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한반도 주둔 미군을 2만8천500명 이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시켰습니다.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건데,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상원 군사위가 7천500억 달러 규모의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의 세부 내용을 23일 공개했습니다.
재석의원 27명 중 25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법안은 이날 상원 본회의로 넘겨졌습니다.
법안에는 주한미군을 2만8천500명 이하로 축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이날 공개된 요약본에 따르면 법안은 “북한의 지속되는 재래식 병력과 대량살상무기 위협 때문에, 주한미군을 2만8천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발효된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이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아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비해 6천500명 늘어난 겁니다.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정규 교대 근무와 훈련 등으로 인해 2만8000명~2만3400명 사이를 오르내립니다.
따라서 상원 군사위가 설정한 감축 하한선 2만8천500명은 사실상 현재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로, 감축 가능성을 차단하고 현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 겁니다.
다소 여지를 남겼던 해당 조항의 표현도 훨씬 엄격해졌습니다.
전년도에는 주한미군을 하한선 이하로 감축하는 데 국방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의회 승인 시 이 조항을 유예할 수 있다고 명시해 행정부의 독자적 결정을 의회가 ‘제한’하는 격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한선 이하로 감축 ‘금지’라는 더 강력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의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됐었습니다.
북한과의 1,2차 정상회담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관련 발언을 계속한 데다, 미국의 방위비 부담에 대한 불만을 계속 토로하고 시리아 철군까지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 전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었습니다.
주한미군은 북한과 협상 불가 항목이라는 것이 의회 내 다수 의견입니다.
미군 준비태세를 관장하는 상원 군사위 준비태세위원장인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1월 VOA에 “미국은 합법적으로 배치된 주한미군을 불법적으로 배치된 북한의 핵, 미사일과 절대 교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설리번 의원] “We would never trade those illegally deployed nuclear missiles for legally deployed US forces on the Korean peninsular…”
설리번 의원은 지난해 국방수권법에 “주한미군 주둔은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보호하는 데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모든 국가들에 이득이 된다”는 의회의 입장을 주도 작성했고, “주한미군의 상당한 감축은 협상 불가 항목”이라는 상원의 인식을 법에 포함시켰습니다
상원 군사위는 새 회계연도 법안 초안을 공개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법안은 국방전략 전체를 다룬다”며 “여기에는 이란과 북한, 테러리스트 조직을 포함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더 즉각적인 불량 행위자를 다루는 조항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국방수권법안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3국간 방위 공조와 협력 강화에 대한 상원의 지지를 표명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한편 하원 군사위의 국방수권법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법안이 법률로 제정되려면 상하원 조정 합의를 거쳐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