 그래서 MIT는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는 최고의 명당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름다운 강변을 산책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미국 청교도들이 처음 발을 내딛고 생활했던 케이프코드 등으로 나들이를 하기도 합니다. 보스턴이 교통이 혼잡하기로 유명하긴 하지만, MIT의 많은 재학생들이 자전거를 생활의 일부로 여기면서 최적의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찰스강변에 자리한 MIT는 아이비리그 명문인 하버드대학교와는 아주 가깝게 있는데요. 하버드와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계라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MIT는 하버드와는 이웃하며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는 형제와 같은 대학입니다. 하버드에도 1847년에 설립된 공과대학이 있긴 하지만 이 대학은 초창기에는 학문적인 이론을 정립하고 연구하는 과학대학 같은 성격이었고, 그 후 공학부(Division of Engineering)였다가 2007년 공과대학(John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으로 승격하면서 공학과 실용과학에 더욱 중점을 두고 보강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MIT대학은 인문사회 과학 분야에 더욱 중점을 두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대학으로서 서로 발전의 속도를 배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의 사과나무와 MIT”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유명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인물이죠.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요.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만유인력과 뉴턴의 사과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이제는 진위를 논의하는 게 무의미하다고들 말할 정도입니다. 어찌 됐건, 뉴턴이 만유인력을 깨닫게 해줬다고 알려진 사과나무 종자 씨는 오늘날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자라고 있는데요. 멀리 대륙을 건너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정에도 심어져 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아이작 뉴턴에게 창조적인 사고를 깨우치게 한 것으로 알려진 그 사과나무 종자는, 1942년 MIT 졸업생으로서 제럴드 포드 대통령 당시 상무부 차관이었던 에드워드 베터(Edward O. Vetter)가 1977년 MIT에 기증해 지금 MIT 캠퍼스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한 세기 전, 시대의 위대한 과학자, 선각자들의 지혜와 지식의 결정체가 오늘의 MIT에 그대로 전달돼 MIT는 오늘날, 현재와 미래를 꿈꾸는 학문의 요람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 시간에는 MIT의 다양하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들려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