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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국제기구 공동보고서 “북한, 인구 44%만 전기 공급”


지난 2014년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이나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은 불빛이 거의 없이 암흑에 덮여있다.
지난 2014년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이나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은 불빛이 거의 없이 암흑에 덮여있다.

북한 인구 10명 중 4명 만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공동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북한처럼 낮은 전기 보급률을 기록한 나라는 대부분 사하라 사막 이남의 가난한 나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통계의 정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전기 사정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국제기구가 최근 공동 발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의 에너지 분야 보고서는 2017년 기준으로 북한 인구의 44%만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1천 400만명은 제대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은 북한의 인구를 2천 500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보다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가 더 많은 나라는 16개국에 불과했습니다.

또 국가 인구 비율로 따지면 북한이 기록한 44%보다 전기 공급이 낮은 나라는 21개 나라였고 대부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세계 최빈곤 국가들이었습니다.

다만 북한의 전기 공급이 과거보다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인구 대비 전기 공급률은 지난 2010년에 29%, 2015년에는 40%, 2017년에는 44%로 점진적인 개선을 보였습니다.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 역시 지난 2010년에 기록한 1천 800만 명보다 400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시 전기 보급률은 39%로 지방의 공급률 52%보다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28일 VOA에 북한은 전기 사정이 열악한 나라들과 달리 모든 가정에 전선이 연결돼 있지만, 공급이 불안정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n most countries like in Africa or in Latin America, poor countries, then the access rate makes sense. Do you have power line to your living space? Yes, or No! North Korea, my thinking is everybody has a line but supply is very unstable.”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은 가구에 연결된 전선 여부로 공급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지만, 북한은 대부분의 가구에 하루 1~2시간 정도 전력이 보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측정이 어렵다는 겁니다.

게다가 전기 요구량으로 따지면 공급이 열악해 대부분의 북한 가구에 전기가 필요하다며 도시와 지방의 공급 통계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북한의 전력 사정이 개선된 이유로 정부의 노력보다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반사 효과를 지적했습니다.

2017년 전후로 제재 때문에 석탄 수출이 감소하면서 내부 화력발전소 보급량이 늘었고 군수 분야 등의 중공업 등 여러 공장 가동률이 줄면서 남은 전력을 가정으로 돌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등 선진국들은 북한과 달리 국민 모두에게 100%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한의 대조적인 전기 사정은 한반도를 촬영한 야간 위성 사진을 통해 이미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 환한 불빛으로 빛나고 있지만, 북한은 평양의 아주 작은 불빛을 제외하면 전체가 암흑천지여서 양쪽 체제의 극명한 차이를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총 발전량은 2017년 현재 235억 kwh(킬로와트시)로 한국의 5천 535억kwh의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앞서 27일 발간한 편람에서 한국인들의 1인당 전기사용량이 10.2MWh(메가와트시)로 일본과 영국보다 많다고 밝혔었습니다.

한편 국제기구 공동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인구는 8억 4천만 명으로 지구촌에서 10명 중 1명이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10년 기록한 12억 명에서 3억 6천 만명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유엔은 지속개발가능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인구에 전기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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